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기하학 ㅣ 존 치버 단편선집 4
존 치버 지음, 황보석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이상한 일이지 캐릭터들은 내가 좋아할 만한 구석이 정말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가 없을 정도로.

꼬여있거나 경직되었거나 차갑거나 분열적인데.

짧은 이야기가 끝날 때쯤이면 동화? 까지는 아니어도 매우 연민하게 된다.

어쨌거나 존 치버의 캐릭터를 집어던지는 방식의 전개는 매우 좋다.

다음에 그가 책상에서 일어나 내가 서 있는 곳으로 왔다. 그러고는 내 어깨에 팔을 두르더니 나를 끌어안았다. ˝걱정 마시오.˝ 피넘브러가 말했다. ˝쇠퇴는 우리 모두가 직면해야 하는 거니까. 나는 내 차례가 왔을 때 당신처럼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었으면 좋겠소.˝
˝틀림없이 그렇게 될 겁니다.˝ 그런 다음 나는 그 사무실에서 나왔다. 그리고 남자 화장실로 가 칸막이 한 칸에 들어가 문을 잠그고 울었다. 나는 피넘브러의 부정한 술책 때문에 울었고, 다이나플렉스의 운명 때문에 울었고, 내 비서 -여가 시간에 단편소설을 쓰는 총명한 노처녀-의 비운 때문에 울었다. 나 자신의 고지식함과 순진함이 한심해서 비통하게 울었고, 내가 삶의 명백한 사실들에 매몰될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울었다. - 138, 대양 중.

자동 응답기에도 그에게 걸려온 전화는 없었고 또 그에게 온 우편물도 없었다. 그는 외로웠다. 그리고 비참하다기보다는 어리둥절했다. 그것은 그가 현실 감각을 잃었기 때문이 아니라 그가 본 현실이 타당성과 균형을 잃었기 때문이었다. - 210, 사랑의 기하학 중.

2017. J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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