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말을 건다 - 속초 동아서점 이야기
김영건 지음, 정희우 그림 / 알마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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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의 동아서점. 이런 저런 기회로 이야기는 많이 들었는데

여행 중 들른 지인이 선물로 건네주어 기쁘게 읽었다.

언제고 한번 들러보고 싶은 곳이었는데.

바닷가의 도시에 서점이라니 낭만~~!을 기대한다면 조금 현실적인 이야기다.

서점이라는 수익성 낮은 사업을 가업으로 이어받은 사장님의 고군분투.

소상공인의 모습 그대로이고 고민의 흔적들이 깊이 와닿는다.

오래오래 그 자리에서 아버지와 멋진 서점 운영하시길:)

- 책을 좋아하면 서점을 하지 말고 그냥 독자로 남을 것 이라는 누군가의 충고가 적어도 내겐 뼛속 깊이 와 닿는다. - 29

- 인생이 농담을 하면 우리는 책을 산다. - 179

2019. j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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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조금 바꾼다 - 삶을 가꾸는 히데코의 소중한 레시피
나카가와 히데코 지음, 강진주 사진 / 마음산책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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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펀딩에 참여한 책.
이번으로 서너번 참여한 것 같은데, 딱히 성공 사례가 없다고 할 수 있다.

- 불필요한 것들에 집착하기 때문에
삶이 복잡해지고 고달파지는 것이다.

라는 구절이 딱 이 책에 있었고, 맞는 말이다.

새로운 책에 대한 호기심은 좀 접어야 겠다.
큰 동요없이 후루룩 읽게 되는 책이었다.

2019. j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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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 ㅣ 아시아 문학선 16
백남룡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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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교훈적이고 도덕적이고... 뭐 그런 단어들에 딱 들어맞는 이야기다.

건전한 경제 도덕 생활, 사회륜리 생활, 화목한 가정 생활(10)을 완성하기 위한 동네 히어로 캐릭터의 판사 동무가 종횡무진 활약한다.
선반 기술자 남편과 예술단 가수 아내의 불협의 가정을 중심으로 여러 가족들의 일면을 보여주니, 북한이 피부로 느껴지게 된다.

북한의 현대 소설이 이리도 교훈적인 내용을 담는 것, 인민을 계도 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는 어쩌면 당연한 일이겠거니와, 비슷한 시기의 남쪽 소설들도 뭐 크게 달랐나 하면 그런것 같지는 않다.
다만 ‘미국놈들의 폭격에 부모를 잃은(75)’ 캐릭터도 깨알같이 등장하니 ‘북’이라는 조건을 끊임없이 떠올리게 한다.
오히려 여성의 사회 참여가 적극 독려되는 공산주의의 모습이 젠더의 견해차 보다는 세대의 견해차에 대해 고민한 흔적들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사회적 인정욕구가 큰 여성에게 불이익을 주려는 나이든 지도원에게 판사가 준엄한 꾸짖음을 내리고 지도원은 깊이 반성하며 시정케하는 모습이나, 연구의 어려움을 겪는 선반공에게 양질의 모래를 퍼다주기 위해 차가운 강물에 발을 담그는 판사의 모습이나, 제대로 된 논공행상을 하지 않은 비리 공무원을 꾸짖는 판사의 모습 등은 판사와 변호사와 검사의 역할을 동시에 주고 있는 듯도 보인다.
근대적 사고와 가부장적 사고를 구태한 것으로 여기고 사회주의 사회의 모범을 향해 굳건히 인민을 인도하는 판사에게 화이팅 하라고 전하고 싶고, 판사라는 존재가 아닌 이웃으로 벗으로 다가서고 싶은 그 마음은 잘 알겠으나 나는 사양하고 싶고.... 뭐 그런 생각들이 들었다.

해설에서 북한 소설은 러시아, 중국, 유럽(물론 북미 남미도)의 영향없이 발전해온 특이한 겨레말 소설이며 독자성이 있다고 평하였는데, 타 문화와의 교류와 영향이 없는 것이 과연 긍정적인가 의문이 든다.
상호작용과 비판, 수용은 문화의 중요한 요소다.
국가라는 공동체의 이익과 인민의 교화에만 목적이 있는 특이점은 있겠으나, 긍정적 문화라고는 말하지 못하겠다.

동네 해결사 판사를 존경해 따르는 착한 공동체가 과연 존재할까 싶고, 한편 그런 순수한 세계가 있으면 싶기도 하고... 뭐 그랬다.

‘리혼’을 주제로 만난 북한 소설은 그런 생각들을 남겨 준다.

- 낡은 과거가 여기에 무슨 상관이 있어요. 생활은 오늘이고 앞에 있어요. - 63

- 남편과 갈라지는 것은 단순히 법정에서 판결과 실무적 수속을 기다리는 일이 아니였다. 순희는 자기가 마치 도덕의 저울대 우에 올라앉아 있는 것 같은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자기의 가정이지만 가정을 해치는 일은 개인의 일이 아니였다. 마을과 주위와 직장의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두고 지켜보는 사회적 일이였다. 그래도 기어이 욕망을 실현하자면 녀성의 아름다움과 명예인 정신도덕적인 모든 것을 잃어야 할 것 같았다. 그리고 사회라는 큰 가정에서도 쫓겨나야 할 것만 같았다. - 168

- 삶의 참의미를 묵살하는 거나 같지 않습니까. 가정불화가 있다 해서 녀성에게 그런 정신적이고 인격적인 처벌을 주 수는 없습니다. 재능은 사람의 인격을 구성하는 데서 주요한 부분입니다. 재능이 피여나는 길을 막는 것은 우리 법이 허용하지 않습니다. - 171

2019. j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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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처럼 사라진 남자 ㅣ 마르틴 베크 시리즈 2
마이 셰발.페르 발뢰 지음, 김명남 옮김 / 엘릭시르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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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마르틴 베크 시리즈인 <로재나>를 흥미롭게 읽고도 후속 독서를 이제야 하게 된다.
자꾸 읽고 싶은 책들이 끼어드는 통에.

