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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는 인간에 대하여 - 라틴어 수업, 두 번째 시간
한동일 지음 / 흐름출판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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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죽음 이후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어 두려워한다. 유한한 생명의 인간은 영원을 꿈꾸고 신에게서 그 답을 찾으려 한다. 같은 신을 믿는 사람들이 모이면서 하나의 종교가 탄생한다. 인간은 죽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잊기 위해 종교에 의지한다. 그렇게 종교는 인간의 삶 속으로 들어온다. 믿는 인간에 대하여는 유럽의 역사와 문화 속에 드러난 믿음과 종교에 대해 이야기한다. 믿음과 종교를 통해 우리는 인간의 삶의 의지를 들여다 볼 수 있다. 지금 우리는 어떤 믿음을 간직한 채 생을 이어가고 있을까?

 

우리 사회에 어른이 없다”(21페이지)

어른이란 어떻게 되는 것일까? 어른은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되는 것이라 생각했다. 어른이 없다라는 말이 생긴 것일까? 어른이 되기 위해서 단순히 나이만 필요한 것은 아닌 것일까? 그렇다면 나는 지금 어른인가? 답은 아니오. 내 안의 아이는 철없는 행동과 미숙한 선택을 계속하고 있다. 나는 어른이 되고 싶은가? 이 질문의 답도 역시 아니오. 나는 철없는 아이로 살고 싶다. 나와 같이 어른이 되기 싫어하는 피터팬 증후군에 걸린 어른들이 존재한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아이의 정신으로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지도자가 없다고 탄식하지 말고 너 자신이 지도자가 돼라”(24페이지, 도산 안창호)

일제 강점기에 지도자가 없음을 한탄하는 이들에게 도산 안창호 선생은 너 자신이 지도자가 돼라고 말했다. 사회와 공동체 안에서 생각의 어른이 존재하기 위해서 그런 사람을 알아보고 존중하는 사람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한다. ‘어른지도자가 없다고 한탄할 것이 아니라 도산 안창호 선생의 말처럼 스스로가 지도자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나와 같이 철없는 아이로 살고 싶은 이들은 어른과 지도자가 될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철없는 아이와 같은 삶을 살고자 하는 나는 이기적인 사람일까? 철없이 살고 싶은 마음에는 변화가 없지만 책을 읽으면서 내 안의 생각의 어른의 존재를 살며시 깨워본다. 내 안의 생각의 어른이 깨어난다면 나의 생각에도 어쩌면 변화가 올지도 모르겠다.

 

분리장벽이 실재하는 벽이라면 마음의 벽은 보이지 않는 벽입니다.’(30페이지)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을 격리시키기 위해 10미터 높이의 분리 장벽을 세웠다. 장벽으로 인해 타종교와 타종족에 대한 마음의 벽은 더 높고 두꺼워진다. ‘신의 이름이라는 명분으로 서로 다른 종교를 가진 이들을 공격하는 일은 지금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장벽은 왜 만들어질까? 생각이 다르고, 상황이 다르고, 믿는 것이 다를 때, 만들어지는 장벽은 생각보다 더 높고 두껍다. 그렇기 때문에 장벽을 허문다는 것은 쉽지 않다. 가장 가까운 가족 사이에도 마음의 벽이 세워진다. 지금 나는 어떤 마음의 벽을 세우고 있을까? 필자는 차이가 아닌 무엇이 같은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같음을 찾는다면 높은 마음의 벽은 사라질 수 있을까?

 

바라봄’(37페이지)

개인의 고통, 사회의 아픔과 괴로움을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첫 단계는 보는 것이다. ‘차이가 아닌 같음을 바라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타인을 바라봄 이전에 먼저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한다. 자신과 타인을 바라본다면 그 안에서 장벽을 허물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바라본다면 어쩌면 높고 두꺼운 마음의 장벽도 허물어트릴 수 있을 것이다.

