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흔들리지 않고
김도훤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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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기

사회 속의 나는 얼마만큼 있는 그대로 의 '나'일 수 있는 걸까?, 타인에게 나는 어디까지 흔들려도 되는 걸까? 와 같은 고민을 하였고 결국 흔들리는 모습 또한 내 모습으로 받아들이기로 하였다.그런데 흔들리지 않는다는 제목에 호기심이 생겼고, 시인도 나와 같은 고민을 하지 않았을까 싶어 시집을 펼쳤다.


독서iNG

길을 건너는 동안 희망은 있다

다시 파란불이 켜지면

-'신호대기' 중 일부-

파란불이 켜질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 그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하염없이 파란불을 기다리거나 신호등을 고치거나. 

직접 신호등을 고치는 내가 되길


아직도 답을 찾지 못한 어제는

새벽안개 속으로 잠이 든 채

-'그럼에도 살아내야 하는 이유' 중 일부-

답을 못 찾았으면 못 찾은 것 그 자체를 정답으로 불 수 있지 않을까. 가끔은 새벽 안게 속에 잠재워두는 것도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바람이 불어야 삶의 이유를 찾는 갈대처럼, 나에게도 바람 같은 존재가 어느 날 불어오길

때때로 너의 역주행을 바라던 건 욕심이었다

-'일방통행' 중 일부-

욕심이다. 그 사람의 행동은 그 사람의 가치관에서 비롯되고, 그 가치관은 그 사람이 살아온 인생 전체를 대변한다. 무슨 수로 타인의 인생 전체를 뒤집을 수 있겠는가


사랑이 끝나고 맞는 공허함

밤이면 멈춰진 시간 속을 되돌아가

마주할 두려움 때문이다

-'서성거리는 이유' 중 일부-

밤. 특히 새벽은 참 신기한 시간이다. 낮 동안 간신히 재워뒀던 감정이 썰물이 휩쓸고 간 듯 뚜렷하게 드러난다.


대부분 쉽게 넘어가는 그 관문마다

나는 보통의 그들보다 많이 넘어졌고

그래서 다음 차례는 더 머뭇거렸다

거짓말처럼 그 순간마다 희망이 피어났다

-'넘어진 그곳에 꽃이 핀다' 중 일부-

글쎄. 다음 차례를 머뭇거릴 수 있었던 건, 꽃이 핀 그 자리를 볼 수 있었던 건 넘어졌던 내가 일어섰기 때문이다.

누구나 훌쩍 넘는 관문에서 크게 넘어진 나는 아직 못 일어난 것 같다. 아니 어쩌면 다음 차례가 두려워 안 일어난 것 일지도

가고자 하는 곳을 알지는 못했지만

문은 열렸고

숨 가쁜 우리는 서둘러 걸음을 내디뎌야 한다.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며' 중 일부-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른 전제는 목적지를 아는 것이다. 목적지가 없는 사람은 버튼을 누를 이유도, 더 나아가 엘리베이터를 탈 이유가 없다. 또한, 문이 열렸다고 꼭 내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곳이 나를 집어삼킬 불구덩이 속인지 어떻게 알고 내리는가?


쉽게 결론 내어버린 관계는

씁쓸한 입맛을 남기고 사라진다

-'기준' 중 일부-

어쩔 수 없다. 그 당시 내가 할 수 있었던 최선의 선택이었다. 지금 그 선택이 미흡해 보인다면 나는 그만큼 성장한 사람인 것이다.


감상

'당신의 일상이 당신의 것이길' 시작하는 부분에 이렇게 적혀있었다. 이 문구를 읽고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가 주가 된 시집일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시에는 온통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그리움이 덕지덕지 붙어있었다. 처음 읽을 때는 나와 그리움의 대상을 동일시하는 건가 싶었지만, 시집을 덮은 지금 생각이 바뀌었다.

시인은 그동안 자신이 살면서 마주한 모든 것을 자신이라고 생각한다. 그것들을 그리워함과 동시에 그 당시 자신의 모습을 그리워하는 것 같았다.

과거의 그리움이 흔들어도 다만 흔들리지 않길 바라는 소망이 시집 곳곳에서 묻어났다. 어쩔 수 없는 과거는 놓아줘야 내 정신건강에 이로움을 다시 한번 배워갈 수 있는 시간이었다.


과거의 그리움에 흔들려도 된다

다만 내 뿌리는 무사하길

사회 속에서 흔들려도 된다

다만 나 자신만은 무사하길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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