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조금 이르게 읽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앞뒤없이 드는 생각.그래도 오너라, 속상하게 지나간 날들아.어리석고 투명한 저녁이 비에 젖는다.이런 날에는 서로 따뜻하게 비벼대야 한다.그래야 우리의 눈이 떠지고 피가 다시 돈다.제발 꽃이 잠든 저녁처럼 침착하여라.우리의 생은 어차피 변형된 기적의 연속들,어느 해였지?준비 없이 떠나는 숨 가쁜 봄날처럼. - 봄날의 심장 중.사람은 일어서고 싶다고 아무 데서나 일어설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수천 년의 역사가 흔들어 깨워도 일어설 수 없는 무거운 때와 장소가 있다는 것을 배웠다. - 잡담 길들이기 13 중.젊은 날, 들개처럼 헤매며 살다가 낯선 땅에 쓰러진다 해도 내가 한 때 강제로 잃었던 자유만은 절대로 놓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자유는 좀 추운 구석이 있다. 아무 데나 적당히 기댈 수 없어서 일까. - 본문 중.2016. De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