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문학여행 답사기
안영선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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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받고 이리저리 뒤적거리면서 한 부분씩 읽었다. 그러다가 깜짝 놀랐다.

이 책의 저자와 나와 너무나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어서이다.

그것을 발견한 부분은 셋째 마당 " 민중을 위한 삶, 웃음 뒤에 감춰진 풍자의 미힉을 찾아서 " 의 세 번째 작가인 신동엽의 생가를 찾는 부분에서였다.

저자가 처음 아이들을 가르치기 시작한 해가 1991년이란다. 나도 그렇다.

저자처럼 나도 처음 중학교에 발령을 받아서 국어교과서를 보고 놀랐다. 우리가 중고등학교 다닐 때에는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시인들, 대학 때에는 학문의 연구차나 읽어보았던 작가의 작품들이나 혹은 흔히들 민중시인이라 일컫는 작가의 작품들이  버젓이 실려있었기 때문이다. 정말 세상이 변하기 변했구나 라고 느낀 적이 있다. 또한 역시 나도 신동엽 시인의 작품을 아이들과 이야기할 때는 개그맨 신동엽때문에 웃지 못할 에피소드들도 많았다. 아이들이 어찌나 웃어대던지 진지하게 그의 작품을 이야기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작가가 적어 놓은 164쪽의 나의 문학여행 답사기 부분은 혹시나 내 일기를 옮겨적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대학 시절 친구들과 찾았던 신동엽 생가가 떠올랐다. 동네의 골목을 돌아가다가 갑자기 나타나던 그 정갈한 집, 내가 찾아갔을 때는 신동엽 시인의 아버님께서 생존해 계셨다. 연로하셔서 긴 시간을 함께 하진 못했지만, 우리에게 집을 구경시켜주시면서 방에 들어가 책을 보아도 좋다고 말씀하시던 그 야위셨던 모습이 이렇게 생생한데, 이미 고인이 되신 지도 꽤 오래인 모양이다.

와락 반가운 마음에 앞부분부터 찬찬히 훑어보았다.

17년간 중학교에서 아이들에게 국어를 가르치는 저자 안영선선생님은 현재까지 전국 100여곳의 문학유적지를 답사하고 사라져가는 자료를 모으고 정리하였다고 한다. 참말로 좋은 일을 하신다.

이 책은 전체가 네 개의 마당으로 구성되어 있다. "강직한 지사와 선비의 정신을 찾아서" 에서는 상록수의 고향 당진, 이병기의 익산, 이육사의 안동, 정철의 담양, 조지훈의 영양을 다루고 있다. 둘째마당 " 자연 속에서 부르는 목가, 평등을 꿈꾸는 이상향을 찾아서" 에서는 신석정의 부안, 윤선도의 해남, 이효석의 평창, 허균과 난설헌의 강릉, 홍명희의 괴산을 소개한다. 셋째 마당 " 민중을 위한 삶, 웃음 뒤에 감춰진 풍자의 미힉을 찾아서" 에서는 김삿갓의 영월, 김유정의 춘천, 신동엽의 부여, 채만식의 군산, 한용운의 홍성을 알리고 넷째마당 " 모란이 피는 오월, 옛이야기 지줄대는 순수와 서정을 찾아서 "에서는 김영랑의 강진, 박용철의 광주, 서정주의 고창, 이무영의 음성, 정지용의 옥천을 소개한다. 마지막으로는 박경리의 토지의 삶과 혼이 깃든 원주를 자세하게 안내하고 있다.

저자는 각각의 작가마다 대표 작품을 소개하고 작품의 내용을 간단히 살펴보게 한다. 또한 페이지의 끝에는 작품의 핵심 정리를 해 놓아서 웃음을 짓게 만들었다. 또한 작가가 문학사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정리해 주고 자신이 직접 답사한 기행문을 간단히 실어놓았다. 그리고 둘러보아야할 곳을 정리하고 사진으로 보여준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그 지역의 축제를 소개하고 가는 길과 주변 먹을거리, 편안한 잠자리까지 자세히 안내를 해 놓아서 이 책 한 권이면 아이들과 1박 2일의 보람찬 문학 기행이 가능할 것 같다.

이 책은 학교의 내 책상에 꽂아놓고 두고두고 참고로 하려고 한다.

그리고 시간이 날 때마다 나도 이 책의 자취를 따라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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