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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마에게 바치는 청소지침서 ㅣ 쿤룬 삼부곡 1
쿤룬 지음, 진실희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1년 1월
평점 :
살인마를 죽이는 살인자
소개 카드 뉴스를 보자마자 우리나라에도 저런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저 소년은 왜 살인마를 죽이고 다니는지 작가는 저 소년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궁금해서 책을 읽게 되었다.
나는 소년의 살인에 찬성한다. 내가 판사고 법의 심판에 따라 소년을 평가해야 한다면, 법에 따라 평가하겠지만 나라는 사람에게 소년은 있었으면 좋겠는 존재다. 사회가 어쩌다 이 지경까지 됐는지 한탄스럽다.
범죄자, 특히 묻지마(를 가장한 특정 집단을 향한 반복되는)살인, 소설 속처럼 단순히 자신의 유희를 위한 살인을 저지르는 사람들은 교화가 안된다고 본다. 정치적으로 악용될 우려와 그랬던 과거가 있기 때문에, 사형제도에 찬성은 안 하지만 저런 자들에게 또다시 사회에 나올 기회를 주는 건 살인 방관이라고 보기에, 무기징역으로 평생 사회와 격리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런가 하면 이해되는 살인도 있다. 긴 시간 가정폭력을 견디다 못한 자식이 부모를 살해한 경운데... 참 이런 건 가해자에 대한 애도의 마음이 더 든다.
작가가 무슨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을까 생각해봤는데, 같은 현상이라도 맥락에 따라 다르게 이해하는 인간 본성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같다. 이 부분은 나도 요즘 고민하는 부분이다. '이럴 땐 이렇게 행동하고, 저럴 땐 저렇게 행동해야 해.' 이렇게 틀 속에 나를 가둬서 참 내 가슴에 생채기를 많이 냈다. 살인도 상황에 따라 용납이 되고 용납이 안 되는데, 일상생활이라고 다르겠는가. 많은 생각을 남긴 책이다.
책이 가독성이 좋다. 잘 쓰인 웹 소설 같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실제로 대만에서 연재했던 작품이라고 한다. 웹 소설이라고 하면 내용이 가볍다는 편견이 있는데 사건, 인물, 배경이 촘촘하게 엮여 스녠(소년)이라는 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독서를 무슨 책으로 시작해야 할 지 모르겠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나도 책이라면 지루하고 고리타분하다는 편견이 있었는데, 친구가 추천한 추리소설을 읽고 그 작가에 빠져 그 작가의 소설을 모조리 읽으며 책과 친해졌다. 그렇게 관심 있는 분야로 독서 범위를 점점 확장해나간 케이스기 때문에 이 책이 누군가의 독서 마중물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추리소설을 애정해 기대를 하고 있는 독자들에게 기대 이상이 될 거라고는 장담 못 하겠다. 내가 개인의 취향을 다 고려할 수는 없으니까ㅎㅎ그런데 기대 이하는 절대 아닐 것이다. 한때 히가시노 게이고에 빠져 일본의 추리소설과 더 나아가 한국과 미국까지 여러 추리소설을 읽어 온 같은 독자로서 당신을 절대 실망하게 하진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살인마를 죽이고 살인자를 깔끔하게 청소하는 살인자.
살인마는 본인의 쾌락을 위해 사람을 죽이는 뻔한 역할이다. 이 책은 살인자가 살인마를 죽이는 이유를 명쾌하게 설명하고, 더 나아가 왜 청소까지 하는지 나를 납득시켰다. 그 과정에서 인간 본성의 추악함, 나약함, 뜻밖의 강인함과 같은 다양한 인간의 면모를 볼 수 있다. 소설의 묘미는 다양한 인간 군상을 접하고 그 모습을 내 인생과 연관지으며 생각해보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은 생각할 거리를 많이 남긴 소설이었다.
살인자들은 하나같이 스녠이 자기를 죽이면 왜 죽이냐고 이유를 묻는다. 나는 역으로 되묻고 싶다.
"당신들은 이유를 가지고 사람을 죽였나?"
살인자를 응원하게 되는 기묘한 이야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받았지만, 포스팅은 의무사항이 아닌 제 기록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