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창고
김수하 지음 / 지식과감성#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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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과거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를 출간하고 싶다. 이 책의 목차를 봤는데 그런 류의 에세이인 것 같아서 읽게 되었다.


이 동화는 내 어린 시절 이야기랍니다. 

-'1. 영이는 외톨이' 중 일부 -

 그냥 일기형식으로 줄줄 나열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랬다면 책을 출간할 수 없었겠지... 동화에 자기 인생을 투영시킨 게 신선하다.


"새 나라의 어린이는 일찍 일어납니다." 이따위 노래는 누가 작사를 하였는지 영이는 정말 아침마다 속이 상합니다. 

-'8. 새 나라의 어린이 - 잠꾸러기' 중 일부-

 ㅋㅋㅋㅋㅋㅋ어릴 때 내가 했던 생각이랑 똑같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는 말을 제일 싫어했다. 저 말을 들으면 나는 벌레라서 일찍 일어나면 잡힌다고 말했다^^


 선생님께 돌아온 답은 학교 규정이라 어쩔 수 없다는 권위적인 답이었습니다. 칼을 빼 버렸으니 무라도 썰어 봐야 하겠지요. 영이도 더 이상은 물러서기 싫어서 교장실로 향했습니다. 

-'24. 사춘기 - 편지' 중 일부-

 자신이 느끼는 부조리함을 개선하기 위해 행동하는 게 멋있다. 결과까지 좋았으니 이 경험이 영이 인생에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았을 것 같다.


여기저기 진실은 살아 있는데 북한의 조작설과 폭도로 오해받으며 진심이 무시당하고 산다면 살 수 있었을까. 이런저런 사연들이 덮인 채로 광주 시민들은 다락 속에 가방 속에 상처를 파묻고 살고 있었다.

 -'57. 오월 광주 2 - 제헌이' 중 일부-

 전두환 얘는 진짜... 아주 그냥 근현대사 상처에 빠지지 않고 나오는구나. 진절머리 나게 싫다. 이 상황에서 자기 소신껏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 영이가 너무 멋있다.


5.18은 청춘들에게 대못을 박아 놓고서 빼 주지도 않으면서 역사를 조롱하고 있었다. 그러나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었다. 

-'63. 신장염 - 창석이' 중 일부-

 한 사람의 미친 집념 때문에 희생되어야 했던 많은 사람을 떠올리면 울화가 치밀어오른다. 부디 창석이란 분이 지금은 편안하고 행복한 삶을 사셨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말은 마음을 표현하는 거야. 그래야 서로의 마음속을 알 수가 있어요."

 -'21. 짝사랑 2 - 밸런타인데이' 중 일부-

 나도 이게 잘 안 되는데, 마음을 말로 표현하는 건 참 어렵다.


이런다고 가만히 넘어갈 귀한 엄마가 아니겠지요. 내일이라도 입주자들 만나서 입주자 회의라도 열어야 하지 않을까요. 

-'24. 보일러 고쳐 주세요 - 아 추워' 중 일부-

 어릴 때 모습이랑 똑같다. 세상을 살다 보면 입을 다물고 있는 게 내 정신건강에 이로워서 침묵을 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결같은 모습이 신기하고 대단했다.


감상

 이야기가 참 따뜻하다. 할머니한테 옛날얘기를 잔뜩 들은 기분이었다. 작가님이 본인 소신껏 행동하시는 근황을 보고 대단함과 동시에 내 인생도 돌아보게 되었다. 나 편해지자고 주변을 너무 못 본 척한 건 아닌가 반성의 시간도 가졌다. 

 생각대로 사는 인생은 참 멋진 인생인 것 같다. 나도 내가 그런 인생을 살았으면 좋겠다.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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