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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얼티프리 - 동물과 지구를 위한 새로운 생활
린다 뉴베리 지음, 송은주 옮김 / 사계절 / 2022년 10월
평점 :
FATMAN의 북 리뷰 시리즈 01-25 : 크루얼티 프리, 린다 뉴에리 저, 2022
* 본 리뷰에 들어가기 앞서, 이 글은 서평단으로서 개인의 의견임을 밝힙니다...
#도서협찬
1. 들어가며...

You wanna know the difference between us and the machines?
We bury our dead...
우리가 저 기계들과 다른 점이 원지 아세요? 우리는 죽은 자를 묻어줘요...
우리에게 SF영화로 잘 알려진 "터미네이터"시리즈 4편의 한 장면이다. 극중에서 등장인물 중 하나인 카일 리스가 인류를 절멸시키려는 냉혹한 기계들과 우리 인간이 다른 점이 뭔지를 한마디로 표현하는 대사이다. 사실 "죽은 자를 묻는 것"은 엄밀히 이야기하면 죽은 자를 위한 행위양식이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산 자를 위한 "배려"에 가깝다. (물론 위생적인 문제도 있겠지만....) 망자의 최후모습을 여과없이 볼 수 있고, 그 후의 분해과정 또한 그러하다면 아마도 그것을 바라보게 되는 우리들은 대단히 끔찍하거나 감정적으로 동요될 것이다. (망자가 가까운 이라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이처럼 어떤 대상에 주관적 감정과 애도를 담을 수 있는 것은 "인간 종"의 특성이다.
이러한 종으로서의 특성에 의해 인간은 소위 "생활양식" 또는 "문화"라는 것을 만들어서 영위한다. 예절이나 관습, 전통에는 이러한 우리의 생각이 묻어있고, 그 의미를 우리가 알건 모르건 간에 근근히 내려와 "인간다움"을 규정지어 왔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구성원들의 생각에 따라 이는 변화해오기도 하였고, 더 강화되거나 사라지는 면도 있었다. 특히 요 몇년간의 흐름을 보면 "지속가능성"이라는 문구를 자주 접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인간 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아갈 지구를 둘러싼 환경에 대해 위기의식을 가진 이들에게서 이 문구가 나오고 있으며, 많은 운동가들에 의해 사회적 이슈로 제기되어 이를 일상생활에서 실천하기 위한 여러 사회적 반응이나 선전들을 만날 수 있다. (예를 들어 ESG 경영이나, 착한 소비 운동 같은 것들 말이다.)
2. 저자의 의도...



저자는 사회운동가이자 작가로서, 그간 동물 복지와 환경보호 운동에 관심을 가지며 다수의 저작을 남긴 작가이다. 본 작의 제목에서도 드러나듯이 "크루얼티 프리 : 동물실험 반대" 운동을 분명히 타이틀로 하여 작가의 신념어린 목소리를 분명히 내고 있다. 앞서 언급했던, "지속가능성"을 위해 주로 추천되는 동물실험반대, 비건(완전채식)주의, 모피반대운동, 동물학대방지, 반려동물에 대한 복지에 대해 상세하게 실천가능한 일이나 지침등을 소개해 주고 있다. (실제로도 작가 본인이 비건임을 고백하고, 특별히 이를 위한 개인적 체험에 상당히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더 나아가 이를 위한 활동에 참고가 될 단체나 정책들도 포함하여 소개를 하고 있는 저서이다.
3. 인상적인 부분...