 

‘Credo quia absurdum est

크레도 쿠이 압수르둠 에스트

(부조리(불합리)하기 때문에 나는 믿는다).’(48페이지)

우리는 가끔 이런 말을 할 때가 있다. 신은 어디 있는가? 신이 존재한다면 끔찍한 일들은 왜 일어나는가에 대해 의문을 갖는다. 불합리한 세상에서 작고 힘없는 이들이 고통 받는 상황을 보면서 신의 존재를 부정하기도 한다. 최초의 라틴 신학자인 테르툴리아누스는 부조리하기 때문에 신을 믿는다고 답했다. 신의 존재를 부정했다가도 마음이 무너지고 모든 것들이 무너지는 느낌이 들 때 종교를 갖지 않았던 사람들도 신을 찾게 된다. 신이 있다면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를 질문하는 사람들은 동시에 극한의 고통과 충격 앞에서 신에게서 위안을 받는다. 그 순간 그들에게 신은 존재한다.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60페이지)

살아가는 동안 많은 일을 겪는다.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한다는 것은 생각처럼 쉽지는 않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할 수 없는 것까지 껴안고 고민하면서 괴로워한다. 필자는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라고 조언한다.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할 때 내가 무엇인가를 변화시키고 해결할 수 있다. 할 수 없는 것을 내려놓을 줄 알아야 삶은 덜 고달프다.

 

어떤 옷의 무게를 견디고 있는가

인간은 신을 믿고 신을 경배할 장소를 더 크고 화려하게 만들었다. 신을 모시는 사제들은 그들만의 종교를 상징하는 옷을 입었다. 신에 대한 성스러운 믿음을 악용해 자신의 권력과 탐욕을 채우는 인간은 언제 어디서나 존재했다. 그들은 신을 경배하는 장소에 앉아 신을 모신다는 것을 상징하는 옷을 입고 자기 배만 채웠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이들은 현재의 생과 사후의 생을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믿으면서 신에 대한 믿음을 이어간다. 사제들이 입는 옷과 비슷하게 종교도 수도복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종교적 신념이나 가르침이 드러나는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는 그 종교를 비추는 거울이 된다는 것이다. 지금 자신은 어떤 옷의 무게를 견디고 있는지를 스스로 돌아보라고 조언한다.

 

신에 대한 믿음은 삶의 의지와 연결된다. 살아가는 것과 생명을 지닌 것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그들과 자신이 조화롭고 평화롭게 살아가길 갈망한다. 그러한 염원을 담아 신을 찾아 소원을 빈다. 신은 곧 인간의 마음 속 깊이 존재한다. 어떠한 종교와 무관하게 모든 이들의 마음속에는 신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신과 종교에 대한 믿음에 앞서 자기 자신을 믿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믿음은 사람을 더 강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믿는 순간, 우리에게는 강력한 에너지가 충전된다.

 

믿는 인간에 대하여의 일부만 발췌된 내용을 읽으면서 전체 내용이 궁금해졌다. 지금 우리는 어떤 믿음을 갖고, 어떤 옷의 무게를 견디면서 살고 있는지를 생각해보게 한다. 사람들은 행복을 꿈꾸면서 더 행복하고 평화로운 삶을 위해 안식을 찾으려 한다. 우리는 안식을 찾기 위해 신을 찾는다. 그렇게 믿는 인간이 탄생한다. 지금 여러분은 무엇을 믿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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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얼굴에 혹할까 - 심리학과 뇌 과학이 포착한 얼굴의 강력한 힘
최훈 지음 / 블랙피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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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하루에 몇 번씩 거울을 본다. 세수를 하면서, 머리를 빗으면서, 화장을 하면서 내 얼굴을 보게 된다. 거울로 봤던 얼굴을 사진으로 볼 때 당황스러울 때가 있다. ‘이렇게 얼굴이 컸나? 살은 또 왜 이렇게 찐거야라 생각하면서 점점 사진 찍는 것을 싫어하게 됐다. 왜 거울로 본 얼굴과 사진에 찍힌 내 얼굴이 다르게 보이는 것일까? 나의 의문점을 왜 얼굴에 혹할까는 심리학과 뇌과학적 관점에서 설명한다. 얼굴은 어떤 정보를 우리에게 전달하고 있을까?

