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권력 - 매혹하고 행동하고 저항하는 동물의 힘
남종영 지음 / 북트리거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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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TMAN의 북 리뷰 시리즈 01-54 : 동물권력, 남종영 저, 2022


* 본 리뷰에 들어가기 앞서, 이 글은 서평단으로서 개인의 의견임을 밝힙니다... 

#도서협찬

1. 들어가며...

Apes! do not! want war! But will fight! If we must!

(유인원들은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싸울 것이다! 그래야만 한다면)

위 대사는 영화 "혹성탈출 시리즈 (2011~17)"에서 나오는 중요 선언이다. 이 영화는 알츠하이머 신약 개발에 투입된 실험용 침팬지가 신약의 부작용으로 인류에 버금가는 지능을 가지게 되고, 서서히 그동안 자신들을 억압해오던 인간에게 저향하여 유인원 종을 이끌고 인간에 맞선다는 내용의 SF영화이다. 여기서 진주인공 격인 침팬지 "시저"는 극중에서 인간의 언어를 습득하고, 이용하며 끝내 인간과의 전쟁을 선포하기에 이르는 혁명적인 지도자 역으로 나온다. 비록 SF 영화이지만 우리에게 여러 점들을 시사하는 작품이며, 현재 공론화되고 있는 "둥물권 보호" 운동의 선구자 격인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2. 저자의 의도...


이 책은 환경논픽션 작가로 활동해온 저자가 발간한 일련의 연작 시리즈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잠시 저자의 약력을 훑어보면 영국 브리스톨 대학에서 인간-동물 관계에 대해 전공을 하였고, 이후로 환경 운동과 관련하여 "지구 종단 3부작"이라는 시리즈를 발간하였다. 한동한 기후 변화와 관련하여 저술을 하고, 이어 필연적으로 동물 복지 문제에 관심을 두고 다수의 저서를 발간하며 "동물 복지"에 대해 연작 시리즈를 내고 있다. 이 책은 그 연장선상에 있는 최신 작에 해당된다. 기존 시리즈에서 저자는 인간과 동물간의 관점을 도치하는 시도를 해왔으며, 이번 저서에서도 인간의 시선에서 바라본 역사가 아닌, 동물의 시점에서 바라본 인간의 역사를 기술하고 있다. 이미 이러한 시도를 한 기사를 통하여 실제로 남방돌고래 "제돌이"를 수족관에서 자연으로 방생하는데 크게 기여한 바가 있으며, 이번 저서에서도 그 특유의 관점으로 독자들의 기존 인식을 파고드는 날카로운 시선으로 가득찬 저서를 발간하였다. 이 문제에 대해서 오랫동안 고민하고 활동해온 작가답게 이 문제를 다루는 문제의식과 관점이 대단히 신선하며, 향후 우리 인간과 동물과의 관계 설정에도 지면을 할애하여 독자들에게 자신의 주장을 전개하고 있다.

3. 인상적인 부분...


일단 이 책의 1, 2부는 그동안 인간 중신의 세계사를 전복하여, 인간과 동물을 동일선상에 위치하여 놓고 동물의 시점을 빌려 지나온 역사를 정리한다. 이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존의 인간 중심의 인식론을 흔들어 새로운 관점을 독자들에게 가지게 하려는 시도에서 나온 신선한 충격이다. 예를 들어, 흔히들 알고 있듯이 신석기 시대 즈음에 야생의 늑대를 길들여 지금의 개로 진화시켜 왔다는 속설과 달리, 오히려 야생의 늑대가 보다 안정적인 생존과 번영을 위해 인간과의 공존을 "선택한 것"에 가깝다는 대담한 가설을 택하여 보여주는 것처럼 말이다. 즉, 늑대는 인간과의 동거가 훨씬 자신들의 생존에 유리한 것을 본능적으로 파악했고, 인간 또한 사냥과 기타 노동력의 제공의 편의를 위해 서로를 필요로 하게됨에 따라 일종의 "동업관계"가 형성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독자의 성향에 따라 이 대담한 가설을 쉬이 받아 들일수도 있고, 납득하지 못할 수도 있다. 다만 여기서 지적하고 싶은 것은 우리가 현존하는 모든 종의 "최상위"로서 군림해왔다는 그동안의 오랜 편견을, 이렇게 관점을 조금만 바꾸면 쉽게 그 오만함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을 독자들에게 일깨워주는 신섬함을 제공한다. 