스웨덴이 배경인 소설이지만 이번 편의 이야기는 상당 부분 마르틴 홀로 헝가리에서 수사(라고 쓰고 얼쩡대기라고 읽음)를 한다.
아직 비행기 안에서 흡연이 가능하고 보고서는 타이프로 치던 시절의 경찰 시리즈 물이고 사건이라는게 존재하는지 조차 모호한 상태로 187페이지까지 읽어야 한다. 그 지점까지 이르러야만 제 발 저린 범법자들과 ‘드디어’ 물리적 충돌이 일어난다. 그것이 마르틴 베크 시리즈의 묘미!
사건은 존재한다는 것이 밝혀진 이후에도 오랫동안 진척없는 수사(라고 쓰고 돌아다니기라고 읽음)가 계속되지만 그것이 마르틴 베크 시리즈의 묘미! 라고 한 번 더 말해 본다.

그리고 나는 다음 시리즈 읽어야 겠다. :)

- 이 사건에는 뭔가 근본적으로 잘못된 점이 있었다. 분명히 뭔가 정상적이지 않은 점이 있었다. 그게 무엇인지는 그도 알 수 없었다. - 100

- 경찰은 직업이 아니지요. 사명도 절대로 아닙니다. 저주입니다. - 195

2019. j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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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노인의 일기 ㅣ 쏜살 문고
다니자키 준이치로 지음, 김효순 옮김 / 민음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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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발 아래 다다른 노인은 더 이상 염치고 체면이고 없다. 이상적인 인간의 모습인 여인을 눈 앞에 두니 인륜따위는 하찮았을지 모른다.
이 늙은이가 과연 미친걸까? 라는 의문은 금새 지워졌다. 미치지 않은 것이다. 다만 사쓰코만을 제외한 모든 것을 내려놓았을 뿐 아닌가.

정작 이 미친 것만 같은 노인네의 바람에 맞장구를 쳐주고 있는 며느리는 무슨 마음일까?
병든 노인네를 골려주고 싶은 나쁜 마음인가? 그런 노인네라도 연민을 가진 휴머니즘?

이 미묘한 정서의 이야기를 일본색이라고만은 표현할 수 없을 것 같다.

다니자키를 쭉 읽어오면서 퇴폐에 대한 어떤 의미를 조금 갖게 되었는데, 그런 나조차도 그 범주에 욕망에 이글대는 노인을 넣어보진 않은 것 같다. 이것도 편견이겠지.. 라는 생각이 든다.

처절하기도 하고, 그냥 변태 노인네 같기도 한 어떤 생.

다 읽고 나니. 표지가 참으로 적절하게 변태적인 포인트를 잘 담아냈다.

- 만약 지금 세상에 오덴과 같은 여자가 나타난다면 오히려 그런 여자의 손에 걸려 죽는 것이 행복할지도 모른다. 이렇게 생사람을 잡는 듯한 수족의 통증을 견디며 사느니 차라리 눈 딱 감고 잔혹하게 살해당했으면 한다. - 36

- 승리하여 의기양양한 사쓰코의 얼굴을 보니, 아픈 것이 몹시도 즐겁다. 말년의 거처 따위를 짓느니 이게 훨씬 더 좋다. - 88

- 어머니가 돌아가신 1928년에서 햇수로 33년 후에 아들이 이런 미치광이가 되고, 이런 손자 며느리가 자신의 집안에 들어오게 되리라고 꿈에라도 생각하셨을까? 나도 일이 이렇게 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 97

- 그녀의 환심을 사기 위해서라면 부상을 당해도 억울하지 않다. 그 부상이 원인이 되어 죽음을 초래하더라도 오히려 바라는 바다. 하지만 그녀에게 짓밟혀 죽는 것이 아니라 그녀의 개에게 짓밟혀 죽는다면 그것은 견딜 수 없다. - 113

- “어때? 이 얼굴?”
“참, 뭐라 말할 수 없이 늙고 추한 얼굴이군.”
나는 거울 속의 얼굴을 보고 난 다음 사쓰코의 자태를 보았다. 아무리 봐도 이 둘이 같은 종류의 생물이라고는 믿기지 않았다. 거울 속 얼굴을 추악하다고 생각하면 할수록, 사쓰코라는 생물은 더욱 더 한없이 우수해 보였다. 나는 거울 속 얼굴이 더 추악해지면 사쓰코가 지금보다 더 우수해 보였을 텐데, 하며 유감스러워했다. - 117

- 어차피 나는 신불을 믿지 않는다. 내게 하느님이나 부처님이 있다면 사쓰코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사쓰코의 입상 아래 묻히는 것이 내 소원이다. - 165

2019. j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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