 

내가 보고 있는 내 얼굴이 실제 얼굴인가?’

얼굴을 보기 위해서 거울을 보거나 핸드폰으로 나의 모습을 찍는다. 거울은 내 얼굴을 그대로 비출까? 거울은 사물을 왜곡되게 비추기도 한다. 거울과 비슷하게 카메라도 렌즈의 종류에 따라 사물이 왜곡되게 찍힌다. 그렇기 때문에 거울과 카메라에 비친 나의 얼굴이 내 얼굴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기는 어렵다. 거울과 카메라처럼 사람의 시각도 왜곡될 수 있다. 인간은 얼굴을 위쪽과 아래쪽으로 구분해 위쪽 얼굴은 더 작게, 아래쪽 얼굴을 더 크게 지각한다. 오른손잡이는 자신의 오른쪽 얼굴을 왼손잡이는 왼쪽 얼굴을 더 크게 지각한다. 마음속에 가지고 있는 내 얼굴에 대한 기억에 영향을 주는 또 다른 요인은 자존감이다. 자존감이 높으면 눈과 입을 더 크게 지각하고, 자신이 매력적인 얼굴을 가지고 있다고 지각한다. 이 주장을 반박하는 쪽에서는 실제로 매력적인 사람이 자존감이 높다고 말하기도 한다.

 

같은 것을 보고도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해석한다. 63페이지 사진을 보고 어느 쪽 얼굴이 더 여성적인가?’라는 질문에 나는 바로 ‘B’라 답했다. 나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이 ‘B’ 사진을 여성적으로 판단한다고 한다. 이 실험은 1997년에 마이클 버트와 데이비드 페릿이 한 실험으로 두 사람의 얼굴을 합성한 ‘A’‘B’ 사진을 좌우만 바꿨을 뿐이다. ‘A’ 사진 속 얼굴 왼쪽은 남성 얼굴, 오른쪽은 여성 얼굴을 합성했고, ‘B’ 사진은 반대로 배치했다. 얼굴을 보고 성별을 판단하는 것은 뇌의 우반구에서 담당한다고 한다(마주보고 있을 때 관찰 대상의 얼굴은 오른쪽이지만 관찰자의 시선에서는 왼쪽으로 보인다). 인간은 얼굴의 왼쪽 부위에 따라 전체 얼굴의 성별을 판단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뇌가 무엇인가를 지각할 때 특정 반구에 치우치는 뇌의 편재화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나의 뇌가 지각하는 것이 모두 진실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에 의문이 드는 순간이다.

 

우리는 어떤 얼굴을 보면서 호감을 느낄까?’

하나의 두드러진 특징이 그 대상의 전체 인상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후광효과라 한다. 후광효과는 뇌가 한 가지 특징이 전 영역에 해당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타난다. 후광효과를 가장 강력하게 발휘하게 하는 것이 외모다. 외모가 빼어나면 모든 것이 빼어날 것이라고 잘못된 판단을 내리게 된다. 빼어난 외모에 대한 기준은 시대와 문화권에 따라 달라진다. 외모에 대해 판단할 때 개인적 취향도 작용하지만 대부분은 보편적 기준에 의해 판단하게 된다. 눈을 기준으로 눈 윗부분과 아랫부분의 비율이 1:1.618일 때 더 매력적인 얼굴로 보인다고 한다. 하지만 연구자들에 따라 황금 비율이 얼굴의 매력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내놓으면서 황금 비율이 얼굴의 매력을 정하는 기준이라는 말에 설득력이 떨어지고 있다.

