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꼭 함께하고 싶은 45가지 - 내 아이가 어른이 되기 전에 놓치지 말아야 할 소중한 순간들
명로진 지음 / 북스토리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여인의 향기란 드라마의 여주인공이 시한부선고를 받고 죽기전에 꼭 해보고 싶은 리스트를 작성하는 대목이 방영된 이후 버킷리스트에 대한 관심이 아주 높아졌다. 부모님, 연령대별, 살아서, 죽기전에 등등 꼭 해야하는 몇가지라는 제하의 책들이 아주 많이 출간되고 있다.

 

버킷 리스트하면 존 고다드의 드림 리스트 100가지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아주 젊은 시절에 작성한 100가지 항목중 거의 대부분을 이루었다는 이야기(아주 불가능하다고 보이는 리스트가 많았지만)는 가슴을 울렸다.

예일대의 실험처럼 꿈을 구체적으로 기록한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을 20년후 추적해 보니 기록한 학생이 그 꿈을 이룬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았다는 이야기다.

 

부모님께 효도를 해도 기다려주지 않듯이 아이들과 많은 것을 함께 하려고 해도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니라는 것이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업적을 남긴 스티브 잡스 역시 아이들이 나를 필요로 할때 항상 곁에 있어주지 못한 것을 한스러워했고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자신이 한 일을 아이들이 이해주주기를 바라는 마음에 자서전을 남긴다고 했다.

 

어릴적엔 아이들이 무엇 무엇을 하자고 하면 금방 따라 나서든 것이 나이가 조금 들면서부터 싫어요란 말을 더 자주 듣게 되는 것이 현실이고 보면 점점 더 대화가 부족해지고 함께하는 시간이 터무니없이 줄어들게 된다. 바쁘다는 핑게로 아이들에게 부모가 꼭 필요한 순간 곁에 없었듯이 후일 부모에게 자녀가 꼭 필요할때 자녀들 역시 부모처럼 시간이 없다며 외면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해리 차핀의 노래 요람속의 고양이의 가사처럼~

 

탤런트로만 알았던 저자를 우연히 글짓기 과정을 소개하는 란에서 강사로, 다수의 책을 쓴 작가로 폭넓게 활동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 그가 쓴 책은 전혀 읽은 적이 없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보게 되었다.  그 사람 진국이구만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내 아이가 어른이 되기 전에 놓치지 말아야 할  아이와 꼭 함께 하고 싶은 것이 어디 45가지뿐이랴만은 함께 하고 싶은 것을 버킷 리스트로 만들어 하나 하나씩 실천하는 가족과 그렇지 않은 가족의 차이는 엄청나다는 확신이 절로 들게 한다.

다양한 가족의 일화와 작가의 덧붙이는 글로 구성된 45가지의 이야기는 그렇게 어렵지 않은 일이지만 항상 무언가에 쫓기든 바쁘게 살다보니 이야기와는 너무 다르게 아이들을 키워왔구나 하는 생각을 은연중에 들게 한다.

 

45가지중 과연 몇가지를 함께 했을까? 꼽아보니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고, 대부분 초등학교 시절에 한 것들이라 아이들에게 미안함을 감출 수 없고 심히 부끄럽다는 생각을 들게 만든다.

우리네 부모들은 나처럼 살아라는 말보다는 나처럼 살지 말아라, 그러기 위해서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는 말을 자주 되뇌이며 아이들의 꿈보다, 부모가 원하는 꿈을 아이에게 강요하다시피 하다보니 자신은 물론이고 아이 역시 꿈을 이루지 못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반성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헤리 차핀의 노래가 현실이 되지 않도록 45가지외에도 추가하여 버킷 리스트를 작성하고 한달에 하나 이상은 아이들과 함께 하고 싶다.

 


요람 속의 고양이 - 해리 차핀의 노래


바로 며칠 전 아들이 태어났어요.
다른 아이들처럼 별 탈없이 이 세상에 왔지요
하지만 나는 사는 데 바빠 항상 곁에 있어주지 못했어요.
아이는 내가 없는 사이 걸음마를 시작했어요.
그리고 어느새 말도 배웠지요.
아이는 이렇게 말했어요.
"난 아빠처럼 될래요. 정말로 아빠같이 될 거예요."

 
"아빠, 언제 집에 오세요?"
"글쎄, 언제가 될지 모르겠구나.
하지만 곧 함께 놀자구나.
그때는 아주 재미있을거야."

 

며칠 전 아들은 열 살이 되었어요.
그리고 이렇게 말했지요.
"생일 선물로 주신 공 고마워요.
나랑 같이 놀아요. 아빠, 공 던지기 가르쳐주세요."
나는 대답했죠.
"오늘은 안되겠구나. 할 일이 너무 많아."
"괜찮아요."
뒤돌아서는 아들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어요.
아들은 이렇게 말했지요.
"난 아빠처럼 될래요. 정말로 아빠같이 될 거예요."

 

대학 간 아들이 돌아왔어요.
이제 남자가 되었죠.
"자랑스럽구나, 내 아들, 아빠랑 얘기 좀 할까?"
아들은 고개를 저으며 얼굴에 미소를 띠며 이렇게 말했어요.
"그것보다, 아빠, 자동차 열쇠 좀 빌려주실래요?
얘기는 나중에 해요. 우선 아빠 차 좀 쓸께요."


세월이 흘러 난 은퇴를 했어요. 아들은 이미 집을 떠났죠.
바로 며칠 전 아들에게 전화를 걸었어요.
"괜찮다면 좀 만나고 싶구나."
"그럴 수만 있다면 저도 그러고 싶네요, 아빠.
하지만 새 직장이 너무 바빠요. 애들은 감기에 걸렸고요.
그래도 통화하게 되어서 반가웠어요. 아빠.
정말 반가웠어요."
전화를 끊으면서 깨달았어요.
정말 나처럼 자랐구나.
내 아들은 정말 나처럼 자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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