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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주의 감정수업 - 스피노자와 함께 배우는 인간의 48가지 얼굴
강신주 지음 / 민음사 / 2013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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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감정의 파편들이 얼기설기 엉켜 거대한 덩어리가 되어있다. 그런 덩어리가 때론 특별한 유기체가 되어 우리 가슴 속에 뛰어 들어오지만 이번엔 균열부터 눈에 들어온다. 장점 중에 하나라면 우리가 가진 다양한 감정에 빗대어 고전을 접할 수 있다는 점인데 고전의 진입장벽을 낮춰주는 대중서적은 얼마든지 있다. 단호하리만큼 단정 지어진 감정들, 그리고 그에 걸맞는 언어로 점철된 그의 문장들은 고전에 감정을 끼워 맞춘 건지 감정에 고전을 끼워 맞춘 건지 어딘가 부자연스럽다. 몇 가지 고전과 그에 걸맞는 감정들 또한 없는 것은 아니나 48가지 감정을 고전에 빗대어 표현하려 총력을 기울인 목적은 도리어 강박으로까지 느껴진다. 때문에 표현은 단호해지고 스피노자의 망령만 책 속에 떠돌고 있다. 책을 덮자 강신주와 민음사라는 두 거인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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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공중파에서 정치에 관한 다큐를 본 기억이 있다. 거기에 나왔던 전직 국회의원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말했다. 돈 중독보다 무서운 게 권력 중독이라고. 권력의 속성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은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몇 가지 혜안을 동시에 얻는 것과 같다. 권력은 결국 인간이 만든 것이고 삶 속에 스며들어 있기 때문에. 마이클 만은 이 대담집을 통해 권력에 대한 가장 적확한 표현을 전한다.











우린 휴가를 통해 비일상적인 공간에 방문하고 그곳을 통해 새로운 감각과 휴식을 얻는다. 그에 반해 일상적인 공간에 대해서는 무의미하게 스쳐 지나가는 경우가 많지만 어떤 음악, 혹은 타인과의 교감을 통해 특별한 공간으로 탈바꿈하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일상적 공간을 뒤틀어 보는 것은 꽤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것이고 이 책은 그간 일상 속에서 이야기하지 않았던 속 얘기를 터놓는 기회를 제공한다.










프로파간다는 시나브로 삶에 스며든다. 처음엔 저게 뭔가 싶다가도 나중엔 그 사실이 일상이 되고 우리 삶에서 가장 익숙한 이야기가 되어버린다. <원자력 프로파간다>는 원전 사고가 일어나기 전 원전의 안전에 대해 말하는 광고 250편을 그대로 담았다. 굳이 원자력이 아니더라도 우리 시대는 언제나 프로파간다 영향 아래에 있다. 비록 책의 주제는 원자력이지만 광고가 게재되는 방식, 광고가 타깃으로 삼는 대상의 세분화 등을 보면서 프로파간다가 시대를 어떤 식으로 관통하는지를 유심히 볼 필요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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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리 큐브릭 / 스탠리 큐브릭, 진 D. 필립스


영화학도이거나 영화연출에 대해 관심 있는 씨네필이라면 큐브릭이나 히치콕이 얼마나 영화에 대해 집요하게 접근하는지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도 좀 더 편집증적(?) 면모를 드러낸 인물은 큐브릭이 아닐까. 현장을 포함해 영화 전반적인 요소 하나하나 통제하려 했던 그에 대한 이미지는 편집증 내지 외골수, 요즘 말로 덕후에 가깝다. 큐브릭 스스로 영화에 대해,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에 대해 진솔하게 털어놓은 책이 번역되어 나왔다. 큐브릭에 대한 이미지가 오해이든 아니든, 해명되든 안 되든 그의 이야기를 직접 듣는 것은 흥미롭다.









레트로 매니아 / 사이먼 레이놀즈


난 레트로가 그렇게 나쁜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 사이먼 레이놀즈의 요지는 레트로에 매몰된 음악이 더는 진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꼭 음악뿐만 아니라 문화 전반적으로 정체되어 있고 새로움이 없는 문화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게 아닌가 싶다. 이런 전제에는 동의할 수 없지만 그냥 그가 어떤 방식으로 레트로를 인식하고 접근하는지 궁금해졌다. 












뉴스의 시대 / 알랭 드 보통


뉴스를 신뢰하는 것과 뉴스를 보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우리는 언론은 욕하고 믿을 수 없다 말하지만 그 최소한의 신뢰로 매일 같이 뉴스를 접하고 그에 따른 이슈에 매몰되어 살아가기 때문이다. 알랭 드 보통의 신작은 뉴스에 관한 이야기다. 언론에 대해 한 권의 책으로 모든 걸 이해하는 건 불가능하다. 분명한 건 이 한 권의 책은 당신에게 언론의 메커니즘을 완벽하게 이해하라고 강요하지는 않을 것이고, 언론에 대해 특별한 사명감을 부여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저 이 정보범람의 시대에서 조금 더 현명하게 뉴스를 접하는 태도에 대해 조목조목 적어놓았을 것이고, 우리는 그 안에서 언론이 만든 이슈에 매몰되어 사라졌던 그 무언가의 반짝거림에 조금 더 주목해보는 것이다. 그 정도는 한 권의 책으로도 가능하다.