 

황금 비율 대신 보편적인 얼굴 매력의 기준이 될 수 있는 요소로 대칭성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좌우 대칭으로 합성한 얼굴이라고 모두가 잘생겨 보이는 것은 아니다. 매력적인 얼굴은 어떤 방향으로 합성해도 매력적인 얼굴로 지각된다고 한다. 영국의 프랜시스 골턴은 여러 사람의 얼굴을 합성할수록 더 매력적인 얼굴이 된다는 사실을 실험을 통해 알아낸다. 이 실험을 주디스 랑글루아와 로리 로그먼이 다시 증명한다. 이들은 많은 사람의 얼굴을 합성할수록 평균적인 얼굴에 가까워지고, 평균적인 얼굴일수록 더 매력적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 실험에서도 모순점이 발견된다. 평균적인 얼굴들을 합성했을 때보다 매력적인 얼굴들을 합성한 얼굴이 더 매력적인 얼굴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결국 원판 불변의 법칙은 여기서도 작용하는 듯하다. 여러 실험을 할 때도 원래 매력적인 얼굴을 합성했을 때가 평범한 얼굴을 합성했을 때보다 더 매력적인 얼굴이 만들어진다.

 

시각적인 이미지로 처음 사람을 만났을 때 그 사람에 대해 판단한다. 짧은 시간에 첫인상에 대한 판단을 내리는 것은 생존확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낯선 사람이 나에게 우호적인지 적대적인지 빠르게 판단해야 할 대 첫인상이 판단의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이 된다. 첫인상이 전부는 아니지만 첫인상이 좋아야 그 다음 만남으로 이어질 수 있다. 외모뿐만 아니라 옷차림, 행동, 말 등도 첫인상을 결정하는 요인들이다. 안경 착용 여부, 눈썹, 화장, 얼굴의 밝기 정도, 립스틱의 색, 여러 사람이 함께 할 때 어디에 서 있는가 등에 따라 얼굴이 더 매력적으로 보일수도 덜 매력적으로 보일수도 있다고 말한다.

 

먼저 제시된 정보가 나중에 제시된 정보보다 더 큰 영향력을 주는 것을 초두효과라 한다. 이와 반대로 가장 나중에 얻은 정보가 더 강한 영향을 발휘하는 현상을 최신 효과라 한다. 초두 효과와 최신 효과를 묶어서 서열위치효과라고 한다. 이는 정보를 제시하는 시간적 위치에 따라 효과가 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메시지 내용이 친숙한 경우에는 초두효과, 낯선 내용일 경우에는 최신효과가 더 많은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첫인상의 경우에는 초두효과가 강하게 작용한다. 첫인상은 정박효과에 의해 한 번 정해지면 그 기준에서 벗어나기 힘들지만, 처음 정해진 첫인상이라도 지속적인 만남을 통해 바뀔 수 있다고 한다.

 

얼굴은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는가?’

우리는 얼굴로 어떻게 소통할 수 있을까? 친구들에게 표정관리 좀 하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내 감정이 얼굴에 그대로 다 드러난다고 한다. 특히 싫은 사람을 만났을 때 나름 표정관리를 열심히 했는데도 친구들은 다 표가 났다고 말한다. 얼굴은 나의 감정과 마음이 드러나는 창이다. 표정은 언어가 통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같은 정서로 받아들여진다. 폴 에크먼이라는 학자는 실제로 이를 증명하기 위해 여러 나라 사람들에게 얼굴 표정을 짓고 표정 안에서 감정을 찾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분노, 혐오, 공포, 행복, 슬픔, 놀람이라는 기본 정서는 어느 문화권에서나 통용된다는 것이 증명된다. 폴 에크먼은 사람들이 표정에서 감정을 숨길 수 있지만 아주 짧은 순간 진심이 얼굴에 표현된다는 사실도 알아낸다.

