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하고 냉랭한 회고, 한 세대 혹은 두 세대, 한시대가 짜부라드는 모습들이 압축되어 각각의 단편마다 담겨 있는 것 같다.속절 없이 세월을 보내는 사람들의 이야기일까. 서늘하게 인생을 이야기 하고 있지만, 불편한 지점을 불쾌한 것으로 마무리 짓지는 않는다. 어떤 행위를 하고 있건 간에 정적인 느낌을 주는 캐릭터들이 마음에 오래 머문다.- 무엇이든 조금씩 변하고 있었다. - 11, 소년이로- 특별한 일보다 우리가 더 많이 겪은 것은 의미없이 흘러간 지루한 시간들이다. 우리는 기억에 남지 않을 하루하루를 함께 보냈다. 별처럼 반짝거리는 순간만 인생인 것은 아니니까. 봄날의 지열처럼 미지근한 나날이 오히려 내가 생각하는 인생에 가깝다. - 187, 잔디2019. 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