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넬로피아드 - 오디세우스와 페넬로페 ㅣ 세계신화총서 2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김진준 옮김 / 문학동네 / 2005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망자들 리뷰를 정리하다 기가 막혀서(핵노잼이라...) 진정한 망자의 노래라면, 이 책이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페넬로피아드, 정숙한 아내 페넬로페와 교수형에 처해진 열두 시녀, 그들의 노래 말이다.
망자인 채로 생전의 습벽들 그대로의 모습으로 괴기스럽게 등장할 때 마다 팀 버튼 영화 어떤 장면장면들이 떠올랐다.

늘 새로운 소식, 여행, 모헙을 갈구하는 방랑자의 정숙한 아내라니... 일단 기본 레벨이 높은 현대에 적용해도 무리없이 현모양처의 표본인 페넬로페를, 그녀의 진짜 속마음 대 방출이라는 형태의 이차 창작물로 만들어 몹시 설득력있는 이야기로 완성시켰다.

화룡점정은 후반부 저승의 법정에 선 시녀들의 고통어린 호소에 대변하려하는 아테나 여신에게 판사가 한 말이다. ‘이봐요, 아가씨!‘ ㅋㅋㅋㅋ 환멸... 대환멸...ㅋㅋㅋㅋㅋ

사실 이야기의 큰 축인. 열두 시녀의 이야기는 여러모로 환기가 된다. 그들은 가장 만만한 본보기, 가장 효과적인 시각적 자극이자 충격이지 않은지.
이 세상의 시각을 대변하는 그런 장치.

남성들의 신화 속 여성들의 아우성은, 지금과 뭐가 얼마나 많이 다른가.

애트우드가 문학적 지향이 아닌 결과로서의 페미니즘 문학으로 평가 되어야 한다는 말에 동의한다.

- 나는 줄곧 교살당한 그 시녀들을 잊을 수 없었는데, [페넬로피아드]에 등장하는 페넬로페도 그들을 잊지 못해 괴로워한다. - 머리말 중

- 나는 그이를 위해 정절을 지키지 않았던가? 온갖 유혹, 아니 강요에도 불구하고 그이를 마냥 기다리고 또 기다리지 않았던가? 그런데 이야기의 공식 판본이 널리 알려지자 결국 내 꼴이 뭐가 되었나? 교훈적 전설. 딴 여자들을 매질할 때 써먹는 회초리. 어째서 너희들은 페넬로페처럼 사려깊고 믿음직스럽고 참을성 많은 여자가 못되는거냐? 그것이 정해진 대사였다. 가객들도 그랬고 이야기꾼들도 그랬다. ‘제발 나처럼 살지 마요!‘ 나는 여러분의 귀에 대고 이렇게 외치고 싶다. 그렇다. 바로 당신에게! - 20

- 신들은 내가 고통받기를 원하지 않는다더니 말짱 헛소리였다. 신들은 모두 희롱하기를 좋아한다. 나는 신들이 재미삼아 돌을 던지거나 꼬리에 불을 붙여 괴롭히는 주인 없는 개와 같은 신세였다. 신들이 맛보고 싶어하는 것은 짐승의 기름이나 뼈가 아니라 우리의 고통이다. - 152

2020. o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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