먼저 이 책은 저자의 신념과 주장이 선명하여, 일종의 "선언문 Manifesto"에 가깝다. 저자의 동물애호사상과 비건에 대한 신념을 거리낌없이 드러내고 있어서 반대하는 분들에게는 다소 거불할 수도 있을 정도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이 지구 환경에 대한 배려와 "인간성 회복"이라는 측면에서 시작되고 있음을 아래의 문장처럼 지적하고, 끊임없이 우리에게 나아갈 바를 설파한다. 설사 저자의 주장에 동조하지 않더라도 그 신념에 찬 부분은 높게살만하다.
우리가 다른 동물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한다면 자연 세계를 돌볼 책임도 받아들여야 한다.
게다가 그것들에 대한 주장의 설득력에 대해 논쟁을 벌일려고 하지는 않는다. 이는 요즘 일부 목격되는 "강경 비건주의자"들이나 "도덕적 우위를 가장한 반대파들에 대한 감정적 공격"의 오류에 빠지지 않으려는 저자 본인의 신념이 엿보인다. 흔히들 "그린피스"로 대표되는 강경노선 주의자들의 발언들이나 일련의 운동들이, 그 의도는 좋으나 상당수 사회적 논란을 일으켜 불피요한 논쟁을 불러오게 하는 선례를 참고한 것이 아닐까 한다. 결과적으로 저자를 포함한 운동가들의 최종목표는 "사회적 담론을 통한 합의 도출"이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저열한 "과격노선"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실천 사례와 강령에 있다. 심정적으로 저자의 주장에 동조하여 실천에 옮기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일상 생활의 아주 세세한 부분에서부터 가능한 항목들을 지적하고, 자신이 체험한 경험도 공유함으로써, 보다 더 친숙하게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배려가 돋보인다. 게다가 반려동물에 대한 "실천계획"을 보면 상당히 공감하는 부분이 존재한다. 최근들어 급속히 시장이 커진 반려동물분야에서 과연 이 항목들을 제데로 돌아보는 반려인들이 많을지 궁금하다. (실제로도 이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나 역시 반려견을 고려함에 있어, 비슷한 고민을 하고 포기한 경험이 있다.) 그저 사유품으로, 물건처럼 소유욕에 못이겨 쇼핑하듯이 반려동물을 마련했다가, 대책없이 유기하는 사례가 너무나도 주변에 많이 목격되어 눈쌀을 지푸리는 경우가 많았다. 적어도 말도 못하는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들일 때는 정말 "입양"하는 자세와 마음으로 책임감있게 독자들이 고려하기를 바란다.
4. 아쉬운 부분...


이 책은 "선언문"과 일종의 "수기"에 가까운 형식을 띄고 있어서, 저자가 제기한 주제들에 대한 담론들에 대해 깊이있는 논의를 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 사실 "동물권"이라는 단어 하나에도 당장 수없이 많은 담론이 존재함을 지적하고 싶다. 인간과 동물의 차이점을 오래전부터 지적한 철학의 문제, 권리보장을 위한 정치 행정제도와 법률의 문제, 기존 방식과의 차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 증가로 인한 경제적 담론, 등등등... 어느 것 하나만 따로 책으로 출간한다 하더라도 상당한 분량을 가질법한 주제들 아닌가...이런 것들을 이 작은 책 하나에 모두 담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우므로 저자는 최대한 담론을 자제한 것으로 추측된다. 때문에 저자의 주장과 다른 독자들은 저자의 주장에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인상을 받을 수도 있으므로 이는 유의해야할 지점이다.
또한 책의 맨 마지막 장에 배치한 "반 비건주의자"들과의 대화를 위한 반론 모음 부분이 아쉽다. 실제적으로 저자의 주장에 힘을 실은 부분이 여기에 대대수가 문답형식으로 소개되고 있는데, 아예 이를 서두로 옮겨 강조를 하는 것이 이후의 이야기를 진행하는데 자연스럽지 않을까 조언을 하고 싶다.
5. 나오며...
이제 우리는 바야흐로 인권의 해석에 변화를 가져오는 세대이다. 이제껏 정의되왔고, 보장되었던 인권은 "우리 스스로의 신체, 소유물에 대한 직접적인 권리"를 대부분 말해왔다. 사회가 점점 변화하고, 생각이 바뀝에 따라 이제는 "우리 뿐만 아니라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들에 대해 우리가 인간적으로 살 수 있는 포괄적인 권리"를 표방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더 이상 잔인하게 도살되는 가축들을 외면하지 않고, 우리를 대신해 생명을 희생당하는 동물실험에 대해 대체할 수단을 강구하며, 동물들이 될 수 있으면 자신들의 환경에 맞게 살아갈 수 있도록 인간이 그들의 환경에 배려하는 모습을 포함하는 일련의 시도들이 제기되고 있다. 과연 이러한 시도들이 성공할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인간은 그동안 관성에 의해 "알파종"으로써의 특권을 너무 당연하게 누려왔던 종이기 때문이다. 또다른 혁명이 될지는 우리의 후대가 평가해 줄것이지만 세상의 변화를 위해 이처럼 신념에 찬 행동을 하는 분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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