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 사이언스 - 프랑켄슈타인에서 AI까지, 과학과 대중문화의 매혹적 만남 서가명강 시리즈 2
홍성욱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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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북스에서는 '서가명강' 이라고 해서 '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 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계속 해왔었는데

이번에 그 서가명강을 그대로 담아낸 서가명강 시리즈를 출간하였다.

내가 읽은 책은 서울대 생명과학부 홍성욱 교수님의 <크로스 사이언스>


<크로스 사이언스> 라는 말 처럼 이 책은 대중문화 (문학, 영화 등) 속에 드러난 과학을 담은 교양서적이다.

 


 

이 책을 읽고싶었던 건, 마침 <프랑켄슈타인>, <멋진 신세계> 를 얘기했던 독서모임 다다음날에 바로 요 책이 출간되었고

마침 관련 서적에 대해 얘기도 했었고 과학과 다른 인문분야의 크로스 라는 포인트가 재미있어 보여 읽게되었다.


내가 기대했던 <프랑켄슈타인> 이 첫장을 장식하고 있는데, 와우! 과학에 치우치지 않았을까 염려했었는데

읽다보니 프랑켄슈타인에 대한 포인트를 제대로 잘 넣어 두어서 너무 놀랬다.

프랑켄슈타인의 창작 배경이라든지, 저자 메리에 대한 이야기, 프랑켄슈타인에 대한 흔한 오해까지!

해설서 보는 느낌으로 잘 정리해두어서 정말 문화와 과학의 "크로스" 를 잘 했구나 싶었었다.

역시나 <프랑켄 슈타인>에서 나올 수 있는 질문 들도 잘 담았다.


다만, "크로스" 에 포인트가 맞춰지다 보니까 전문과학에 대한 내용 보다는 문학속 과학의 모습, 던지는 질문 등이 주로 담겨있었다. 그래서 일반 교양과학서라기 보다는 일반 교양서 같아서 이해하기 쉽고 문학속에 함축된 과학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에 최적화 되었다.


 

<멋진 신세계> 가 묘사하는 멋진 신세계는 풍요롭고 근심 없는 사회이지만 우리가 원하는 사회와는 거리가 먼 비인간적인 사회일 뿐이다. 과학기술의 진보만으로는 인간을 구원해주는 유토피아가 만들어지지 않을뿐더러 특히 과학기술이 잘못 사용되었을 때에는 비인간화, 인간성 상실, 진정한 자아로부터의 일탈 같은 심각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p.182


 

읽다보면 가장 크게 느끼는게 과학을 바라보는 사람의 이중성이랄까...?

인간의 진보? 발전? 을 위해 원하면서도 그것을 두려워하며 경계하는 모습, 그리고 이런 모습이 자연스럽게 문화에 묻어나오는 부분을 저자가 잘 잡아내고 있어서 과연 나는 어느 쪽에 속하는 사람인 것인지, 지금 사회는 어느 방향에 좀 더 치우쳐있는지 등을 생각하게 한다.

 


각 챕터가 끝날 때면 이렇게 Q&A 를 따로 구성해두었다.

짧게 해당 챕터와 관련된 질문이 던져지고, 저자가 간단하게 설명해주는 세션이라

그 파트를 읽으면 떠올랐을 질문에 대해 한 번 정리해볼 수 있는 파트였다.


 


문학작품, 영화 속에 담긴 과학에 대한 인식, 그 속에 녹아든 과학적 이미지 등을 콕콕 찝어 이야기하는데

그 작품에 대한 설명도 정말 잘 되어있어서 따로 사전 배경지식이 없어도 충분한 이해가 될 정도여서 깜짝 놀랬다.


분명 나는 과학교양서적을 읽는데, 인문학 책을 읽는 듯한 느낌이랄까...?

제목처럼 정말 "크로스" 가 잘 되어있어서 문송한 문과생임에도 불구하고 재미있게 읽기 좋았다.


