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의 역습 - 오만한 지식 사용이 초래하는 재앙에 대한 경고
웬델 베리 지음, 안진이 옮김 / 청림출판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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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에게 닥치는 문제는 지식과 과학, 기술의 발달로 해결할 수 있을까? 4대강 살리기를 주장하는 지식은 장미빛 청사진을 제시하고 반대하는 지식은 환경파괴, 대재앙을 예고하고 있고 심지어는 절대 완공할 수 있는 프로젝트라는 악평도 나오고 있다. 어느 쪽이 정답일까? 자연을 정복, 개발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지식의 오용이 가져온 폐해, 장미빛 미래를 낙관하던 지식의 오만이 불러온 문제점은 얼마나 많은가? 아직까지도 그 영향권에 있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뿌리 역시 지식의 오만이 불러온 재앙임에 분명하다.

무지가 불러오는 문제점보다는 지식 과잉의 문제에 대한 반성을 요구하는 웬델 베리의 혜안은 미국의 닮은 꼴 경제, 개발정책을 지향하는 대한민국도 크게 들어야 충고다.

 

저자는 켄터키주 헨리 카운티에서 40년간 전통 농법으로 손수 농사를 짓는 농부의 시선으로 환경, 정치 문제에 대한 칼럼과 시와 소설을 발표해온 작가이다.

탄자니아의 세렝게티가 겉보기론 동물들의 지상낙원처럼 보이지만 속내를 살펴보면 종의 다양성이 심각하게 파괴된 곳이라는 지적처럼 원시생태 보존구역 혹은 야생보호구역의 토양이 실제로 방목을 하는 지역보다 더 심각한 정도로 훼손된 상황이라는 그의 지적이 충격적이다.

 

더 가지려 하고, 더 편리하게, 더 많이, 더 효율적으로를 외치는 한 우리는 유토피아보다는 디스토피아를 향해 치달아 갈 수 밖에 없고, 모든 것을 교환을 위한 가치로 치환하고 미래를 위해 부득이하게 발생하는 문제라는 주장에 대해 침묵하는 한 우리를 둘러싼 환경은 황폐해질 수 밖에 없다.
이를 해결하는 것은 우리의 지식과 권력의 무자비한 사용을 막기위한 겸허한 자세와 돌봄의 정신이 요구된다.

그의 생각은 일견으론 급진적이고 과격하기도 하지만 특정 사안에 대해 편벽고루한 좌.우파 모두를 비판하기도 한다.
낙태문제, 종교문제, 미국의 자원개발, 대농장 기업농 중심의 정책, 유전자조작문제, 9.11 테러에 대한 문제 등에 대한 그의 비판은 누구나 공감이 가고도 남는다.

 

전쟁이 발발하면 대통령을 비롯하여 전쟁에 찬성하는 행정부의 모든 각료와 국회의원이 연령과 신분을 막론하고 즉각 민간인 신분으로 전투부대에 합류해야 하고, 전쟁에 개입하는 군수산업체의 모든 임원과 주주의 연소득 상한선은 해당 기업 노동자의 연소득을 넘지 않도록 하는 조항을 헌법에 넣자는 주장은 실현 가능성이 전무하다고 해도 전쟁보다는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전통적 가치의 보존보다는 개발, 대기업의 유치가 지역발전과 아울러 지역민의 행복을 증진하는 복음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일반적인 우리의 현실에 비추어 보면 그의 목소리를 수용할까 의문이다.

 

 대외의존도가 GDP 대비 100%를 상회하고 재벌(대기업)의 매출이 국민총생산의 과반수 이상을 차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자주 들린다. 베리가 말하는 주변과 중심의 공생을 모색하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 7~80년대의 개발경제가 국민의 생활수준을 개선한 공로는 인정하여야겠지만 오늘에도 그

해법이 정답으로 알아선 곤란하고 삶의 질과 행복지수를 높이는 방안, 개발을 하지 않을 수는 없으되 반대의 목소리도 널리 청취하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세계화로 수천, 수만킬로미터를 이동해  해외 농수산물이 우리 식탁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오염물질을 배출하는지, 식수 1리터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물이 오염되는지 한번 더 생각하고 지식의 오남용, 과신이 불러오는 폐해가 우리 모두의 삶을 뒤흔다는 사실을 무지의 길(The way of ignorance)은 말하고 있다.

제값을 못받는 농사지만 천직으로 알고 사람을 살리고 자연을 살리는 농법을 고수하는 농부님들의 마음으로 중심과 주변이 공존하는 대안적인 삶의 길을 모색하고 싶다.

 

"공동체가 조화를 목표로 한다면 구성원을 잃는다거나 구성원들이 실직당하는 일을 경제 발전의 당연한 대가로 받아들일 수 없다. 사람과 장소와 사물에는 실제적 가치가 있지만 사람과 장소와 사물을 그런 가치로만 환원한다거나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는 없다. 우리가 노예제도를 폐지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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