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요리 대작전 - 만화로 따라 하는 자취요리
박성린 지음 / 삼인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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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음식을 내손으로 해야할 때 (대학 1학년 때이니 어언 20여년이 넘었구나.)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나는 친구의 골치덩어리였다.

반찬은 고사하고 밥물조차 맞추지 못했던 나. (결국 친구와의 자취 시도는 며칠 후 무산이 되었다.)어느 날은 질게, 다음 날은 되게 만든 밥을 놓고 한숨쉬는 일은 그로부터 시간이 꽤 흐른 후 결혼을 하고서도 계속되었다. 결국 한동안 남편이 밥을 해야만 했다. 아무 것도 할 줄 모르고 시집은 무슨 배짱으로 간 건지 원. 주로 친정에 가서 식사를 해결하고 밥은 전기밥솥이 했다. 있는 반찬 꺼내먹기도 귀찮던 시절, 요리란 먼 나라 얘기였다. 그러던 내게 변화가 온 것은 아이가 자라면서부터이다. 고 작은 입으로 오물거리며 들어가는 밥을 바라보는 것은 어미된 자의 큰 행복이었다.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을 하나 둘 시도해 보면서 조금씩 늘어가는 음식 실력이 지금은 꽤 괜찮다.

 이제 문제는 하기만 하면 맛나지만, 귀찮다는 데 있다. 십수년을 직장에 다니면서 살림을 하다보니 대충하는 스킬은 늘었지만, 요즘 들어서는 어쩐지 하기 싫다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게다가 요즘은 일이 바빠서 저녁을 못 해 주는 날도 일주일에 두어 번은 된다. 어쩌다가 일찍 퇴근하는 날은 몸이 피곤해서 쉬고 싶거나, 혹은 외식을 할 기회가 생기기도 해서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저녁 식사를 준비하게 된다.

 그러던 차에만나 이 책 <자취요리 대작전>은 그야말로 옛날 생각이 나게 한다. 밥짓기의 기초부터 나중에는 고난도의 잡채 만들기까지 총망라한 내용부터 만화로 전달되는 표현방식까지 재미난다. 김치볶음밥, 참치김치찌개, 북어국등 우리가 늘상 먹는 음식부터 주먹밥, 김치국밥, 밥전등의 특별요리와 나중에는 월남쌈까지 주인공의 요리 솜씨는 날로 일취월장한다. 쉬운 설명과 따라하기 좋은 그림들이 이 책의 특장점이다. 또한 먹다가 남긴 음식의 재활용과 구하기 쉬운 재료들도 매력이 넘친다.

 어제는 저녁을 준비하면서 신김치를 썰다가 우리의 주인공이 떠올랐다.

먼저 김치를 송송 썬다. 석박지도 같이 썰어서 프라이팬에 기름을 약간 두르고 볶는다. 김치가 익어질 무렵 물을 두 컵 정도 프라이팬에 붓고 끓인다. 물이 거의 쫄아들면 들기름을 약간 넣고 다시 볶는다. 들기름내가 나서 고소한 김치 볶음으로 우리 아이가 밥을 먹는다. 어린 시절부터 토속 음식을 좋아하던 아이는 두부와 된장찌개, 김치 볶음등을 좋아한다. 이렇게 볶아주니 쉽고도 맛있다. 내일은 또 어떤 음식을 따라해 볼까?

 

어제의 김치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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