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지 마, 죽지 마, 사랑하게 될 거야 ㅣ 은행나무 시리즈 N° 20
권혜영 지음 / 은행나무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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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 주체성을 갖고 싶은 만화 속 인물과 현실 세계에서 조우하게 되는 우당탕 소동극.
꿀잼이다.

캐릭터에 묘한 생동감이 있는데 그것은 맑눈광 타입의 생동감. 그 비율이 아주 적절하게 어우러진듯싶다.
그 생동감이 미련 없이 그만두고 싶은 한 번의 생을 마감한 경력직임에서 오는 생동감이라고 느껴져서 더욱 그런 듯.

주인공의 오타쿠 설정에 등장하는 소재들을 최근 스토리 캠프 시청 덕에 대부분 알아들을 수 있어서 홀로 뿌듯했다. ㅋ

은행나무 노벨라 시리즈에 흥미가 생겼다. 다른 책도 읽어보고 싶다.

- 천국과 지옥. 창조주와 염라대왕. 삼도천과 환생 사실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믿는 건 없었다. 죽으면 끝이지. 나는 이제 흙이 될 것이다. 머릿속에서 독백이 끊이지 않는다. 멈추고 싶다. 쉬고 싶다. 안녕 세상아. - 8

- "이거 이세계 회귀물이잖아."
그러니까 블랙기업의 야근 머신이었던 나는 방금 죽었고 남산타워가 보이는 멋지고 큰 회사로 이직 회귀한 것이다. 이번 생도 역시 글러먹은 걸까? 또 직장인이라니? 우울하다. 왜 하필이면 오피스 회빙환일까. 대감집 노비로 캐릭터가 강화되긴 했지만 어쨌든 노비는 노비다. 결국 노비로 다시 살아야 하는 것이다. 악역 영애로 환생해서 북부 대공과 사랑에 빠지면 멋졌을 텐데. 마물을 사냥하는 던전 게임 속이라면 어땠을까. 생존력이 없어서 금방 죽었겠지만 그것 나름대로 나쁘지 않은 결말 같은데. 그편이 훨씬 모험 넘치고 환상적이었을 텐데. 오피스라면 지긋지긋했다. 그도 그럴 게 나는 일을 하다가 죽은 사람이다. - 15

- 누리 씨가 이렇게 살아온 건 누리 씨의 탓이 아니다. 이런 엉터리 만화를 그린 작가 탓이 크다. 아무튼 그녀의 연봉과 얼굴을 이런 식으로 오남용해선 안 된다. 이젠 내가 물려받았으니 알뜰살뜰하게 써보고자 한다. - 26

- 그리고 그렇게 살다가 38세의 나이에 죽음에 이르렀다. 죽고 나니 알게 됐다. 그렇게 살면 죽는다는 것을. - 28

- 어른이 된다는 건 무엇일까. 마음의 성장일까? 젊었을 때보다 돈을 더 벌어서 세금을 더 내는 걸까? 그 둘을 모두 갖추어야 어른이 되는 걸까? 소연은 10년 전에 비해 자신이 얼마나 어른이 됐을까 가늠해 보았다. 세금은 그때보다 많이 내고 있긴 하지만...... 마음은 어떨까. 애초에 성장이란 게 무엇일까. 어떠한 풍파와 시련이 닥쳐와도 초연한 마음가짐으로 이겨내고 살아내는 것? 생활 면에 있어서 좀 더 책임감을 가지고 매사에 충실히 임하는 것? 소연은 잠시 고민하다가 결론을 내렸다. 
나는 퇴보했다. - 136

- 일에 지쳐 있고, 돈에 시달리고, 좋아하는 것에 과몰입하고, 외롭고, 사랑에 대해 잘 모르고, 이상한 욕망을 품게 되더라도 끝끝내 어떤 핵심 하나를 남겨두어야 나는 살 수 있을까?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자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오래도록 좋아할 이야기, 편하게 돌아갈 수 있는 장소, 그곳에 문을 열고 들어가면 "왔어?" 하고 말해주는 누군가. - 작가의 말 중

2026. au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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