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왔다 낮잠을 자고 꿈에서 누군가와 싸웠다짐승의 털이라도 가진다면 웅덩이게 몸이라도 던지겠지만젖은 베개를 털어 말리고 눅눅한 옷가지에 볼을 부비다 너의 아름다움이온통 글이 될까봐 쓰다만 편지를 세탁기 넣고는 며칠을 묵혔다 - 오병량, <편지의 공원> 중.시집을 꽤 자주 사서 읽지만 아직 시는 잘 모르겠는 나에게 매우 좋았고, 좋을 것같은 티저 시집.티저라니.. 앞으로 구매할 문학동네 시인선을 고르는데 매우 유익하다. 모두 읽으면 좋겠으나 시 초심자의 입장에서 그렇다는 말이다.인용을 모두 하기엔 좋은 시가 너무 많아서 이만...나무에게 남은 게 이름뿐이라도 계절이 되면 잎이 돋고 떠나갔던 것들 돌아오는 모양이라 조금은 미련을 남겨두어도 괜찮아서 좋다 - 김정진 <버드맨> 중.심란한 구석에 손목을 내리고 문득 멸망한 유물론자처럼 앉아 있어요저녁은 친절하고, 사월은 불길하니까환하게 염불을 외며교양 있게 슬퍼하는 거야미쳐도 곱게 미치는 거지 - 이용한, <불안들> 중.2017. de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