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수 없는 강간 이야기 - 피해자 없는 범죄, 성폭력 수사 관행 고발 보고서
T. 크리스천 밀러.켄 암스트롱 지음, 노지양 옮김 / 반비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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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는 이제 울먹이지 않았다. 위탁 기관 간사는 ‘그래서 말인데, 너 강간당한게 맞니?‘라고 묻는다. ‘그래서 말인데, 너 강도 당한거 맞니?‘라고도 물을 수 있나? 그래서 말인데...라니.
전 세계 강간 무고죄 연대기의 기록에는 1674년부터 공식화된 사건만 1188건이라고 주장한다.
강간 허위신고, 거짓말쟁이들의 몰염치한 행태라고 말이다. 그런 식으로 피해자 입에 재갈을 물리고, 가해자들의 연대를 공고히 하던 그런 더러운 역사의 기록이 아닌지.

그런 측면에서 다른 관할이지만 형사들이 공조하여 사건을 집요하게 파헤치고, 이차 가해를 저질렀던 경찰은 스스로를 부끄러워하는 결말은 아름다운 편이다.
‘피해자 다움‘이 얼마나 엉망진창인 말인지 이제는 그 인식이 조금 나아졌지만, 여성의 육체가 사건현장인 성폭력에 정의가 얼마나 실현되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하면 아득하다.

마리의 사건은 unfounded, 사실 무근이라는 섣부른 결론으로 마무리되어 그녀의 삶을 파괴한 사건이다.
결국에 실현된 정의, 밝혀진 진실이 있다해도 마리의 파괴된 삶의 그 영역은 영영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

우리의 현실 속에도 수많은 마리가 존재할 것이다. 그들을 잠깐 떠올리는 일만으로도 마음이 답답해져온다.

- 마리는 성폭력 피해자가 오히려 기소 당하는 이례적인 경우였지만 사실 전국적으로 이와 비슷한 일이 전혀 일어나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었다. 이는 일부 경찰서에서 성폭력 신고자를 불신하고 때로 적대하기까지 한다는 사실을 반영한다. - 292

- 내가 한 것이라곤 살아 남은 것뿐인데 나는 살아 남았다는 이유로 범죄자 취급을 받았다. - 294

- 강간이라는 범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경찰이 도달할 수 있는 목적지는 하나 뿐이다. - 297

- 마리의 사건은 경찰의 회의주의가 얼마나 자기충족적인 예언일 수 있는지 보여준다고 했다. 안타깝게도 피해자를 취조하듯 신문하고 진술의 불일치를 따지는 것은 그저 피해자를 입 다물게 하고 진술을 번복하게 함으로써, 많은 성폭력 고소가 사실 무근으로 끝난다는 법 집행기관의 편견을 강화하게 된다. - 353

2019. S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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