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 착취 - 인생의 주도권을 되찾아 줄 74개의 원칙
훙페이윈 지음, 홍민경 옮김 / 미래지향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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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관계에 대해 고민하고 고민을 보거나 들을 때마다 참 여러 관계에서 다방면으로 정신이 뜯긴다고 생각한다. 인간관계를 관계별로 분류해둔 목차가 흥미로웠다. 목차를 읽는데 대부분이 여성 혐오와 관련된 소주제였다. 여자라서 겪는 일이 대부분 같아 보였고 내 예상이 대체로 맞았다.


"난 며느리를 딸처럼 생각해요."

 으...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은 딸이 없거나 아니면 본인의 딸이 본인 환상 속의 딸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일 거라 확신한다. 왜 본인 욕심을 다른 사람을 통해 채우려고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 이기적이다.



당신이 노력한 만큼 인정받으리라는 기대는 접는 게 좋다. 인간관계에서 공평함과 공정을 논할 방도가 없다. 그래서 우리가 귀속감을 얻기 위해 외적인 칭찬, 인정, 동의를 계속해서 추구하다 보면 끝을 알 수 없는 깊은 수렁에 빠질 수밖에 없게 된다.

 아... 내가 항상 중심이 되어 내 마음의 소리에 집중해야 한다고만 생각했지 막상 왜 그래야 하는지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이유를 명확하게 알았으니 앞으로 더 잘할 수 있겠다.



당신은 자신을 들여다보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설사 자신이 충분히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상관없다.

 온종일 사람들 시선과 평가에 시달리는 현대사회에서 이렇게 나만의 기준을 가지기는 참 어렵다. 그래서 인간관계가 다들 고민인가보다.



가장 무서운 것은 끝없는 욕심 앞에서 벌어지는 '자아'에 대한 양보다.

 살다 보면 마냥 다 거절하고 살 수는 없기에 부탁을 들어주기 시작하면 점점 부탁이 커진다. 물론 그에 대한 감사는 반비례고. 만들어낸 자아를 지키기 위해 진짜 내 자아가 상처받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그녀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자식이 아니라 여자라는 신분과 그것에게서 오는 각종 도덕적 족쇄와 무한한 책임감이다.

 동의한다. 모성애를 강요하는 것은 공짜 노동 착취를 위한 허울 좋은 껍데기다.



우리는 인생을 잘 살아내기를 기대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한계와 마지노선을 명확히 알고, 그것을 등불 삼아 인생길을 환히 밝힐 필요가 있다.

 한계와 마지노선을 명확히 알아야 한다는 말에 동의한다. 한계를 마지노선으로 착각하면 예민해지고, 마지노선을 한계로 착각하면 예기치 못한 상황에 감정이 빵 터진다. 둘을 구분하는 건 어렵지만 꼭 알아야 할 문제다.



지금 당신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어떤 것이 전혀 중요하지 않을 수 있고, 당신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느끼는 것 역시 사실은 원인이 아닐 수도 있다.

 원인을 아는데, 아는 걸 인정하면 부딪혀야 하고 그럼 너무 아프니까, 그래서 외면한다. 나는 그렇다. 근데 알면서도 이게 참 잘 안 고쳐진다.



내가 인간관계에 관련된 모든 문제에 직면했을 때 드는 생각 중 하나는 바로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잡을 수 있으면 좋은 고양이다'라는 말이다.

 너무 좋은 말이다. 인간관계뿐만 아니라 인생 전반에 걸쳐서 살고 싶은 태도다. 목적보다 수단에 집착하는 순간 모든 게 엉망이 된다.



사실 욕망과 두려움은 중성이고,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고 해석하느냐가 중요하다.

 감정을 감정 자체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말을 여러 책에서 만났는데 '중성'이라는 단어가 와닿는다. 중성에 색을 입히는 건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이다. 근데 이게 참 생각대로 안 돼서 아쉽다.



사람들 대부분은 사회 속에서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피드백을 받아야 비로소 자신의 행위, 표현의 장단점이 보이고, 그것을 통해 잘못된 점을 조정하고 수정할 수 있다.

 글쎄. 피드백이 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다들 혀 속에 말을 감추고 산다. 나도 그렇다. 상대가 원하지 않는 피드백은 오지랖이라고 보는 입장에서 딱히 남의 일에 왈가왈부하고 싶지 않다. 내가 말해서 고쳐질 사람이었으면 진작 고쳤겠지.



듣기 좋은 말을 할 자신이 없다면 적어도 귀에 거슬리는 말은 하지 말아야 한다.

 이 말 정말 공감되고 항상 기억하도록 노력해야겠다. 좋은 말을 하는 데 집중하는 게 아니라 듣기 싫은 말을 하지 않도록 해야겠다.



주변에 잘 사는 부부나 가족들이 어떤 관계를 형성하며 사는지 유심히 관찰하다 보면 그들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그들은 좋은 성격을 타고난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 표현, 상호작용의 패턴을 늘 살피고, 감정을 적절히 수렴하여 통제하는 후천적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나도 가끔 주변 사람에게 편하다는 이유로 나도 모르게 무례한 행동을 할 때가 있는데 그런 내 행동을 자각하면 참 수치스럽다. 항상 내 행동을 뒤돌아보고 반성하며 주변 사람에게 감정을 적절히 잘 표현하는 내가 됐으면 한다.



그런 의미에서 원하지도 않는데 나서서 스승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당신에게 길가는 행인에 지나지 않고, 그들의 건의와 충고는 참고할 가치조차 없다.

 정말 공감한다. 원치 않는 선의는 폭력이다. 내가 부족한 부분을 발견하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도와줄 사람을 찾아 나서는데, 왜 굳이 원하지도 않는 친절을 베풀고 뭐라도 된 양 으스대는지 모르겠다. 나 또한 누군가에게 가르치려고 하진 않는지 항상 경계 중이다.



감상

 '불완전한 자아가 모든 인간관계 착취의 근원이다.' 책 전체를 걸쳐 저자가 계속 반복해서 말한다. 불완전한 자아는 타인에게 쉽게 상처받고 때론 타인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자신이 단단해야 인간관계도 건강할 수 있다고 말하고, 다양한 인간관계에서 내가 나일 수 있게 중심을 잡을 방법을 제시한다. 하는 말이 다 달라 보이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결국 하나다. "내 인생에서 내가 제일 우선시 되어야 한다." 온전한 자아를 위한 여러 해결책을 제시하는데, 자존감을 한 번에 키우긴 어려우니까 수없이 반복하고 훈련해야 한다(뭘 반복하고 훈련하나요...?)와 같이 두루뭉술한 해결책이 있는가하면 소모임같이 구체적인 해결책도 있었다.

 다양한 임상 사례가 있어서 상황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가끔 내가 겪었던 상황과 비슷한 상황도 나왔는데, 그런 걸 보면 사람 사는 건 다 비슷한가 싶다.

 요 몇 년 새 모든 것에 무감각해졌다. 인간관계는 특히 그 정도가 심해서 누가 뭐라고 해도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겨버리는 통에 주변에서 유해졌다는 소리도 자주 듣는다. 근데 책에서는 이런 상태가 지속하면 모든 것에 무기력해질 것이라고 하는데, 나는 오히려 예전보다 지금이 편하다. 주변에 화를 낼 기운조차 없는 요즘 조금만 더 이렇게 살고 싶다.


<도서를 제공받았지만 포스팅은 의무사항이 아닌 제 기록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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