 

표정은 정서를 유발하기도 한다. 웃는 입모양을 하면 기분이 좋아지는 느낌이 들고, 찡그리거나 우는 입모양을 할 때면 이와 유사한 감정이 든다고 한다. 표정으로 드러나는 감정은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웃는 얼굴을 보면서 웃고, 울고 있는 얼굴을 보면 슬픈 감정이 든다. 가짜로 웃는 사람보다 진짜 웃음을 짓는 사람의 평균 수명은 더 높고 삶의 만족도 또한 높게 나왔다. 자연스럽게 웃는 얼굴도 연습을 통해 얼굴 근육을 풀어준다면 만들어질 수 있다고 한다. 필자는 표정으로 웃으면 마음도 같이 웃게 된다고 말하면서 진짜 웃음인 뒤센 웃음이 나오지 않더라도 웃는 연습을 해보라 말한다. 코로나로 우울지수가 높아지는 요즘 웃음이 더 간절하게 필요하다. 요즘 나를 웃게 하는 것은 예능 프로그램이다.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서 큰 소리로 웃고 나면 속이 조금은 뚫리는 기분이 드는 것도 표정과 감정이 연결됐기 때문일 것이다.

 

아는 얼굴인지 아닌지 알아내는 과정을 얼굴 재인이라 하고, 그 얼굴에 이름을 붙이는 것을 명명이라고 한다. 사람들을 만났을 때 어떤 사람은 얼굴만 기억하고, 또 어떤 사람은 이름만 기억날 때가 있다. 길에서 만난 사람이 인사를 했는데 기억나지 않을 때 난감할 때가 종종 있다. 우리의 기억은 정확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사람들이 사실이라고 믿었던 기억들이 오류로 밝혀지는 경우가 발생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필자는 범죄현장 목격자의 기억 오류를 이야기한다. 목격자가 범인을 지목했는데 몇 년 후 진범이 따로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는 실제 사례가 있었다. 이러한 사례를 통해 사람의 기억이 완전하지 않다는 것이 증명됐다. 코로나로 인해 대면 만남이 줄어들었다. 대면으로 만나도 마스크를 끼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사람의 얼굴을 기억하는 것이 더 어려워졌다. 길을 걸을 때 아는 사람을 만나도 마스크에 가려진 얼굴을 바로 알아보는 것이 쉽지 않다. 점점 더 사람의 얼굴과 이름을 잊어버리는 것 같아 슬프다. 마스크로 가려진 얼굴을 오랜 시간 보다보니 내 마음도 함께 가려지는 느낌이다.

 

왜 얼굴에 혹할까는 우리가 다른 사람의 얼굴에서 어떤 부분을 보면서 매력을 느끼는지, 표정에 따라 감정이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 우리가 바라보는 시각적인 이미지를 뇌가 어떻게 인식하는지, 사람의 얼굴을 기억하는 우리의 기억에 어떤 오류가 발생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 한다. 얼굴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과 반응을 심리학, 철학, 과학, 사회학 등의 학문적 영역과 연결해 설명한다. 사람은 생존을 위해 다른 사람의 얼굴을 빠르게 인식하고, 뇌에 저장된 기억을 꺼낸다. 지금 나는 어떤 사람의 얼굴을 보면서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까? 지금까지 나는 어떤 표정으로 사람들을 만나고, 사람들의 얼굴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나를 생각한다. 마스크 없이 온전한 얼굴을 내보이면서 온전한 얼굴의 사람들을 만나 웃는 얼굴로 이야기 나누고 싶다. 그 날이 올 것이라 굳게 믿는다.

 

왜 얼굴에 혹할까는 다양한 실험과 연구로 밝혀진 이론과 용어로 얼굴에 대해 설명한다. 착시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비교할 수 있는 사진들도 함께 첨부되어 있다. 책을 읽으면서 나의 눈에는 어떻게 비치는지 직접 실험해 볼 수 있어 다양한 효과에 대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사람의 심리와 뇌는 알면 알수록 참으로 오묘한 분야다. 심리학과 뇌과학을 한 권의 책으로 쉽고 흥미롭게 설명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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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대한민국 주식시장 투자 트렌드
유호현 지음 / 메이킹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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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지금의 모습을 정리해보고

앞으로 일어날 변화를 상상하면서

투자에 대한 기회를 찾아보려고.’(7페이지)