우리가 쉽게 접하는 문화컨텐츠 속에 담긴 과학적 함의를 느껴보고 싶다면

요 <크로스 사이언스> 로 한번 생각의 범위를 확장시켜보는 건 어떨까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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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탈한 오늘
문지안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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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어땠어?"라고 물으면 "그냥 똑같지 뭐"라는 답이 돌아온다. 그러나 우리가 보낸 오늘이 과연 또 올까?에 대해 생각해보면 답은 조금 달라진다. 평생을 사는 동안 똑같은 오늘은 단 하루도 없으니, 사실 오늘은 모두 특별한 셈이다.『무탈한 오늘』은 이렇게 특별한 오늘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출판사 서평을 보고 읽고싶어졌던 <무탈한 오늘> !

제목과 깔끔한 표지디자인도 마음을 끌었지만, 누가 요즘 어때? 잘지내? 물어보면 하는 똑같은 대답 "그냥 그래" 근데 이렇게 대답하는 게

은근히... 음 죄책감? 요런게 느껴질 때도 있다. 아무것 없이 하루를 보냈나? 이런생각!


그러던 와중 <무탈한 오늘> 출판사 서평을 보고, 이 책을 읽어보면 '무탈하게 보낸 하루'  자체에 대해 집중할 수 있지 않을까

왠지 하루가 불충족스러워지는.,.. 나처럼 생각하지 않게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가지고 읽게되었다.




책을 펼치면 너무나도 귀여운 아이들이 많이 등장한다.

솔직히 요 아이들 사진만 봐도 이미 힐링되는 책이다. 강아지 고양이들의 그 천진난만하고 귀여운 표정을 보고있으면 행복하다.


이 책은 위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이 여러 강아지, 고양이와 함께 글도 쓰고 가구도 만드는 애프터눈 군단의 일상을 담았다.

그래서 시작은 이들 고양이 강아지의 만남, 이야기로 독자와 마주한다.



가계도? 조직도? 에서도 볼 수 있듯이 다양한 강아지/고양이를 키우는데 이들은 각자의 사연이 다 있다.

그냥 사와서 키운게 아니라 유기견, 길고양이 등 하나 둘 삶에 들어온다.


우리가 함께 사는 일에 필요했던 것은

나에게는 작은 결심이었고 나루에게는 필생의 용기였다.

서로를 지키기 위해 필요했던 것도 같은 무게가 아니었다.

약한 존재에게 찾아오는 결단의 순간들은 때로 생을 담보해야 할 만큼 절실하다. p.40


늙은 강아지, 아팠던 강아지, 어느날 우리공간으로 들어왔다 떠난 고양이 등

그냥 보내는 우리네 일상일지라도 그 아이들에게는 또 다른 삶의 영역이 있다라는 걸 느끼게 된다.







중간중간 보이는 애프터눈군단 아가들 ! 앞서 말했듯이 그냥 보는 것 만으로도 힐링된다.

그리고 이들과 함께한 이야기나 작가의 삶속 이야기를 같이 감성에세이 형태로 독자에게 얘기한다.



사람에게는 의식주가 전부가 아니라고, 그것이 여타 동물보다 사람이 우월한 이유 중 하나라고 배웠지만

고양이를 보고 있으면 그것이야말로 사람이 여타 동물만큼 행복하지 않은 이유가 아닐까 싶어진다. p.95



감성돋는 글들, 강아지 고양이를 보며 느끼는 삶의 다른 면


너무 복잡하게, 뭔가 더 꾹꾹채워넣어 하루를 보내려하기 보다는

때로는 조금은 단순해져도 괜찮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많이하게 된다.






시작부터 끝까지 버릴 것이 없는 가능성의 조각들.

사람들은 자라나는 아이를 보며 그 안에 잠자는 가능성에 흐뭇해하지만

사람의 가능성을 그저 업의 영역에서 규정짓지 않는다면 어른 역시 많은 가능성의 존재들이 아닌가.

...

세상을 바꿀 정도의 가능성은 아니어도 누군가에게 더 나은 존재가 되어줄 가능성과 스스로의 이상향에 한걸음 다가서 있을 가능성.

p.186



읽다보면 죽음의 순간에서 오는 삶의 소중함이나 평온한 일상의 중요함을 많이 느끼게 된다.

그러한 포인트에서 '무탈한 오늘' 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 하루의 무게가 절대 작지 않다는 것들을 말이다.

