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어게인 - 포르투갈을 걷다, 리스본에서 산티아고까지
박재희 지음 / 푸른향기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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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님의 산티아고 순례길 일기장을 훔쳐본 느낌이다. 희노애락이 모두 존재하는 길 위에서 한 사람이 배운 것들이 책에 담겨있다. 길을 걷고 난 후 인생이 완전히 바뀌지는 않았지만, 그때 그 순간이 가끔 떠오르면 그걸로 만족한다는 작가님의 마음에서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감흥은 저절로 생겨나기도 하지만 스스로 만들어내는 것이기도 하니까. 비교하는 마음과 편견을 걷어내고 새롭게 보며 느끼는 것이 여행이니까. (35쪽)

일상에서도 이런 사고방식이 중요하지만, 여행에서는 특히 더 필요한 것 같다. 일상과 다른 특별함을 느끼러 떠난 여행지에서 생각을 못 고쳐 평소와 별다른 바 없었던 아쉬운 순간들이 생각났다.


여행 TV 프로그램도 수차례 소개한 곳인데, 리스본 현지인이 추천해서 유명해졌다던 '뷰-맛집'에 이제 현지인은 찾아볼 수 없고 여행자가 자리를 모두 채우고 있다. (39쪽)

겪어본 적은 없지만 무슨 느낌인지 알 것 같았다. 찐현지인들의 생활에 녹아들고 싶어서 기대한 여행이었는데, 이미 관광객들로 가득 차 있고 나도 그 관광객에 불과한 게 느껴진다면 허무하고 허탈할 것 같다.


힘들다는 사람에게 힘내라는 말은 위로가 아니라 폭력일 수도 있다. 힘내라고 하지 않고 힘낼 필요 없다고 말하며 엘레나가 편을 들자 엘카는 눈물보를 터트리며 마음을 풀어놓았다. (77쪽)

힘내라는 말뜻에 담긴 상대의 속마음은 알겠지만 듣고 대답하기가 참 난감한 말이다. 폭력이 될 수도 있다는 말에 공감한다.


아무리 굳은 약속을 해봐도 다시 만나지 못하는가 하면, 약속을 하지 않아도 만날 사람은 계속 만난다. 만날 사람은 어디서든 언제든 만나는 것이다. (146쪽)

최근 우연히 다시 닿은 인연이 있어서 더 와닿는 문장이었다. 인간관계에서는 노력보다 타이밍이 더 중요한가란 생각이 들면서 뭔지 모를 허무한 감정이 들었다.


완벽한 여행이란 없다고들 하지만, 나는 모든 여행이 그대로 완벽하다고 믿는 쪽이다. (177쪽)

처음 계획과 달라졌다면 계획을 수정하면 된다. 이 간단한 공식이 인생에도 적용되면 좋겠다.



감상

한 번 쯤 막연하게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렇게 자세하게 그 여정을 들여다본 건 처음이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무작정 걷는 습관이 있어서 순례길을 걸으면 무언가를 얻을 수 있겠냔 고민이 들었는데 책을 읽고 어느 정도 답을 찾은 듯했다. 작가님이 책에서 말했듯 길을 걷는 것만으로는 인생이 확 바뀌지 않는다는 말이 와닿았다. 하지만 길에서 얻은 것들을 인생 순간순간에 적용해 나가다 보면 서서히 전과는 달라질 거라 생각한다. 지금은 아니고 나중에 너무 스트레스받아서 모든 걸 놓아버리고 싶을 때, 그때 한 번 꼭 걸어보고 싶다.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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