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산드라 (무선) ㅣ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41
크리스타 볼프 지음, 한미희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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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요’ 라고 하는 것이 그녀의 몫이었다.

머리 아프게 등장하는 입에 붙지 않는 이름의 수많은 등장인물들을 걷어내고, 카산드라가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들에 집중하면 ‘고뇌하는 인간’, 윤리가 없던 시절 ‘정의로움을 말하는 자’, 끊임없이 자신에게 물음을 던지는 ‘질문하는 자’가 남았다.
<일리아스>의 주인공인 아킬레우스와 비교하면 그 점들이 더욱 선명해졌다. 영웅의 외양을 한 천둥벌거숭이와 외톨이가 된 진실의 입으로 그려지기 때문이다.

전쟁이라는 극한의 경험은 약자에게 더욱 파괴적이다. 전쟁은 국민을 생각하지 않는다. 전쟁을 수행할 자 외의 잉여인들은 고스란히 그 전쟁의 땔감이 되니, 전쟁을 여자의 이름을 하지 않는다라는 책 제목이 떠오른 것은 자연스런 사고의 흐름이었을 것이다.
신들의 무책임한 참견, 위정자들의 무의미한 자존심 대립, 소유물에 가까운 존재인 여성에 대한 생각이 꼬리를 물고 머리를 물었다.

왜 쉬운 선택을 하지 않는가.
왜 아이네이아스가 내미는 손을 잡지 않는가.
라고 물었지만, 답은 정해져 있다.
카산드라라는 인간은 그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2018. o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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