또한 3, 4부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저자의 성향을 잘 드러내주는 사례들을 중심으로 동물을 주인공으로한 에피소드들을 소개한다. 여기서 소개하는 동물들은 대부분 매체에서 해외 토픽란에서 볼법한 소재들이 다양하게 소개된다. 예를 들어, 동물원에서 탈주에 성공하여 야생으로 숨어들어간 동물들이, 평생 우리안에서만 자라서 적응하지 못할 것이라는 인식을 깨고 신출귀몰하게 숨어들어 점점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되고, 급기야 대중들이 잡히지 않도록 응원하는 등의 반전이 벌어지는 기현상이라든지, 아니면 일종의 야생의 무법자로서 군림하던 동물이 공포와 경외의 대상으로 숭배마져 일으키던 일화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러한 동물들을 "영웅"이라고까지 일컬으며 그동안의 인간의 폭정에 대한 반항을 실랄하게 풍자하기 까지 한다. 아울러 그동안의 오래된 관습을 이제 청산하고 새롭게 인간과 동물간의 관계 설정을 위해 인식을 바꾸기 위해 서술을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는 명시하지 않지만 근본 기저의 생각에는 권력의 지배구조와 피억압 계층간의 관계에 대해 고민하는 흔적이 보인다. 인간이 동물에 대해 열악한 환경에서 노동을 착취하는 모습은, 마치 18세기 산업혁명으로 비롯된 자본주의 초기 시대의 열악한 노동환경과 가혹한 착취행위에 다를바 없다. 이제는 우리가 인권으로 불리는 "파업권"과 노동법의 근본 개념도 이 당시의 참혹한 결과에 반대하여 나온 산물이다. 저자는 이 연장선상에 인간과 동물간의 관계를 올려놓는다. 극단적 자본주의는 점점 인간을 기계부속으로 전락시키고, 사회에서 소외를 시킴을 지적하듯이, 현재 동물 관련 산업의 행태 또한 정확히 그 폐해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그동안 대중들이 외면하거나, 잘 알지 못했던 그 참혹한 현실을 냉정하게 소개하고, 독자들이 능동적으로 향후 논쟁이 더 거세질, 동물 복지 운동에 동참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서술을 하고 있다. 이는 단지 동물만의 문제가 아니라 확장된 "인권 문제"로 점점 심화되어만 가는 자본주의의 횡포에 맞서서 반성의 목소리를 높이길 바라는 마음일 것이다.

4. 아쉬운 부분...

이 책의 중반부까지 서술된 인간-동물 간의 관계 도치는 꽤 신선한 시도였다고 말하고 싶다. 단순히 시점을 바꾸는 시도만으로도 기존의 인류 역사들을 새롭게 받아들일 수 있고, 미쳐 보지 못했던 부분을 지적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다만 지면의 한계로 인해 이 시도는 절반 정도의 분향에서 멈추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예 이 부분을 한 편의 작품으로 따로 저술을 하는 것은 어떨지 하는 바램이다. 고대, 중세, 근대,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류는 동물들과 계속 같이 살아왔고, 그들을 이용해왔으므로 관점을 도치시킨다면 새로운 역사적 해석이 가능한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5. 나오며...

앞서 말한 "혹성탈출 시리즈"는 사실 오리지널 작품이 존재하는 리부트 격인 영화이다. 원작은 1968년 개봉한 "혹성탈출" 영화이다. 이 원작은 리부트와 설정과 내용이 다소 차이가 난다. 원작에서는 오랜 우주 여행 끝에 불시착한 행성에서 유인원이 인간을 지배하는 기현상을 발견하고, 그들의 폭정에 맞서 주인공은 탈출을 하지만 끝내 도착한 바다에서 발견한 것은...

부서진 자유의 여신상이었다! (즉, 이 행성은 지구였던 것...)

이 충격적 엔딩은 개봉 당시에 엄청난 반향과 충격을 몰고왔으며, 두고두고 회자되는 명장면으로 자리잡았다. 유인원이 인간을 거꾸로 지배한다는 신선한 반전으로 시작하여, 인간의 오만한 결정이 어떻게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지를 냉소적으로 보여준 충격의 작품이었다.

비록 이 영화가 픽션이라 하더라도 나는 그 적잖은 파장으로 한동안 뇌리에 잊혀지지 않는 작품이었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 아니라 "우리 또한 자연의 일부"라는 고대의 가르침을 져버리는 현재의 시점에서 언젠가 저런 파국을 얼마든지 맞을 수 있다는 그 가능성을 확인하였기 때문이다. 우리가 생존하고 번영하기 위해 변화를 가져온 기후의 변화가 거꾸로 이상기온으로 돌아오고 있고, 지속가능성이 점점 낮아지는 정치 경제구조로 인한 세계 각국의 분쟁 상황 또한 우리의 앞날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는 징후이다. 저 장면처럼 우리가 지나각 역사의 화석으로 기억되며, 오명의 역사로 남기 전에 인식의 변화를 가져와야 할 때이다. 이러한 점에서 이 책의 저자의 관점에 깊이 공감하는 바이며, 이 책을 보는 독자들 또한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인 목소리를 내기 바라며 글을 마친다.

#동물권력 #남종영 #북트리거 #동물복지 #동물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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