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장애가 있나요?
권주리 지음 / 강한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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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스 맨 뒷자리에 앉아 가고 있는데, 장애인과 그 친구가 탔다. 장애인이 소리를 낼 때마다 모두가 다 그들을 쳐다봤다. 한 번도 빠짐 없이, 한 명도 빠짐없이. 심지어 어떤 사람은 내릴 때 안타깝다는 냥 혀를 차고 내리기도 했다. 그 광경을 보는데 당사자도 아닌 내가 불편하고 불쾌했다. 책 제목을 보자마자 이때의 경험이 떠오르며 장애물은 사람들의 시선일 거란 생각이 들었고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그와 같이 비행기를 타면 장애인 동반 할인! 항공료가 반값!'

 앜ㅋㅋㅋㅋㅋ작가님의솔직함에 감동받았다. 항승을 장애인인 친구가 아니라 그냥 친구로 느끼는 마음에 나에게까지 와닿았다.



당장 완벽해도 잘해 낼 수는 없지만, 오랫동안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은 채 살아가는 것보다 이것이 훨씬 행복한 삶이라 확신했다.

 처음 시작이 완벽하지 못한 건 당연한데, 그걸 핑계로 시작을 안 한다. 참 구차한 변명이다. 이런 현상이 반복되니까 더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졌다. 항승님은 어떻게 그걸 극복하셨는지 궁금하다.



"도전은 결코 쉽지 않아. 그렇지만 절실했기에 노력해서 해낸 거야. 사실 노력을 안 하고 그냥 살아도 괜찮아. 다른 사람들의 말에 수긍하며 적당히 스스로를 포기하고 사는 거지. 그런데 그게 무슨 의미가 있어?"

 절실함. 나는 절실함이 없어서 이렇게 사는 걸까? 글쎄. 잘 모르겠다. 누구보다 간절히 원했는데, 결국 결과는 안 좋았다. 내 절실함의 끝은 자포자기였다.



'원하는 대로 세상이 흘러가진 않지만, 원하는 대로 행동할 수 있는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찾았다. 이 부부와 나의 다른 점을. 이 부부 가치관이 너무 멋있다. 나는 원하는 대로 세상이 흘러가지 않으면 에라 모르겠다 하고 포기해버리는데, 그들의 그곳에서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한다. 순간의 선택은 별거 아닌 것 같아 보여도 참 중요하다.



하지만 이 험한 세상을 살면서 정말로 중요한 것은 장애 따위가 아니라는 걸 그와 함께한 지난 시간 동안 내가 깨달았듯이, 아이도 자연스럽게 알게 될 거라 믿는다.

 경험에서 우러나온 확신을 보면 사람이 참 단단해 보인다. 그 과정에서 치열하게 고민했고 얻어낸 깨달음은 그 무엇보다 그 사람을 빛나게 한다. 아이도 작가가 느꼈던 감정을 느끼리라 확신한다.



감상

 작가님이 솔직하고 담담하게 글을 써 내려가서 술술 읽혔다. 중간중간 나오는 유머도 코드가 나랑 맞아서 피식 웃으면서 읽었다.

 나는 내가 나름 '다름을 다름 그 자체로 인정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큰 착각이었다.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만 해도 소개팅을 주선한 주선자랑 손절각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으니까. 그런데 읽을수록 장애인 한승이 아니라 그냥 한승으로 보였다.

 제목을 보고 예상했던 것처럼 이들 사랑의 큰 장애물은 사람들의 시선이었다. 그래도 극복했고, 극복해나가고 있고, 앞으로도 잘 극복할 것이니 이들 사랑에 장애는 없다고 생각한다. 인생은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말이 책 전체에서 느껴졌다.

 끊임없이 도전하고 포기하지 않는 부부의 모습을 보며 내 삶을 돌아보기도 했다. 지쳤다는 핑계로 오랜 시간 너무 많은 걸 손 놓고 살진 않았나 싶었다. 많은 생각을 남긴 책이었다.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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