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주의 감정수업 - 스피노자와 함께 배우는 인간의 48가지 얼굴
강신주 지음 / 민음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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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감정의 파편들이 얼기설기 엉켜 거대한 덩어리가 되어있다. 그런 덩어리가 때론 특별한 유기체가 되어 우리 가슴 속에 뛰어 들어오지만 이번엔 균열부터 눈에 들어온다. 장점 중에 하나라면 우리가 가진 다양한 감정에 빗대어 고전을 접할 수 있다는 점인데 고전의 진입장벽을 낮춰주는 대중서적은 얼마든지 있다. 단호하리만큼 단정 지어진 감정들, 그리고 그에 걸맞는 언어로 점철된 그의 문장들은 고전에 감정을 끼워 맞춘 건지 감정에 고전을 끼워 맞춘 건지 어딘가 부자연스럽다. 몇 가지 고전과 그에 걸맞는 감정들 또한 없는 것은 아니나 48가지 감정을 고전에 빗대어 표현하려 총력을 기울인 목적은 도리어 강박으로까지 느껴진다. 때문에 표현은 단호해지고 스피노자의 망령만 책 속에 떠돌고 있다. 책을 덮자 강신주와 민음사라는 두 거인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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