 

그 와중에 또 다른 측면에서 나의 무탈한 오늘을 격려하는 부분이 있어서 같이 공유해보려고 한다.


사실 죽음이라는 단어가 연관되면 어떤 순간이든 안 소중할까?!

하지만 내가 보낸 그 하루 하루가, 이런 측면에서의 소중한 순간이기도 하나

어른이 되어버렸지만 아직은 나에게 남아있는 가능성들을 키우고 더 나은 존재로 나아가는 하루일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보냈어" "오늘 한 게 없네 어쩌지" 라는 생각은 잠시 접어두고

나의 오늘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날이 아니라

그 하루하루 우리는 조금씩 더 나아질 수 있는 가능성의 조각을 모아간다는 생각!




카페에 앉아 조용히 읽다보니, 뭔가를 해야만 하루가 만족스럽게 마무리된다는 강박관념을 조금이나마 내려놓을 수 있었다.

힐링되는 사진들도 좋았고, 내가 포커스맞춘 삶에서 잠깐 물러서서 다른 각도로 주변을 둘러보며 하루의 감사함을 느끼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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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힘드냐고 니체가 물었다 - 피할 수 없는 내 운명을 사랑하는 법
박찬국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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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힘드냐고 니체가 물었다>


 


 

 <사는 게 힘드냐고 니체가 물었다> 라는 제목이 눈을 확 끄는 제목인건... 아무래도 요즘 사는게 힘들어서 그렇겠지?

하긴, 요즘 안힘든 사람이 어디있을 까?! 다들 힘들텐데, 이걸 어떻게 이겨내야할까? 이겨내야만 하는게 맞나? 하는 의문이 들 수 있다.

그럴 때, 그냥 뻔한 자기개발서 처럼 ~ 해라 ~ 해야지 이런 말이 아닌 니체의 철학을 가져와서 독자로 하여금 지금 당면한 상태를 스스로 생각해보게 만드는 책이 바로 요

 <사는 게 힘드냐고 니체가 물었다> 라는 책이다! 그래서 더욱 더 중립적 자세에서 생각할 수 있고 좀 더 근거를 가지고 나의 행동, 생각, 삶에 대해서 판단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사실 이 책은 <초인수업> 에서 이번에 새롭게 재편집된 개정판이다.

감각적인 디자인 표지에, 힘든 당신의 삶을 위로해주는 듯한 느낌이 담긴 새로운 제목이 눈을 확 끈다.

21세기북스 편집/디자인팀 분들 진짜 열일했다!  칭찬해~~~


초판본 제목이 <초인수업> 이었듯이 '초인' 이라는 개념은 이 책에서 중요한 포인트를 지닌다.


자극에 민감하면서 안락만을 탐하는 인간을 두고 니체는 '말세인' 이라 일겉고, 이런 유형의 인간에 대해 '초인'을 내세웁니다. 이러한 초인을 니체는 '고귀한 인간' 혹은 '기품있는 인간'이라고도 부릅니다. p.39

초인은 강한 긍지와 용기 그리고 민활한 지혜를 갖추고 있으면서 자신보다 강한 자에 대해서는 의연하고 도전적이지만 패자에 대해서는 관용과 자비를 베풀 줄 아는 자를 가리킵니다. p.149


이 책에선 니체의 철학을 가지고 삶에 대한 자세를 제시하는데, 이 초인이라는 개념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우리 삶에 있어서 안락하고 편안함, 쾌락만을 추구하는 것 보다는 어려움 속에서도 더 도전하고 자신의 성장기회로 삼으며 자신을 다져가는 자세를 중시 여긴다.

그래서 연말에 이 책을 읽으면서 본인이 삶에 대해 가지는 자세와 니체가 제시하는 초인이라는 개념을 비교해가면서 올해는 어떻게 보냈는지, 내년엔 어떠한 자세를 가질것인지 고민하는데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그래서 연말에 맞춰 딱 나온게 아닐까 싶을 정도 ㅎㅎㅎ

 


삶의 의미를 묻게뇌는 것은 삶이 더 이상 재미있는 놀이가 아니라 그저 자신이 짊어져야 할 무거운 짐으로 느껴질 떄입니다. 그때 우리는 삶을 무거운 짐으로 느끼면서 '왜 이 짐을 짊어져야 하지?' 라고 묻게되는 것입니다. p.60


진짜 요즘 이런 고민을 많이하는데, 삶의 의미가 없는 것 같고 재미도 없는 것 같고....

