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스
프랑수아 베고도 지음, 이승재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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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대 이집트의 유물 중에 요즘 젊은이들의 버릇없는 행태에 대해서 걱정하는 글이 있다고 한다. 예나 지금이나 젊은애들이 참 문제인가 보다. 우리나라도 교실 붕괴니 뭐니 해서 사회적으로 말들이 많다. 학교에서 교사에게 무례하게 구는 아이들의 문제는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특히 현장에서 그런 사실들에 마주칠 때마다 우리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하기도 하면서 격세지감과 요즘 아이들의 '싸가지' 없음에 열변을 토하기도 하지만, 늘 뒤에 남는 것은 씁쓸함과 혹시 예전 나의 선생님께서도 이런 이야기들을 나누신 건 아닌지 하는 불안함이 고개를 쳐드는 것도 사실이다. 예나 지금이나 '요즘 애들'은 싸가지가 없으니 말이다.

 이 소설 <클래스> 역시 그러하다. 파리 19구의 한 중학교 교실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전해주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예나 지금이나 뿐 아니라 서양이나 우리나 교실의 모습은 하나도 다르지 않다는 사실에 웃음이 나왔다. 특히나 소설의 배경인 파리 19구는 파리의 외곽으로 유색 인종이 많이 사는 지역이다. 아이들은 프랑스어를 잘 하지 못하는 이민자의 자녀들이 많아서 기본적인 의사 소통을 어려워하거나 문화적 충돌로 인한 갈등을 겪기도 한다. 그 속에서 아이들에게 프랑스어를 가르치는 우리의 주인공은 교직을 지겨워하면서도 아이들과의 생활 속에 작은 웃음을 찾는 모습을 보여준다. 싸움을 말리는 교사에게 반말을 하면서 대드는 아이, 교사의 말을 일부러 오해하고 문제를 삼는 아이, 중국에서 이민 온 친구를 괴롭히는 아이들을 보면서 우리의 교실에서 늘 만나는 아이들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는 사실에 즐겁기까지 했다. 읽으면서 우리나라 학교와의 차이점들이 눈에 들어온다. 아이가 잘못을 저질렀을 경우 교장 선생님께 데려가는 모습, 잘못이 중할 경우 퇴학 처분을 내리는 모습, 아이의 생활기록부 기록을 위해 교사들이 모여서 회의를 하는 모습, 아이들의 규율을 담당하는 교사가 따로 있는 점 등은 참으로 부럽기까지 했다. 모든 것을 일선 교사에게 맡기는 우리나라의 교육 제도와는 차이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입으로는 투덜대면서도 마음 깊은 곳에 아이들에 대한 애정을 보이는 모습은 똑같았다. 아이들의 귀여운 행동에 웃음 짓는 모습, 작은 유머에 왁자하게 퍼지는 웃음들이 오늘 우리를 이 곳에 붙들어두고 있는 것이라는 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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