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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편의 이야기, 일곱 번의 안부
한사람 지음 / 지식과감성# / 2021년 1월
평점 :
절판
1. 유기동물들에게 묻는 안부
-안락사회-
책임지지도 못할 거면서 왜 데려오는지 이해할 수 없다. 반려동물을 자신의 액세서리 그 이상 그 이하 취급도 안 하는 것이다. 그러니 시끄러워지면 버리고, 늙으면 버리고, 아프면 버린다.
이 모든 과정을 부추기는 데는 펫샵도 한몫한다고 생각한다. 새끼일수록 비싼 값을 받고 유행에 따라 품종을 다르게 판매한다. 그 개는 단지 태어났다는 이유로 안락사를 당했고 자유를 끊임없이 갈구했지만 결국 죽었다. 독일에서는 반려동물을 입양할 때 절차가 까다롭고 펫샵이 아닌 유기견 보호센터를 통해서만 입양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제도가 우리나라에도 들어와 키우는 동물을 애완동물이 아닌 반려동물로 인식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2. 혼자가 편한 너에게 묻는 안부
-코쿤룸-
어떤 한 사람에게 진절머리가 나서 지친 나머지 모든 관계의 문을 닫아버렸다. 혼자 있는 게 편한 주인공의 심리를 드러내기 위해 쓰인 여러 장치들을 봤을 때, 나도 안도감을 느꼈다. 이렇게 계속 살고 싶다. 이소정 씨의 인생에 주 2회 사무 실근무와 지금 나의 인간관계를 추가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러운 인생일듯하다. 혼자이고 싶은 나에게 부러운 인생이었다.
3. 불안정한 세상을 살아가는 너에게 묻는 안부
-집구석 환경 조사서-
숨이 턱턱 막혔다. 인생의 묘미는 불확실이라지만 그건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불확실일 때 얘기다. 손바닥 뒤집히듯 휙휙 바뀌는 불확실은 그 누구도 원하지 않는다. 뭘 위해 아등바등 살아가는 건지 생각이 많아지는 소설이었다.
남들이 다 그러고 사니까…. 라는 말보다 폭력적인 말은 없을 것이다. 모든 꿈과 희망, 미래를 저 말 한마디로 짓밟을 수 있다. 남들 다 얌전히 사는데 너도 좀 그래라.
4. 한 방을 노리는 너에게 묻는 안부
-아름다운 나의 도시-
한심 한심 한심 그 자체다. 겉멋 들어서 분수에도 안 맞는 명품을 휘감고 다니는 주인공은 명품을 위해 빚과 카드 돌려막기 궁극에는 고객의 계약금까지 손을 댄다. 그는 마지막 계약 건이 그를 구해줄 동아줄이라고 생각했겠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그는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이다. 나중에 교도소에 사기죄로 갇힐 초석을 지금 다지고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 만만한 사람들 골라서 등쳐먹을 생각하지 말고 본인 능력에 맞게 남한테 피해 주지 말고 살길 바란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정도는 다르지만 나도 인풋 대비 큰 아웃풋을 바란다. (물론 저렇게 터무니없이 도박하면서 인생 역전을 꿈꾸진 않는다;) 지금 이런 사상이 심해지면 나도 저런 인생을 살게 될까란 생각이 문득 들었는데, 아닐 것 같다. 저건 아니다.
5. 가정의 기억이 쓰라린 너에게 묻는 안부
-기억의 제단-
아픈 기억을 도려내고자 한 사람을 현재를 놓아버렸고 다른 한 사람은 미친 듯이 현재에 몰두하려고 한다. 가정에서 받은 폭력은 누구에게 보상을 받을 수도 없다. 그냥 현재의 내가 오롯이 다 감당해야 할 뿐이다. 받을 수 있는 거라곤 가해자의 사과인데 그마저도 안 받고 싶다. 그냥 기억에서 그 부분만 싹둑 잘라버리고 싶다. 기억의 제단이라는 제목이 참 잘 어울리는 이야기였다.
6. 공허한 너에게 묻는 안부
-조용한 시장-
누군가는 평생을 일한 직장에서 잘려서 허무하고, 누군가는 입사조차 못 해 씁쓸한 현실. 일은 도대체 누가 하는 걸까. 쫓겨난 사람 수만 명, 들어가지도 못하는 사람 수만 명인데 극소수만 일을 한다. 자아실현의 매개체가 주로 일이었는데, 다른 활동이 그 자리를 대신할 것 같다. 사회의 모습이 조금씩 바뀌는데 그 끝이 어디일지 궁금하다. 미래의 우리는 무엇을 양분 삼아 자아실현을 이룰까.
7. 엄마와 인간 사이에서 혼란스러운 너에게 묻는 안부
-클라타임네스트라-
엄마란 단어는 참 잔인할 정도로 많은 것을 빼앗는다. 주인공은 엄마에게 모성애를 확인받고자 했고 결국 확인받았지만, 그 후 남은 건 비참함 뿐이었다. 엄마가 누군가의 남편, 누군가의 엄마가 아닌 그냥 자기 이름 세 글자로 살아갔으면 좋겠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느끼고 싶은 감정을 느끼며 본인이 원하는 인생을 지금부터라도 살았으면 한다.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