이런 와중에 니체의 철학을 기반으로 니체가 제시하는 삶의 자세를 본인의 경험과 철학자들의 사상을 비교분석해서 제시해주는 <사는 게 힘드냐고 니체가 물었다> 책을 읽게되어서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만족했고, 도움이 되었다.


요즘 흔히 나오는 자기위안용 위로책이 아니라

좀 더 객관적으로 , 하지만 부드럽고 쉽게 니체와 함께 삶의 자세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주는 책이어서 의미있었고 굉장히 유용했다.


안그래도 이 책 들고 독서모임 갔더니, 다들 완전 꽂혀서.... 제목부터 니체를 다룬 포인트까지 구성원의 취향을 저~격! 했나보다.

졸지에 책 장사하고 온 ㅋㅋ 책장수 느낌이 들었을 정도 ㅎㅎㅎ


그만큼 요즘같은 시기, 연말, 새해맞이에 다들 갖고 있던 고민을 니체는 어떻게 풀어줄지 궁금하기도 하고

위로만 제시하는 가벼운 책이 아닌 좀 더 생각할 수 있게 하는 책이기 때문에 다들 이런 격렬한 반응을 보인게 아닐까 싶더라.



연말에 내 삶을 정리하고 새롭게 정립하는 기분으로 읽기에도 좋고!

주변 독서인들 반응을보니, 선물로 주기에도 좋을 책이어서 이렇게 후기를 남겨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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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의 선
앨런 홀링허스트 지음, 전승희 옮김 / 창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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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내 눈길을 잡아내었던 건, 제목, 표지, 수상이력, 퀴어라는 주제 뿐 아니라 최근 <보헤미안 랩소디> 를 보면서 1980년대 영국, 그 당시의 인종차별, 동성애, 에이즈 등과 관련해서 관심도 많이 생겨서 마침 동시대를 다루는 맨부커상을 받은 퀴어소설인 <아름다움의 선> 을 또 다른 차원에서 읽고싶었었다. 그리고 전에 보았던 영화 <더 노멀 하트> 도 생각나면서, 그 당시를 좀 더 느껴보고싶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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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다른 이들이 조정선수인 자신의 건장한 몸매에 감탄하는 것을 즐겼고, 그 사실을 익히 아는 닉은 발코니에서 그를 바라보거나 약간 숨가쁜 느낌으로 그에게 내려갔다. 
윗도리를 벗어 던지는 것, 그것이야말로 미(美)가 쉽게 베풀 수 있는 자선행위가 아닌가. p.16


전체적인 줄거리는 동성애자인 닉이 옥스퍼드 동기이면서 남몰래 짝사랑해온 토비의 집(부유하고 정치적영향력이 있는 집안)에서 게스트로 머물게 되고, 이 곳에서 경험하는 상류층 사회, 동성애의 경험을 다루는 책이라고 보면 된다.

이 책이 맨부커상을 받은 최초의 퀴어소설이라는 점에서 뭔가 문학상을 받은 책이라면 절제된 표현으로 동성애에 대해 잘 표현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갖고있었는데 초반 2챕터를 읽으면서 그런 선입견은 완전히 깨졌다. 굉장히 직접적이면서도 문학적비유를 많이 담은 표현으로 동성간 성행위를 묘사해서 놀라웠었다. 



그 이중의 곡선은 호가스의 '아름다움의 선', 뱀 같은 본능의 번뜩임, 하나의 움직임이 펼쳐지는 가운데 합쳐지는 두 충동의 명멸이었다. 그는 손으로 와니의 등을 쓸어내렸다. 호가스는 '아름다움의 선'의 가장 아름다운 사례인 이것, 아래로 내려갓다 다시 부풀어오르는 이 선을 보여주지 못했다.  p.275


