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년 여대 기숙사. 그 안에서 볼 수 있는 모든 풍경이 현재의 여성 담론안에 모조리 있다. 아니 그때부터 지금까지 어떤 변화도 없이 그래왔다고 할 수 있겠다. 40여년이 지나도 멈추지 않는 불화의 이야기들.대학 졸업자 취업률이 96.4퍼센트 였던 시절에도,그런 호황의 시절에서 조차도.이야기 속 주인공들인 여성들은 취업률이 26퍼센트였다.기대한 바에 비하면 감흥은 좀 덜했지만, 그 시절을 겪은 세대에겐 묘한 느낌일지 모르겠다.- 갑자기 큰 소리로 목청껏 뭔가를 외치고 싶었다. 이를테면 명멸, 여로, 폭풍, 쾌활처럼 내가 말하고 싶었으나 발음하기 어려운 단어들을. 그리고 입안에서 맴돌다 사라져버린 수많은 나의 말들. 환희, 명랑, 축복, 낙원, 영원. 하지만 그래봤자 이 옥상의 어둠과 이불의 장막 뒤에 숨어서 혼자 외치는 것뿐이었다. 누구의 귀에도 다가갈 수 없는 말들이었다. - 110- 그 시절 우리에게는 수많은 벽이 있었다. 그 벽에 드리워지는 빛과 그림자의 명암도 뚜렷했다. 하지만 각기 다른 바위에 부딪쳐 다른 지점에서 구부러지는 계곡물처럼 모두의 시간은 여울을 이루며 함께 흘러갔다. 어딘가에 도달하기 위해서 말이다. 그때 우리 모두는 막연하나마 앞으로 다가올 시대는 지금과 다를 거라고 믿었다. - 1932019. Se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