하란사 - 조선의 독립운동가, 그녀를 기억하다
권비영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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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의 소신이 그 무엇보다, 심지어는 자신의 목숨보다 중요했던 한 독립운동가의 이야기다. 두렵고 뒤돌아가고 싶은 순간에도 꿋꿋이 독립을 위해 행동하는 모습에서 울컥함과 감사함을 느꼈다.

 책을 통해 이름을 처음 알게 된 게 죄송스러울 정도로 잊혀서는 안 될 인물이었으며 이 인물을 세상에 새롭게 내비쳐주신 작가님께 감사하다.


"약은 놈들은 일본 놈 앞잡이 하면서 잘 산다던데?"

"그래도 나라 팔아먹는 짓은 하지 말아야지. 차라리 굶는 게 낫지." (140쪽)

매국노 청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현실이 화가 난다. 나라를 팔아먹었으면 망해야 하는데, 떵떵거리며 잘산다. 오히려 나라를 지키려고 노력했던 사람들이 힘들게 사는 현실이 말이 되는지 어이없다.


"여자라고 해서 차별받아야 할 일은 없습니다. 인간으로서, 당당하게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일은 란사 자신에게도 자존감을 키우고 용기를 갖게 한 사건이었다. (175쪽)

일제강점기라는 큰 시대적 상황에 가려져 놓칠 수도 있었던 여성 인권을 생각한 하란사가 대단하다. 생각만 한 게 아니라 인권 신장을 위해 직접 수업을 하거나 부당한 일에 따지는 것 등 행동으로 옮겨서 더 대단해 보인다.


"그렇지. 분명 기뻐해야 할 일이지. 그런데 이토를 죽인 사람이...... 안중근이오." 그는 고개를 숙이고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 안중근, 그 이름을 듣자 란사의 얼굴에도 그늘이 졌다.

"잡혔습니까?"

"어찌 안 잡힐 수 있겠소." (188쪽)

익숙한 이름이 가끔 보였는데 그럴 때마다 소설이 담은 시대의 무게가 느껴져서 슬펐다.


화영은 란사와 순이의 죽음을 애도하며 한 서린 삶을 연명해갔다. 화영의 가슴에 큰 구멍이 하나 생기고 무시로 서늘한 바람이 들락거렸다. 화영은 보지 않아야 할 것을 너무 많이 본 것 같아 차라리 눈이 멀었으면 싶었다. (333쪽)

책을 읽을수록 란사를 바라보는 나의 마음이 화영과 같아졌다. 나라면 할 수 있을까 싶은 일을 척척 해내고 자기 생각대로 살아가기에 너무 멋있는 그런 친구. 애틋하고 잘되었으면 좋겠고 어디서든 무사했으면 하는 그런 존재.



두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왕 마음먹은 일,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끝까지 헤쳐나갈 것이다. 스스로의 결정이 기특해서 절로 터지는 웃음을 감출 수 없었다. 그때는 그랬다. (8쪽)

책을 다 읽고 다시 앞으로 돌아와 첫 장을 읽었다. 처음 읽었을 땐 아무렇지 않았던 문장의 무게가 이제는 무겁게 느껴진다.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소신대로 인생을 산 하란사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감상
 '하란사'라는 독립운동가를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게 되어 독립운동가님께 죄송스럽고 작가님께 감사했다. 기록에 남지 않은(혹은 지워진) 독립운동가들이 참 많다고 들었는데, 이런 식으로 한 분씩 세상에 더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 중간중간 안중근 의사, 유관순 열사와 같이 익숙한 이름들이 보일 때면 이 책이 마냥 소설이 아닌 아픈 우리 역사의 일부라는 게 와닿아서 마음이 안 좋았다. 당시 목숨을 걸고 독립운동을 해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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