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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의 심리학 - 냄새는 어떻게 인간 행동을 지배하는가
베티나 파우제 지음, 이은미 옮김 / 북라이프 / 2021년 5월
평점 :
절판
작지만 그 어느 기관보다 우리 인생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코'. 관련 연구가 많지 않은 미지의 세계를 수십 년간 연구해온 저자의 노력이 책에 담겨있다. 이유 없이 느꼈던 감정이 코 때문이었을까…? 란 의문을 남긴 책이다.
전적으로 후각에 의존하는 동물들과 달리 인간은 시각과 청각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중략) 하지만 의식적으로만 그렇다. 처음 가 본 곳인데 들어서자마자 욕을 하지는 않는다. 우선 주변을 한번 훅 훑어본다. 하지만 코는 솔직하다. 불편한 냄새가 나면 되돌아가라고 말한다. (53쪽)
후각이 비이성적(짐승에 가까운)이라 후각으로 느꼈음에도 이성적 근거를 찾는 모습이 되게 이질감 들었다. 나도 어떤 공간이 이유 없이 싫었던 적이 있는데, 내 코가 뭘 감지해서 그랬던 걸까.
20세기 초반만 하더라도 사람들은 여성의 뇌가 남성의 것보다 작으니 여자가 대학에서 공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했다. 요즘에도 뇌의 영역별 크기에 따라 중요도가 달라진다고 주장하는 연구자들이 있다. 질과 양의 개념을 잠시 혼동한 걸까? 참 어이없는 발상이지 않을 수 없다. (77쪽)
차지하는 자리가 크면 중요한 거 아니가, 란 생각을 나도 무의식중에 했는데 질과 양을 혼동하지 않게 항상 주의해야겠다.
그런데 성당에서 부엌 냄새가 나고 부엌에서 병원 냄새가 난다면? 아뿔싸! 이때는 종소리가 아닌 경고음이 울린다. (181쪽)
근데 이건 후각뿐만 아니라 다른 감각도 마찬가지 아닌가? 시각, 청각, 촉각, 미각 전부 무의식중 기대했던 것과 다르면 우리는 신경을 곤두세운다.
관련 증거를 요약해 보자면 생존에 필수적인 냄새는 꼭 학습할 필요가 없다. 추측건대 우리 코에는 특성화된 수용체, 즉 TAARs가 있고 후각뇌에는 특정 세포군이 있어 태어날 때부터 우리에게 무엇이 위험한지를 이미 알고 있다. (193쪽)
신기하다. 이런 냄새를 맡을 수 없는 사람은 살아남지 못했을 거니까 지금은 진화의 결과 모든 생물이 감지할 수 있게 된 건가?
우리 인간이 우수하게 진화할 수 있었던 이유는 망치로 못을 박을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니다. 간단한 도구는 동물도 사용할 줄 안다. 인간이 월등하게 진화할 수 있었던 이유는 사회적으로 아주 똑똑하고 융통성 있기 때문이다. (269쪽)
공감 능력이 지능에 따라 달라진다는 말을 믿었지만, 근거는 딱히 못 찾았었는데 이제 찾았다. 각 사람, 상황에 맞는 적절한 반응을 내놓는 건 지능이 높아야 할 수 있는 일이다.
코가 싫어하는 사람은 좋아할 수 없다. 이 모든 게 후각 세포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그러한 상황을 때로는 좀 더 가볍게 넘길 수도 있다. 더는 이유를 찾지 않아도 된다. 생물학적으로 자연스러운 일이니 더는 신경 쓰지 않아도 마음이 편해진다. (288쪽)
이유 없이 싫은 사람이 있는데, 그게 사실은 코 때문이었을까? 잘 믿기진 않는데 신기한 발상이다.
감상
코와 관련해서 이렇게 자세하게 다룬 책이 있을 거라고 상상도 못 해서 읽는 내내 신기했다. 코가 생각보다 더 내 인생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단 사실을 여러 근거를 들어가며 저자가 열심히 설명해주는데... 인간이 쉽게 바뀌지 않듯 아직은 잘 믿기지 않는다. 이런 연구가 좀 더 대중화되고 관련된 내용을 여러 번 접하다 보면 언젠가 받아들이게 될지도 모르겠다.
가끔 이유 없는 감정에 스트레스받는 일이 있는데, 그게 코 때문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질 것 같아서 빨리 더 많은 관련 연구가 나오길 기대하는 중이다.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