얼핏보면 굉장히 직접적인데 얼핏보면 또 비유나 표현이 고급스럽다. 닉이 영문학을 공부한 엘리트라 그런지 문학에서 차용한 표현도 많고 비유가 우아해서 퀴어 문학소설을 읽는다는 느낌이 들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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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니가 말했다. "너는 그냥 그가 워그(유색인종을 경멸적으로 칭하는 영국의 속어)라서 좋아하는 거잖아. 아마 그애랑 하고 싶겠지."
"꼭 그런 건 아니야." 닉이 말했다. 그에 대한 닉의 성욕은 단지 당시 느꼈던 범죄의 흥분, 긴장과 함께 느껴지던 안도감, 로니가 그의 돈뿐 아니라 그 또한 받아들였다는 사실에 대한 즐거운 기분의 일부였을 뿐이다. 그는 마무리 삼아 말했다. "워그라는 단어는 안썼으면 좋겠어. 네가 네 아버지만큼 구제불능은 아니라고 믿으려고 계속 노력중이란 말야." p.345

"망할 놈의 에이랍 자식에게 지다니!" 말을 뱉자마자 제럴드는 자신의 솔직함에 놀라 멈칫하며 마치 농담인 듯 굴었다. p.482

1980년대 1983, 1986, 1987 년의 여름을 담은 책으로 그냥 읽다보면 닉의 연애에 대해 보는 책 같기도 하지만 중간중간 묘사되는 엘리트 백인 페든가의 가족들의 태도, 그의 연인이자 흑인인 리오의 표현, 백만장자 유대인 연인 와니의 행동 등을 보다보면 지금도 없진 않지만 그 꽉막히고 갑갑한, 인정하지 않고 경멸해버리거나 무시하고 모른척하는 그당시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인종에 따른 그 먹이사슬 관계, 재력에 따른 그 관계들...! 그사이에 나오는 위선적인 행동들이 사이사이 잘 스며들어 이게 단순히 동성애만 다루는 소설이 아니라는 걸 느끼게 한다. 



레이철은 유약을 발라 구운 사기 샐러드 그릇 아래 먼 곳을 보았다. "작년에 극동 지역에서 무슨 특이한 병에 걸려왔어요. ... (생략)" 닉은 이 불길한 허구가 유지되고 있는 데 일종의 안도감을 느꼈고, 여자친구와 제대로 눈을 맞추지 않은 채 아무것도 모르고 고개를 주억거리는 재스퍼를 바라보았다.
"엄마, 제발!" 캐서린이 말했다. "그건 에이즈예요!" 가래 섞인 거친 목소리, 분노와 싸우는 캐서린의 목소리였다. ... (중략)... 
"달링, 네가 그걸 어떻게......." 레이철이 더듬거렸다. p.454

어둡다거나 우울하게 그런 것들을 표현한 것은 아니지만, 닉의 연애활동을 읽다가 동성애에 대한 터부시하는 부분이 튀어나오면 내심 불편하면서도 동시에 지금같으면 이걸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라는 생각이 들면서 읽게된다. 
근데 지금도 동성애를 금기시하고, 권력있는 자들의 위세나 이중적인 삶이나, 동성애를 인정못하는 부모의 심정은 마찬가지라서... 그때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게 없구나 싶기도 했다. (물론 이전보다는 좀더 포용하는 환경이 조성되고 특히 외국같은 경우는 인정해주는 지역도 생기고 하니 더 낫지만...)

<아름다움의 선>이 단순히 자극적인 19금 소설이 아니라 문학상을 받았다는 건 외설적인 표현가운데 이런 포인트가 긴장감있게 잘 녹아들어가서 그런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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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책이 두꺼워서 읽기가 약간 힘들었지만 상황, 심정을 묘사하는 표현이 새로우면서도 고급스러워서 이런 부분을 읽는 재미도 있었고 문학소설 안의 성행위를 표현하는 방식이 재미있기도 해서 두께에 비해 빨리 읽은 편이었다. 

