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하게 흐르는 이야기라 조금은 지루했다가, 한 편으론 매혹적이었다가를 반복했다.여름별장 사무소의 조용하고 평온한 일상이, 그 안에 가만히 자리잡은 열정이왠지 향수를 불러일으킨다고나 할까.분량도 꽤 되고, 이야기도 정적이어서 덕분에 가루이자와의 여름을 충분히 상상할 수 있다.역자도 언급했듯, 사실관계에 기반한 이야기라서인가, 더더욱.한 시대의 성쇠가 흘러가는 것을 보면서, 조금은 마음이 늙은 기분도 든다.먹고 자고 사는 곳이라고 한 것은 참 적절한 표현이야. 이들은 뗄 수 없는 한 단어로 생각해야 돼. 먹고 자는 곳에 관심 없이 사는 곳만 만들겠다는 것은 그릇만 만들겠다는 얘기잖아? 그러니까 나는 부엌일을 안 하는 건축가 따위 신용하지 않아. 부엌일, 빨래, 청소를 하지 않는 건축가에게 적어도 내가 살 집을 설계해달라고 부탁할 수는 없어. - 1062016. O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