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 아래 올리브 ㅣ Untold Originals (언톨드 오리지널스)
김초엽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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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질문하며 살아야 한다는 각성.
선을 긋는 일, 선을 넘는 일, 선을 지우는 일 
이 모든 것에 대한 질문이자 답을 찾는 이야기.

이레에게 닥친 위기를 오랜 인연의 솔민과 함께 풀어가는데, 반 정도에 이르기 전까지 여전히 모든 게 의문인 채로 지지부진하게 진행된다는 점이 약간의 단점이다.

후반에 '준'의 존재와 그와 관계된 인물들이 모이면서 몰입도가 올라가게 되지만.

마음을 갖게 되는 준의 존재를 보면서
영혼을 갖는다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된다.

- 이런 외곽 지역은 공식 관측망이 멀리 떨어져 있어 측정 사각지대가 넓다는 점에서 필요성은 높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설치에 손도 많이 가고, 무엇보다 자료가 1년 치는 쌓여야 도움이 될 터였다. 이레조차 확신 없이 왔다는 점에서 이장님이 '젊은 사람들의 무책임함'을 지적한 건 사실 방향이 맞았다. 그래도 이레는 이런 일도 가끔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가능성을 믿고, 일단 해보는 일들. - 18

- 조금 허전하긴 했지만 이레는 올리브나무의 행방을 굳이 묻지 않았다. 원래 거기 없어야 할 것이니까. 이레는 세상 모든 것을 사랑하려고 애쓰는 편이었지만, 이 세상에는 관심이 필요한 일들이 이미 너무 많았다. 나무보다는 사람의 일들 말이다. 마음이 있고, 슬퍼하고, 도움이 필요하고, 고통받는 사람들. - 20

- 이레의 합성뇌를 둘러싼 논쟁은 물질 자체보다 소위 '영혼'이라는 문제로 향해 있었다. 가톨릭계가 관심을 두는 지점도 거기였다. 한마디로 합성뇌에도 영혼이 깃들 수 있느냐는 질문.
그러니까, 영혼을 증명하는 건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가? - 106

- 목소리는 나직하게 이레를 다독였다.
이해할 수 없어도 괜찮다고.
세상은 너무 넓고 한 사람의 마음도 세상만큼 넓어서, 작은 인간의 영혼은 그 안에서조차 길을 잃는 것이 당연하다고.
지쳐서 비명조차 지를 수 없고 무언가를 물을 기력마저 바닥난 그 순간, 이레는 문득 너무나 무한해서 영원히 이해할 수 없는 존재를 떠올렸다. 그 존재는 이레가 태어나기 전부터 이레를 알았고 끝까지 사랑하겠다고 약속했다. 오랫동안 버려져 있던 공허한 마음으로 어떤 갈망이 흘러들기 시작했다.
이레는 필사적으로 생각했다.
세상에 무언가 환한 것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절대적으로 환하고 밝은 것이요.
그리고 의미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의미 없는 모든 것을 견딜 수가 없어요.
그 모든 죽음이, 그 모든 사랑이, 그 모든 오해가 무의미하지 않다고 말해주는 어떤 영속적인 존재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 241

- 있잖아. 가끔은 문제가 너무 크고 압도적이어서, 거기 눌려서 숨을 못 쉴 때가 있어. 그러면 나는 작은 것부터 보려고 해. 잘게 쪼갠 조각 같은 거. 더 단순한 질문. 큰 문제를 풀려고 하지 말고, 그냥 작은 문제를 푸는 거야. 그러면 그게 어디로 가야 할지 말해 주기도 하니까...... - 261

- 당신은 이 세상에 대해 아직도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
영원히 알아낼 수 없을 것들.
어쩌면 죽음은 끝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 암흑 속에 무언가가 있을지도 모른다.
당신이 여기에 존재하게 된 것에는 의미가 있는지도 모른다.
당신에게는 그것을 알아내기 위해 영혼이 필요하다.
죽음 이후에도 이어질 영혼이.
또다시 사랑한다고 소곤거리는 목소리들. 지지직거리다 식어 버리는 말들. 붙잡아도 달아나버리는 웃음들.
어떤 지식도 당신에게 영혼이 있다고는 말해주지 않았다.
하지만 그건 당신의 마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미지근한 포옹. 옅은 숨결. 쏟아지던 빗소리. 축축한 손.
전부 허구였지만 당신에게만큼은 진실했던 그 모든 순간들.
당신은 이 여정이 향해가는 곳을 알 것 같다.
불빛이 꺼지기 전, 당신은 생각한다.
유기물 덩어리 위에 일어난 단 한 번의 점화.
천천히 타오르다 마침내 사그라드는 불꽃.
이 지극한 재현 불가능성이 영혼이 아니라면, 달리 무엇이란 말인가? - 305

- 내가 속한 공기에 대해 생각했다. 세상을 바라보는 이 결함 많은 관점과, 그 결함을 알면서도 벗어날 수 없는 작은 수조 속. 그래도 그 밖에 무언가 다른 게 있다는 걸 알고 싶었다. 나의 언어로, 나의 믿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것들. 그럼에도 거기 있다고 신호를 발신해오는 것들.
증명할 수 없음을 알면서도, 그것을 끝내 믿기로 선택하는 일에 대해 생각하며 썼다. - 작가의 말 중

2026. aug.

#태양아래올리브 #김초엽 #자이언트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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