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심장
캐서린 라이언 하이드 지음, 권도희 옮김 / 서울문화사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인간의 육체 중에서 가장 중요한 기관은 어떤 것일까? 사람의 정신적인 모든 것을 관장한다는 뇌일까? 아니면 인간의 근원이라고 할 심장일까? 과학계에서는 뇌가 인간의 모든 영역을 관장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 이외의 다른 장기들은 그 장기를 평생 몸 속에 달고 사는 사람과 아무런 연관이 없는 단순한 계기에 불과한 것일까?

  예전 어떤 아기 엄마는 아기의 손톱을 잘라주고는 그것을 쓰레기통에 버리기 아까워서 휴지에 싸서 모아두었다는 말을 들었다. 어떤 나라에서는 사랑하는 사람의 머리카락을 소중하게 간직하기도 한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소중한 신체를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도 걸던 우리 조상들의 일화를 생각해보면 뇌가 아니더라도 우리를 이루는 모든 것은 어떤 의미있는 것으로 긴밀하게 연결되어있다고 생각된다.

  이 소설의 출발은 아마 이런 생각에서가 아니었을까? 태어날 때부터 심장이 나빠서 이식이 아니면 더 이상 삶을 지속할 수 없는 소년 비다가 있다. 누군가의 심장을 이식받으려면 사실 그 누군가가 죽어야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비다와 비다의 엄마 애비게일은 할 수 없이 그것을 기다린다. 그리고 드디어 심장이 온다. 그 심장의 주인은 로리라는 이름의 여인이다. 비오는 저녁에 우유를 사러 잠시 나간 로리가 운전하던 차가 미끄러지고 로리는 목숨을 잃는다. 남편 리처드는 그녀의 심장을 기증하고, 그 심장을 받은 소녀 비다에게 애착을 느끼는 자신을 발견한다. 게다가 비다는 리처드를 온 마음을 다하여 사랑한다고 말한다. 비다는 리처드에게 인간의 세포가 기억을 한다는 학설을 담은 논문들을 보여주면서 로리의 심장이 그녀의 몸에서 뛰고 있고, 그 심장은 리처드를 사랑한다고 말한다.

  과연 세포는 기억을 하고 있을까? 그가 사랑한 사람, 그가 사람한 음악과 음식들을 기억할 것인가? 뇌와의 연결이 끊어진 심장은 누구의 것일까? 다행히 소설은 독자들의 평범한 예상대로 흘러가지는 않는다. 리처드는 아내의 죽음을 고통스럽게 극복하고, 비다는 자신의 길과 사람을 찾으려 애를 쓴다. 그렇게 삶이 흘러간다. 리처드와 로리의 심장은 이별할 시간이 필요했던 모양이다.

  인간의 몸이란 신비하기도 해서 과학자들의 말대로 뇌가 기억을 하는지 다른 세포들도 기억을 하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기관을 이식받은 사람이 이식을 한 사람의 습관을 갖게 되는 경우가 없지 않다는 것으로 보아서 아주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만화 <식객>에서도 그런 이야기가 나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심장을 이식받은 사람이 알 수 없는 어떤 맛을 그리워하다가 결국 찾아간 곳이 그 심장을 이식해 준 소년의 부모네 집이었던 이야기였다. 만약에 내 가족의 심장이 다른 사람의 몸에서 뛰고 있다면 그건 어떤 기분일까? 나는 그 사람에게 애착을 갖지 않을 수 있을까?

 

 

< 해당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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