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꼭 읽어야 할 남편생태보고서
김상득 지음 / 샘터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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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내내 낄낄 거렸다.

이 책 속의 남편은 어찌나 귀여우신지, 우리 남편도 속으론 저렇게 생각하나 싶어서 더 웃긴다.

이 글의 지은이는 아내를 무서워한다.

아내가 큰소리를 치거나, 피곤한 기색이면 알아서 긴다(?).

바쁘고 피곤한 아내가 좀 늦을라치면 밥을 하고 국을 끓여서 아이들 저녁을 먹인단다.

우리 남편은 기껏 하는 거라곤 내가 늦는 날 저녁 시켜 먹거나, 있는 반찬으로 애들과 저녁 때우기다.

그래놓고는 설거지는 안 한다.

자세히 살펴보면 안 하는 게 아니라 할 생각을 못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봐도 남편은 친절하고 부드러운 남자다.

내가 피곤해하면 밥을 하기도 하고 빨래를 같이 널기도 하고 휴일 아침엔 먼저 일어나 꼭 커피를 타 서 침대로 갖다준다. 물론 그걸 빼곤 아무것도 안 한다.

자기는 할 줄 모른단다.

단지 뒷정리를 할 줄 모른다.

밥을 먹고 나서 설거지를 억지로 시키면 식탁이나 가스렌지 위의 그릇들은 안 닦는다.

그것도 닦는거냐고 묻기도 했다.

에구 이렇게 남편을 가르치면서 산다.

결혼초에는 나도 밥도 잘 못했는데, 그리고 여태 함께 살았는데 나의 집안 살림 실력이 이렇게 일취월장할 동안 남편의 실력은 왜 더 퇴보했는지 알수가 없다.

 

이 책의 글쓴이는 부부라면 누구나 겪는 일들을 솔직하게 쓰고 있다.

시댁에 다녀올 때의 싸아한 차 안의 분위기, 아내의 생일 치르기 등등 대한민국의 평범한 가정이라면 꼭 일어나는 일들을 마치 얘기하듯 썼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난 후의 느낌은 한판 수다를 떤 기분이다.

너무도 착하신 남편을 데리고 사시는 아내.

"참, 당신 행복해 보이십니다."

남편이 모자라서도 무능해서도 아니고 아내를 사랑하는 그 마음의 크기가 이렇게도 크다는 걸 결혼한 여자라면 누구나 알 수 있다.

이들의 행복한 모습이 대한민국 모든 가정에서도 일어나길 바란다.

누구에게는 그 평범한 - 나름 비장한 -  부부싸움이 평생을 두고 이루고픈 소망일지도 모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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