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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임보일기
이새벽 지음 / 책공장더불어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임보란 이런 것이다를 다정하게 그려 보여준 책.
먼저 고양이별로 떠난 아이의 이야기와 현재 가족인 아이들, 다섯마리의 치료가 필요한 아이들의 소소한 일상이 그려져있다.
한없이 귀엽고 사랑스럽지만 그만큼 세심한 노력으로 보호하고 치료하고 새 가족을 만날 수 있게 한다는 일이 얼마나 큰 무게를 짊어지는 일인지.
sns를 하다보면 하루에도 보통 열건 정도의 임보 홍보 입양 홍보를 접하게 되는데, 할 수 있는 선에서 홍보에 아주 미약한 보탬이 되는 행위를 할 뿐, 마음을 두지 않으려 노력하는 편이다. 유독 눈길이 가는 아이들도 꽤 자주 마주치지만, 지금은 마음만으로 섣불리 생명을 책임지면 안된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어서 괴롭기도 하다.
최근에는 곧 철거 예정인 이문동 동네 냥이들을 보았다. 오래 전 부터 그 지역에서 냥이들을 돌보던 여러 사람들의 선의와 그를 돕는 행동들이 모여 새 가족을 하나 둘 찾는 모습에 마음이 너무 좋았다. 세상 사람들이 행동은 못하더라도 마음만은 그런 분들과 함께 하면 좋겠다 생각한 순간들.
이 책도 등장하는 냄새나는 귀여운 놈들 다섯이 모두 가족을 찾는 해피엔딩이라서 행복하게 마무리 할 수 있다.
- 시로를 만나기 며칠 전 동화책 삽화 계약을 했다. 집을 나온 고양이들의 가족을 찾아주는 고양이 탐정이야기였다. 1권에서 집을 잃은 아이는 흰털의 페르시안 고양이였다. 그리고 원고를 받아 읽은지 얼마 되지 않아 트럭 아래에서 비에 젖어 축처진 하얀 털의 페르시안 고양이 시로를 만났다. 소설을 읽으며 자란 아이는, 그럴듯한 우연을 만나면 거절할 수가 없다. 탐정 소설에 권총이 나왔는데 쏘아지지도 못하고 퇴장당하게 만들 수는 없지. 차에서 내려 걸어가 트럭 밑에 웅크리고 있던 녀석을 잡아채 품 안에 넣었다. - 75
- 장군이를 살리고, 그 일로 여러 사람에게 칭찬을 받을 때까지는, 정말 그런 줄 알았다. 내가 느끼는 뿌듯함에 근거가 있는 줄 알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모호해졌다. 육식동물을 살리면, 그 동물이 살아있는 내내 누군가는 죽는다. 고기가 되는 가축이나 지구온난화에는 안 좋은 소식일 거다.
어쩌면 고양이들이 너무 많이 죽고 있기 때문에, 한둘 살리는 것에 더 이상 가치를 느끼기 어려워진 것일지도 모르겠다. 구조에 실패하기도 하고, 눈앞에서 고양이의 죽음을 목격하면서 감정에 압도당한 건지도 모른다.
아니면 단순히 우울한 걸 수도 있다. 장군이가 떠나고 난 후로, 내 어떤 부분은 좀처럼 회복이 되지를 않는다. - 147
- 입양자들에게 아이들의 새 이름에 대해 들을 때마다 기뻤다. 새로운 종류의 기쁨이었다. 이렇게 형태가 없으면서도, 단단한 존재감의 무엇을 가져본 적이 없다.
2020. j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