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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구하러 온 초보인간 - 낯선 세계를 건너는 초보자 응원 에세이
강이슬 지음 / 김영사 / 2022년 1월
평점 :

누구에게나 있는 '처음' 이라는 순간, 처음엔 누구든 '초보' 이다.
나이를 아무리 먹어도 처음, 초보의 순간이 빗겨갈 수 없다.
올 해 얼마나 될지 모르겠지만, 나에게도 초보의 순간이 다가올 것이다.
그 순간을 어떻게 맞이해볼까? 좀 다른 각도로 봐볼까? 하며
올 해 시작을 강이슬 작가의 다양하고 유쾌한 첫 순간들을 담은 에세이로 시작해보려고 한다 :)

책 첫장 부터 독자를 반기는
초보, 처음 내딛는 걸음.
이 책 역시도 처음이고, 나는 <미래를 구하러 온 초보인간> 의 초보독자이다.
하나의 낯선 세계에 대한 항해인 <미래를 구하러 온 초보인간> 를 읽는 독자를 향한 인사!
바로 <미래를 구하러 온 초보인간> 항해를 시작해볼까?

목차는 이렇게!! 올챙이를 기억해 - 낯섦을 통과하는 용기 - 작은 시작에 큰 박수를 로 이루어져있다.
에세이다 보니까, 목차순서 크게 신경 안쓰고 쭈욱 읽어가도 괜찮다.
나는 그냥 순차적으로 차례차례 읽어갔다.
*참고로 이 책은 저자 고유의 글맛을 살리기 위해 사투리, 비속어 등 표기와 맞춤법에 예외를 둔 부분이 있다.

각 장 마다 요렇게 ㅋㅋㅋ 중간속지에 그림이 있는데
아무래도 저자가 비건과 운전에 초보였고, 이 이야기가 많기 때문인지 도로 + 식물이 그려져있다.
(표지의 배경과 일맥상통함, 컬러였으면 더 귀여웠을 것 같다.)

강이슬 작가의 비유력은 장난아닌것 같다.
좋아하는 메뉴가 어느 순갑자기 사라질 수도 있는데, 이 순간을 너무나도 찰지게 표현했다.
아무래도 비건 이라서, 논비건 보다 그 충격이 더 클테지만, 너무나도 재밌다.
나는 개인적으로 제일 아쉽다고 생각하는 사라진 프랜차이즈메뉴는 피자헛-오페라 피자!
피자덕후인 언니를 통해 알게된 피자인데 리치한 치즈가 정말 맛있었다. 근데 어느순간 사라짐 ㅠ
이런 상황을 저자는 '버거킹-플랜트 와퍼' 의 죽음을 경험한 상황을 여러가지 비유로 표현을 했다.
피 묻지 않은 메뉴는 그렇지 않은 메뉴보다 빨리 죽는 것만 같다.
피 묻지 않은 메뉴가 피조차 흘리지 못하고 죽었지만 피 묻은 메뉴들은 피를 흘리며 여전히 살아 있다.
*
논비건 메뉴가 죽었을때 논비건의 마음 :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지네-하림
비건 메뉴가 죽었을 때 비건의 마음 : 사랑앓이-FT아일랜드
p.111
사랑한 이의 죽음, 노래제목, 그와 함께한 추억 등!
그도 그럴 것이 비건식당을 검색할 필요 없이 피로한 과정 없이 바로 찾을 수 있는 메뉴였고
단지... 6개월 만 살아간 메뉴이기 때문 ㅠㅠ
진짜 비건메뉴는 순식간에 사라지나 보다.
나도 최근에 비건식당에 우연찮게 갔는데 정말 맛있어서 단톡방에 강추라고 올렸더니
'비건식당' 이라는 표현 하나에 '고기지!' 라면서 패스하겠다는 답변을 봤다 ㅠ
맛이 있으면 되는거 아닌가. 일단 먹어볼 수 있는 것 아닌가 싶었지만... 개인의 취향이니 강요할 순 없었다.
그만큼 사람들에 대한 인식이 다르고, 선호가 많지 않으면 언젠가 사라지는 시한부 인생인가 보다.

지금에 와서야 고백하자면, 난 .... 운전면허가 없다.
강이슬 작가가 초보 운전자로서의 이야기를 마구마구 담아내고 있는데
내가 이미 운전면허 소지자 였다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텐데,
강이슬 작가와 같은 초보의 입장을 상상해가며, 살짝은 거리를 두고 읽게되어 조금 아쉬웠다.
대신 비건에 대한 이야기가 되게 찰지게 다가왔다. (첫 건강검진, 강연자, 작가 등의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역시나 너무나 찰진 비유에, 그 순간을 생생하게 서술해가는 작가의 표현은 읽는 내내 재미있었다.
(첫 순간을 공유한다는 것도 흥미롭지만 그 표현이 생생해서 더 재미있다랄까?)
꼭 도둑질한 남의 지식으로 남의 시간을 도둑질하러 가는 날강도가 된 기분이었다.
...
그동안 자신에게 지나치게 야박했던 스스로를 반성했다. 잘 해내고 싶은 일 앞에서 자신을 깎아내리며 '셀프 야박'을 주지 말자고, '그러니까 못하는 이유'보다 '그럼에도 할 수 있는 이유'를 끈질기게 탐색하자고 나 자신과 새끼 손가락을 걸었다.
p.186
이건 진짜 모두가 경험하는 순간 아닐까? 꼭 강연자가 되는게 아니더라도 말이다.
사내강사를 할 때나 나도 강이슬 작가처럼 날강도되는 기분이 들기도 했고
평소에 셀프 야박 이라는것을 참 많이 하게 되더라고...
이러지 말아야 할텐데 하며 작가처럼 '나 자신과 새끼 손가락을 걸었다.'
이건 나 뿐만 아니라 이 글을 읽는 분들 모두 같이 손가락 걸어야한다.
'그럼에도 할 수 있는 이유'를 찾는 초보자가 되기를!

읽다보면 첫 순간 초보자에서 초보자 딱지를 떼어가는 순간을 보는 것도 참 재미있지만
무엇보다도 나의 초보순간으로 하여금 다른 초보자들에게 너그러워지고
초보내리사랑을 하는 모범운전자가 되어야 겠다는 생각도 많이 하게 된다.
지금 첫 발걸음이 조금은 무섭고 힘들더라도 모두의 미래를 위해!
지금 겪는 어려움은 미래에 '경험'이라 불리며 노하우가 되어 줄 것입니다. 그리고 미래의 우리에게 구원받을 미래의 초보들을 생각해요. 그리하여 우리가 결국은 더 좋게 만들어 낼 인류의 미래를 생각해요!
p.244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