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는 사람
최정화 지음 / 은행나무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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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없는 사람인지는 명확한데.

누가 없는 사람인지는 불분명하다.

애초에 싸우는 사람들의 시점이 아니어서 그럴지도.

작가의 말에 이부에 많은 것을 기대하거나 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가장 자유로운 캐릭터가 되어 버렸다는 말이 크게 와 닿았다.

자유로운 개새끼... 라고 생각하면서.

무지하고 의지없는 용역의 눈으로 바라본다면 세상은 참으로 한심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서.

한 겨울 차가운 농성장 바닥에 앉아있는 기분으로 읽었다.

나라니. 무오는 돈을 받고 남의 뒤를 쫓으며 미행이나 하는 잡역부에 불과하고 그는 나와 전혀 다른 사람이다. 그는 싸움꾼이다. 그것도 어마어마한 규모의 공장과 싸우는 싸움꾼이다. 무오는 꿈도 꿔본 적이 없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그러니 그가 도망쳐서는 안 된다. 그는 도망을 칠 수 없다. 도망을 쳐서는 안된다. 나라니. 그는 나와 비교할 수 없는 사람이다. 무오는 도트가 도망을 칠 수 있다는 것을 단 한번도 상상하지 못했다. - 94

니가 가진거 다 걸었는데 그 싸움 그만두고도 괜찮을 것 같아? 그만두면 살 것 같지? 아니 너 지금 싸우니까 살아있는 거야. 그러니까 더 싸워. 계속 싸워. 나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너 이해 못하지만 니가 끝까지 싸워서 이 싸움 이기면 그땐 너 이해할게. 그래서 니가 나도 포기하고 애들도 포기했구나, 이렇게 이기려고. 그래서 그랬구나 싶을 거 같애. 근데 너 여기서 그만두면 내가 너무 억울하잖아. 어차피 끝까지 가지도 못하고 그만둘 싸움 때문에 헤어졌다고 생각하면 내가 너무 억울해서. 그러니까 너 그만두지 마. 끝까지 싸워. - 105

‘착각하지 말자. 나는 농성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돈을 벌고 있다.‘
다시 한 번 그렇게 중얼거렸다. 자꾸만 헛갈렸다. 자기가 농성대의 일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착각 속에서 무오는 진짜 금아기획에서 일을 했고 불시에 해고를 당했고 복직을 위해 동료들과 함께 싸우고 있었다. 무오는 그들이 사용하는 말투를 조금씩 닮아가고 행동거지도 비슷해지고 있었다. 자기가 싸우는 사람이라는 기분에 도취되기도 했고, 실제로 헬기에서 최루액 봉지를 떨어뜨릴 때는 진짜로 격분해서 새총을 쏘아댔다. 자신이 자기 옆에 있는 이들과 같다고 느꼈다. 실제로 그들과 함께 눈물을 흘렸고 그들과 함께 웃었다. 대체 뭐가 다르단 말인가. - 197

조용히 나가주세요. 그리고 다시는 나타나지 말아주세요. 김무오 씨, 우리, 여기 있는 사람들은 모든 걸 이 싸움에 다 걸었습니다. 우린 정말 여기에 다 걸었어요. 자기뿐만 아니라 그 가족들까지도요. 다 걸었어요. 전부를 걸었습니다. - 209
2017. M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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