괴물이 된 사람들 / 패멀라 D. 슐츠


아동을 성적으로 착취하고 폭력을 휘두르는 건 사람이 할 짓이 아니기에 우린 그들을 ‘괴물’이라고 부른다. 괴물을 더럽다고 멀찌감치 두고 외면하는 것보다 왜 괴물이 되었는가를 살펴보는 것이 훨씬 사회적일 것이다. 공포와 눈을 마주치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게 건강한 사회를 위해 비로소 제대로 맞닥뜨리는 정직한 대면이다.











사랑할 것 / 강상중


불안시대의 추상적 어구들을 사랑하기란 쉽지 않다. 대부분 겉핥기에 불과하고 진정성이 없으며 시대를 관통하는 시선도 느껴지지 않는다. 다만 강상중은 다를 것 같다고 감히 추측한다. 그의 전작들은 대제목 아래 펼쳐진 목차, 그 속 소제목에 충실한 이야기들을 시대에 대한 고민으로 엮어냈다. ‘사랑'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그의 말은 조금 추상적으로 느껴지지만 그의 전작을 읽었던 사람으로서 ’사랑할 것‘이라는 제목을 어떻게 풀어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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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왜 로봇의 도덕인가 / 웬델 월러치, 콜린 알렌


최근에 화제가 된 영화 <Her>나 <트랜스포머> 같이 로봇은 SF의 단골 소재이다. 그리고 끝내는 역시나 ‘도덕적 판단’이라는 문제에 봉착한다. 로봇의 지능이 진화하고 생기는 딜레마, 즉 로봇의 도덕 문제에 대한 가치 판단은 쉽게 답을 내릴 수 없다. 그렇기에 수많은 영화에서 지속적으로 질문을 던진다. 그 질문에 관한 답을 조금이나마 구체화시킬 수 있는 책이 되지 않을까 싶다. 아직 먼 이야기가 될지 몰라도 로봇에 대한 고민은 이어져야 하고 우린 그 속에서 답을 얻어내야 한다.







2. 짐승의 시간 / 박건웅


풍자만화 <삽질의 시대>나 <노근리 이야기> 등을 통해 사회적인 메시지를 건네왔던 박건웅의 신작이다. 지금은 고인이 된 김근태 전 의원이 남영동에서 겪었던 ‘짐승의 시간’을 만화로 그려냈다. 몇 컷만 봐도 시대가 요구한 폭력과 그 폭력 속에서 타락한 쾌락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눈을 똑바로 뜨고 망각에 저항하자. 










3. 이미지 인문학 1 / 진중권


진중권과 선완규가 만나면 작품이 된다. 이미지를 다루는 책은 아무래도 텍스트 위주의 책보다 편집이 중요한데 <미학 오디세이>를 시작으로 20년 동안 인연을 맺어온 둘의 시너지는 아름답다. 미술관의 어떤 그림이나 사진 앞에서 멍 때려본 경험이 다들 있지 않을까. 21세기 시대의 문맹은 글을 읽을 줄 모르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를 읽을 줄 모르는 것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시대가 요구하는 시선이 있다. 그리고 우리가 배울 수 있는 시선은 이 책에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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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된 건축 / 이경훈

 

<서울은 도시가 아니다>라는 문제적(?) 제목의 책을 펴냈던 저자가 다시 한 번 도시를 이야기한다. 일전에는 다소 광의적인 의미에서 녹지나 공원 조성이 아닌 도시 자체의 아름다움이 필요하다 이야기했다면 이번엔 조금 구체적으로 건축에 대한 썰을 풀어낸다. 서울토박이인 내가 부산이나 제주를 여행하게 되면 그곳에는 확연한 문화가 있음을 느낀다. 그리곤 돌아오는 길에 반문한다. 서울과 자본 사이에 문화가 존재할까. 서울은 어스름한 새벽에도 침묵하지 않는다. 하지만 못된 건축에 소외된 이들은 이 화려한 도시 한편 침묵에 머무르고 있다. 타의적 침묵이 사라지고 도시에 문화가 존재케 하는 것, 우리가 다시금 이 도시의 건축을 돌아보는 것이다.

 

 

 

켄 로치 / 존 힐

 

내가 본 최초의 켄 로치 영화는 <달콤한 열여섯>이었다. 꽤나 늦게 켄 로치를 접한 셈이었는데, 현실을 바라보는 낮은 시선과 과한 의미부여가 없는 묘사들이 너무나 인상적이었던지라 뚜렷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켄 로치나 앙겔로플로스 같은 감독들에게는 그런 담담한 시선이 존재하는데, 불편한 진실을 담아내는 데에 가장 효과적이고 충격적인 시선일 것이다. 각설하고, 이 책은 영국의 영화학자 존 힐이 쓴 감독론이다. 텔레비전에서 시작된 그의 작품부터 최근작까지 언급하며 정치적이고 미학적인 논쟁들을 들춰낸다. 대처의 장례식을 민영화하자는 그의 일갈은 결코 순간의 감정에서 나오는 말이 아니다. 역자는 씨네21 기자이자 현재 영화평론가로 활동 중인 이후경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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