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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감당하기 어렵고 내일은 다가올까 두렵고
전강산 지음 / 강한별 / 2021년 5월
평점 :
살면서 한 번씩은 해봤던 경험들이 책에 많이 나온다. 소중한 일을 포기해야 했던 경험, 인간관계를 끊어냈던 경험, 나 자신이 보잘것없게 느껴졌던 경험 등등. 작가님이 이런 경험을 겪으며 들었던 생각을 글로 담담하게 풀어나가고 있다. 다들 그렇게 사니까 그 정도는 참고 살아, 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저는 이런 생각을 가지고 살아요. 여러분들은 어떤가요?"라고 되묻는 따뜻한 책이다.
내가 그 사람만큼 못한대도 실망할 필요가 없다는 걸 조금씩 알아 나가고 있다. 물론 지금도 인정에 대한 욕구를 모두 버렸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인정을 받지 못한다고 해서, 전처럼 나를 옥죄지는 않는다.
-'나는 내가 잘난 사람인 줄 알았다' 중 일부-
비교가 일상이 된 사회에서 비교를 하지 않고 살아가기 어려운 걸 알지만 굳이 나까지 나서서 나 자신의 숨통을 조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나에게 생산적이지 않은 비교는 안 하려고 노력하지만, 마음처럼 쉽게 되지 않는 게 현실이라 슬프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내가 얻은 건 꽤 많은데 그중 가장 기쁜 게, 대화가 가능한 사람에 대한 감사함이다. 내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 줌에 감사함을 느끼고, 나의 말을 진심으로 들으며 서로 대화해 주는 그런 사람.
-'사람 앞에 두고 3분 이상 말하면 안 되더라고요' 중 일부-
대화가 통하는 상대가 있다는 건 참 감사한 일이라는 작가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말을 통해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이해하는 게 어려운 일이라는 걸 어느 순간부터 알게 되고 말수를 점점 줄이려고 하는데, 이런 인생에서 대화 상대가 있다는 건 정말 소중하고 감사한 일이다.
그제서야 내가 조금 다른 소수일 수 있다는 걸 인정했고 좀 편해졌다. 그냥 난 '그런 남자'인 걸로 정의 내리기로 했다. 그렇게 나를 인정하고 사랑하기로 했다.
-'나에게 동성 친구가 없는 이유' 중 일부-
편견이 참 무서운 게 나도 모르는 새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 사회가 규정지어둔 틀 안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소수'로 취급한다. 소수라는 말은 양반이고 이상한 사람, 가까이하기에 위험한 사람, 정신에 이상이 있는 사람 등등 다양한 말로 사람을 후려친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사회가 더 다양한 쪽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이제 곧 봄이 와. 천리향은 올해에도 어김없이 내가 있는 곳으로 불어오겠지.
-'사람은 떠나도 향기는 남는다' 중 일부-
후각의 힘은 대단하다. 사람이 떠나고 공간이 사라져도 그때 그 향과 비슷한 향을 맡으면 사람과 공간이 생생하게 살아난다.
"(전략) 왜 사람들은 포기한 사람들에게 나약하다고 그럴까요? 포기하는 게 얼마나 어렵고, 용기가 필요한 일인데."
-'괜찮아 포기하느라 수고 많았어' 중 일부-
이 말 되게 감동이다... 무언가를 포기해본 적도 있고, 아직 포기 못 하고 미련하게 붙잡고 있는 것도 있는 사람으로서 이슬 님의 말이 되게 감동이다. 내가 지금 붙잡고 있는 걸 포기하게 될 때, 저 말을 꼭 떠올려서 조금만 상처받고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해야겠다.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