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산문이지만모두 시다.시가 느껴지지만다만 같은 풍경을 보고있다는 감각은 부족하다. 왤까.- 이 골목에서 꽃이 피고 꽃이 지고꽃 진 자리에 벌 모양의 꽃받침이 바싹 말라 부스러져가는 것을오래오래 기억해두었다가네가 돌아오면 얘기로 들려줄게.너에겐 내 얘기가 시시하겠지만나에겐 너의 이야기 사이사이에 깃든. - 26- 자꾸 원치 않은 길 위에 서서 원치 않은 방향으로 이끌려 가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매번 애를 쓴다. 욕망을 점검하고 취사선택을 하느라. 방향을 측정하면서 이탈과 탑승의 타이밍을 체크하느라. 나다움을 지키기 위해 지나치게 용의주도해지고 지나치게 예민해진다. 그래서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피로하고 피로하다. 조여오는 것들에 적절하게 저항하는 것만으로도 지치기 일쑤다. - 31- 아무것도 안 하는 무쓸모한 사람이 되기에는 기가 가장 적당했다아, 잘 살았어하면서둥둥 떠나고 싶었다. - 2212020. de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