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티룸 - 런던 생활자가 안내하는 '나만의 티룸' 63곳
김소윤 지음 / 이봄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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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기대하던 바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미스커뮤니케이션의 훌륭한 예시로 남겠다.

2017. M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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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루다의 우편배달부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4
안토니오 스카르메타 지음, 우석균 옮김 / 민음사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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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오를 시작으로 마을 사람들이 모두 가슴속에 시를 품게되는 변화가 나비처럼 번졌다.
시라는 것은 거창한 무엇이 아니라 너를 향해 던지는 내 작은 마음 한 조각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새삼 생각한다.

아름다운 이야기지만 시인 네루다를 통해 몰락으로 끝나버리는 개인의 역사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정치가이고 시인인 그가 그렸던 이상들이 어쨌든 수많은 죽음으로 결론 지어지지만 그의 죽음으로 종결되는 것이 아니라 그가 여기저기 던져놓은 불씨들이 계속해서 삶을 영위해 나가는 것에 대해.

우연히 우편 배달부가 되고, 필연적으로 시인이 되고, 헌신적인 칠레판 김벌레씨가 되고, 생활인으로서의 혁명가가 되는 마리오가 그랬고, 기꺼이 대부가 되어준 마리오와 베아트리스의 아이가 그럴 것이고, 마지막 사랑으로 옆에 남았던 마틸데가 그랬다. 멋들어진 수상소감 연설을 모여 들으며 자기 일인양 기뻐하던 마을 사람들도 그렇게 각자의 시를 가지고 살아가고 살아갔을 것이다.

아픈 결말이고 슬프지만 그래도 허무하지만은 않은 그런 역사. 생각해보니 이들 하나하나가 불을 운반하는 사람들이지 않은가.

어느날 불쑥 자신의 일상에 침입한 촌구석 우체부 청년에게 ‘아 이것 참 난감한 녀석이군...‘의 시선을 던지며 부탁을 들어줄 듯 안들어줄 듯 장난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는 노년의 시인.
평생 단 한명의 스승, 누구보다도 뜨겁게 그 스승이자 시인인 네루다를 존경하고 사랑하는 절절한 마음을 온 생으로 보여주는 청년 마리오.
그런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여백이 있는 자에 대한 부러움, 내 인생을 송두리째 공유하는 동반자를 가진 자에 대한 부러움. 내내 그런 부러움이 마음을 뜨겁게 만들었다.

어떤 몰락이 닥쳐 올지 뻔히 아는 그런 영화를 보는 기분이라 책 넘기는 손이 느려졌다. 느리고 뜨거운 이야기다.

2017. M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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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루다 시선
파블로 네루다 지음, 정현종 옮김 / 민음사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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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이 촌스러운 시절에 낭만을 읽는 것은 낭만적인 일이다.

라는 헛소리를 하게 된다.

어떤 길거리에서 나를 불러세운 시를 지나치지 않는 섬세한 사람이었겠지.

2017. M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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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애덤 스미스 씨, 저녁은 누가 차려줬어요? - 유쾌한 페미니스트의 경제학 뒤집어 보기
카트리네 마르살 지음, 김희정 옮김 / 부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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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지루하지 않게 읽기를 간절히 원했지만 실패했다.

페미니즘을 접목했으나 정론 경제학에 대한 (경제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가 매우 큰 줄기여서

자꾸 흩어지는 집중력을 붙잡기 힘들었다.

‘유쾌한 페미니스트의 경제학 뒤집어 보기‘에서 유쾌한은 페미니스트를 수식하는 말임을 뒤늦게 깨달았다. (저자는 유쾌한 사람인듯 하다)

그렇지만 아주 얻은게 없는 건 아니다. 모든 책이 그러하듯.

페미니즘은 늘 경제학의 문제였다. 버지니아 울프는 자신만의 방을 가지고 싶어 했는데, 이를 위해서는 돈이 필요했다. - 10

매일 아침 15킬로미터를 걸어가서 식구들에게 필요한 땔감을 모아 오는 11세 소녀는 국가의 경제 발전에 큰 역할을 한다. 그러나 한 나라의 총 경제 활동을 측정하는 GDP를 계산할 때 그녀는 포함되지 않는다. 경제 성장에도 중요하지 않다. 아이를 낳아 기르고, 정원을 가꾸고, 형제자매들이 먹을 음식을 만들고, 집에서 기르는 소의 젖을 짜고, 친척들의 옷을 만들고,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을 쓸 수 있도록 돌보는 일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 이 활동 중 어떤 것도 주류 경제학 모델의 ‘생산 활동‘에 포함되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보이지 않는 성이 있다. - 31

