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향수 ㅣ 밀란 쿤데라 전집 10
밀란 쿤데라 지음, 박성창 옮김 / 민음사 / 201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읽어야 할 필요가 생긴 <정체성>을 읽기에 앞서 워밍업으로 골랐다.
불호의 작가는 절대 아니지만 어느 시기를 기점으로 조금 식은? 작가여서 예열이 필요했으므로.
오랫만의 밀란 쿤데라로 잘 고른 것 같다.
잠시라는 시간으로 한정될 것이 분명해 보이지만 되돌아오는 귀향의 과정과, 여성으로서, 인간으로서 독립의 선언이 그녀에게 일어나고 있는 중이다. 전방위적 독립이 아닌 점은 조금 아쉽다.
다수가 목청껏 외쳐대는 수만의 발언대, 의미없는 백색 소음의 시대.
그 안에 유일한 침묵은 “나”라는 감각이 전반에 뿌려져 있어, 새삼 사람을 고독하게 만드는 글이다.
전체적으로 공감할 수는 있지만, 일면 멈칫하게 만드는 구석도 있고.
어쨌든 다음 책을 읽을 마음이 들게 되는 이야기.
- 체코어로 표현된 가장 감동적인 사람의 문장은 ‘나는 너에 대한 향수를 갖고 있다.’인데, 이는 ‘나는 너의 부재로 인한 고통을 견딜 수 없다.’라는 뜻이다. (...) 이렇듯 어원 상으로 볼 때 향수는 무지의 상태에서 비롯된 고통으로 나타난다. 너는 멀리 떨어져 있고 나는 네가 어찌되었는가를 알지 못하는 데서 생겨난 고통, 내 나라는 멀리 떨어져 있고 나는 거기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지 못하는 고통말이다. - 11
- 모든 예측들은 틀리게 마련이며 그것은 인간에게 주어진 몇 안되는 확실성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이러한 예측들은 미래에 대해서는 틀렸지만 그것을 말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진실을 담고 있으며, 그들이 지금 현재 어떻게 살고 있는가를 이해하기 위한 가장 좋은 열쇠다. - 17
- 나는 이렇게 자문해본다. 오늘 날 ‘오디세이아’를 생각할 수 있는가? 귀환의 서사시는 아직도 우리 시대에 속하는가? - 58
- 지금은 모든 사람들이 노래하고 울부짖기 때문에 그 누구에게도 말을 걸 수 없는 세상, 모두가 날뛰고 춤추기 때문에 그 누구도 그녀에게 말을 걸지 않는 세상이다. - 151
2019. m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