평소 읽던 장르가 아닌 새로운 장르를 접하고 싶다면? 그리고 성적인 표현과 문학적 비유가 오묘하게 어우러지는 매력을 느껴보고 싶다면? 1980년대 동성애, 에이즈, 인종차별 등에 대한 사회상을 간접적으로 경험해보고 싶다면? 신간 <아름다움의 선> 을 읽어보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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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버리기 연습 - 한국어판 100만 부 돌파 기념 특별판 생각 버리기 연습 1
코이케 류노스케 지음, 유윤한 옮김 / 21세기북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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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버리기 연습> 특별판

한국어판 100만부 돌파기념 핑크핑크하게 예쁜! 양장본으로 재출시된 <생각 버리기 연습>
머리가 복잡하거나 생각이 많아 잠을 못이룰 때, 나를 위해서 하는 생각 버리기 연습 :)
승려이자 작가인 코이케 류노스케가 지은 책으로 읽다보면 생각이 많은 나에게 생각을 하나 둘 씩 내려놓게 만들어주는 힐링책 같았다.





나는 진짜 평소에 생각이 많다.
별것 도 아닌데 상상이랄까? 시뮬레이션을 정말 많이 돌린다. 머릿속에서!!!
내일 뭐입을 까, 내일 어떤 동선으로 움직일까, 주말에 나갈 땐? 등등 내가 행동하기 전에 먼저 머릿속에서 생각해보는 편이다.
일상생활에서도 그런데 평소 큰 걱정거리가 생겼다면 어찌하겠나? 당연 걱정에 걱정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사실 생각한다고 풀리는 일도 아닌데 이 걱정으로 또 한동안 맘이 불편하고 스트레스 받기도 한다.

나같이 생각이 많은 타입이라면 코이케 류노스케가 지은 <생각 버리기 연습> 으로 조금은 생각을 더는데 도움도 되고
복잡하게 생각했던 평소에서 벗어나 힐링을 도와주는 힐링책이 된다.





이렇게 생각이 연쇄적으로 일어나 마음속으로 계속 혼잣말을 하면 할 수록, 마음의 메인 메모리는 헛된 잡념으로 가득 차게 된다.
~ 잡음이 생기기 시작하면 오감으로 들어오는 정보에 대해  둔해지고 멍청한 반응을 보이게 될 것이다. p.23~24

맨 앞장 부터 나의 상태를 보여주는 내용으로 시작한다.
얘기를 하는 와중에도 온갖생각이 떠오르고 , 고민하는 1인으로써 굉장히 공감되는 부분이었다.
누군가를 얘기할 때에 이렇게 혼자 생각하기 시작하면 상대방의 이야기를 온전히 수용할 수 없고, 여행을 가더라도 여행지를 충분히 즐길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래서 어떤 활동을 할 때에 그것을 온전히 다 즐기기 위해서는 나도 모르게 생각하기 시작하는 걸 조금씩 덜어내기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었다.


 



 상대방에게 의미 없거나 듣는 사람이 마음에도 없는 대꾸를 해야하는 이야기는 모두 쓸데없는 것이다.
... 듣는 쪽에서 보자면 쓸모없는 정보가 들어와 마음을 오염시키고 생각의 잡음이 증폭되기 떄문이다. p.71


이 부분은 꽤나 도움되는?스스로를 성찰하게 하는 부분이었다.
이제 나이도 먹고 각자 힘드니까, 상대방에게 의미없는 본인의 자랑이나 일 등을 주로 얘기하게 된다.
이럴때 보면... 솔직히 듣기 힘들지만, 그래도 예의상 들어주고 반응하게 된다.
이 떄 좀 더 생각을해서 불필요한 정보를 줄이고 필요부분만 뙇 정리해서 얘기를 한다면, 서로에 대한 피로감도 좀 줄고 더 생산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서로 피곤하지 않게! 이런 생각을 하며 나 역시도 타인에게 불필요한 과다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걸로 생각하면서! 한 번 더 스스로를 생각헤보게 되었다. 




이번 에디션은 100만부 돌파 기념 특별판이라 핑쿠한 양장본에 내지 역시도 핑크핑크하게 예쁘게 깔끔하게 구성되어 있다.
그렇기에 선물하기 좋은책으로 딱 좋다. 
예쁘기도 하고, 양장본이라 고급스럽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걱정과 고민이 가득한 현대인에게 도움이 될 책이기 때문이다.

생각이 너무 많은 나에게, 친구에게, 동료에게 의미있고 도움되는 선물을 하고싶다면
선물하기 좋은책 <생각 버리기 연습> 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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