우리 모두가 합리적인 개인이라는 가정을 받아들이면 인종, 계층, 성별 등에 대한 의문은 의미 없어진다. 우리는 모두 자유로운 존재들 아닌가. 콩고에 사는 한 여성처럼 말이다. 그녀는 통조림 세 개를 얻기 위해 민병대 군인들과 성관계를 맺어야 한다. 칠레에 사는 한 여성처럼 말이다. 그녀는 과일 수확을 하며 살충제를 들이마셔 2년 후에 신경이 손상된 아이를 출산 할 것이다. 혹은 모로코에 사는 한 여성처럼 말이다. 그녀는 공장에 일자리를 얻으면서 큰딸을 자퇴시키고 집에서 동생들을 돌보게 했다. 그들은 모두 자신의 행동이 가져오는 결과를 늘 완벽히 이해하고 있다. 그리고 언제나 가능한 한도 내에서 최선의 결정을 내린다. 자유라는 단어는 단어에 불과하다. 정말로 단어에 불과하다. -86

경제학자들은 남성이 자기 가사 도우미와 결혼하면 그 나라의 GDP가 감소하고, 자기 어머니를 양로원에 보내면 GDP가 상승한다고 농담을 하곤 한다. 농담이기는 하지만 경제학자들이 성 역할을 보는 관점을 잘 나타내는 예다. 이처럼 똑같은 일이 어떤 때는 GDP에 포함되고 어떤 때는 포함되지 않기도 한다. - 94

주류 경제학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페미니스트적 관점이 얼마나 필수적인지를 사회 전체적으로 확산시켜야 하는 것은 페미니스트들의 임무다. 페미니즘의 관점은 불평등부터 인구 증가, 복지 혜택, 환경, 그리고 노령화 사회가 곧 직면하게 될 돌봄 인력의 부족에 이르기까지 모든 문제에 깊은 관련이 있다. 페미니즘은 ‘여성들의 권리‘이상의 훨씬 큰 문제에 관한 것이다. - 298

2017. M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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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서점 - 금정연과 김중혁, 두 작가의 서점 기행
프로파간다 편집부 엮음 / 프로파간다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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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가벼운 읽을 거리로 생각했다가 의외의 무거운 생각으로 마무리 되었다.

아무래도 언젠가는 내 책방을 갖게 되지 않을까 하는 오래된 꿈 때문이었을 것이다.

현실적인 한계와 어려움들을 여과없이 들려준다는 점에서 매우 유용하다.

경영 전반과 큐레이션까지 한 사람의 몫으로 한다는 것이 어떤 과중함인지도 어렴풋.

인터뷰가 진행되는 분위기는 유쾌한데 내용물은 좀 암담하다.

그 암담함을 (좌중 웃음)으로 잘 포장해보려는 시도가 보이지만...

책을 덮으며 작은 한숨이 쉬어진걸 보면 그 시도는 실패했다.

기존에 하던 분들이 항상 너무 낭만을 갖지 말라는 얘기를 하는데 낭만이 없으면 이걸 못 열거든요. 낭만을 현실화시키는 몫은 다 자기 몫이니까. 운영이 힘든 건 다 알고 시작하시는 것일 테고. - 76, 고요서사.

얼마 전에 어떤 분을 만났는데, 내가 같은 물건을 사도 돈을 어디서 쓰는지에 대한 나의 의식적인 선택이, 내가 무엇을 지지하고 내 삶을 어떻게 꾸리느냐에 대한 하나의 실천이라고 말하더군요. - 101, 책방 만일.

생각했던 것보다 신념에 차서, 서점이 꼭 해야 될 일이어서 하는 사람은 없구나, 개인적인 플랫폼으로 서점을 운영하는구나 싶었습니다. 자기의 꿈을 실현해 나가는 과정, 그 중간 다리 정도로 여기는 사람이 많은 것 같고, 그게 나쁘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굳이 서점을 위해서 인생을 바치겠다는 게 아니어서 더 좋았습니다. - 257, 대담.

천천히 잘 소멸하자는 건데, 우리는 비겁하고 품위 없고 비루하게 소멸해 가고 싶지 않으니까요. 저는 이게 문화, 트렌드, 이런 식의 것이 아니라 개개인의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 269, 대담.

2017. M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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