투자 종목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그 시대의 트렌드를 읽는 능력이 필요하다. 필자는 현재의 트렌드를 정리해 미래의 변화를 예측해 투자 방향성을 정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얼마 남지 않은 2021년을 지나 2022년의 대한민국 주시시장은 어떤 종목들이 유망할지를 전망해본다. 흐름을 읽기 위해서 주식시장 투자 트렌드 분석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2022 대한민국 주식시장 투자 트렌드는 각 산업별 미래 투자 가능성을 예측한다. 그렇기 때문에 2022 대한민국 주식시장 투자 트렌드는 꼭 읽어야 할 책이다.

 

‘2021년 지금의 우리 모습을(NOW) 잠시 돌아보며

우리의 지금 모습이 나타나게 된 이유(WHY)를 생각하고,

2022년과 앞으로는 어떤 흐름을 예상할 수 있는지(HOW)

상상해보고자 한다.’(12페이지)

[2021 Now]에서 2021년 현재 현황을 이야기 하고, [Why]에서 2021년의 흐름이 나타난 이유를 적은 후, [2022 How]에서 2022년과 미래에는 어떤 흐름으로 변화할지를 예측한다. 각 테마를 설명하고 테마와 관련된 투자 상품을 표로 정리해 책에 수록했다.

 

<스마트 시티>

전염병 확산, 미세 먼지·태풍 등의 재난 상황 증가, 치안·교통·복지 등의 사회문제의 심화, 인구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부족 현상, 환경 보호의 중요성은 스마트 시티 기술이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다. 스마트 시티 기술이 발전하면서 온라인 수업, 재택근무와 화상회의, 원격의료, 온라인 구매 등이 진행되고 있다. 2022년 스마트 시티의 발전은 코로나로 인한 사회 구조 변화와 기술력 향상의 영향을 받는다. 5G 기술, 인공 지능, 사물인터넷, 로봇 등의 유망 사업과 관련된 투자 대상 테마 상품이 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 외에도 온라인 교육 전문 기업, 빅데이터 관리&분석 기업, 클라우드 컴퓨팅 관련 기업, 비대면 화상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제공 기업 등이 성장할 것으로 예측한다. 스마트 시티 기술의 발전이 사생활 침해, 정보 유출 등에 악용될 위험성도 있다는 사실을 함께 경고하고 있다.

 

<원자재의 가격 변동>

원자재 가격에 따른 물가 변동 상황을 파악하고 그로 인한 경제 변화가 2022년의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를 예측한다. 원자재의 가격 상승은 생활 물가의 상승으로 이어진다.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신규 주택 공급 시장의 마비,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건설비용 상승으로 인해 부동산 가격도 상승하게 된다. 이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호주의 주택 가격은 20년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고, 미국과 영국, 중국 역시 주택 가격이 급등했다. 부동산 가격이 치솟으면서 부동산을 사려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대출이 증가하면서 물가도 함께 상승하게 된다. 국가는 경기를 정상화하기 위해 국민의 가계 부채 부담이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상 정책을 발표할 수밖에 없다. 물가 상승으로 인한 경기 과열과 금리 인상을 생각해 투자할 종목을 찾는다. 금리 상승 수혜 산업으로 대표적인 업종인 금융 업종을 이야기한다.

 

<우주 비스니스>

각 나라에서 발사되는 위성은 국가 안보와 스마트 기술 등에 활용되고 있다. 우주 산업을 위해 국가와 기업에서 진행하고 있는 정책과 사업을 설명한다. 우주 산업이 발전하는 이유로 군사 안보적 목적’, ‘4차 산업 혁명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 ‘우주에서 채굴할 수 있는 원자재’, ‘민간 기업의 참여로 벌어들일 수 있는 수익’, ‘국가 간 우주 산업 개발 경쟁을 적고 있다. 미국과 중국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국가가 우주 산업의 성장을 위해 노력중이지만, 우주 산업에 민간 기업이 뛰어들면서 우주 비즈니스의 상업 시대가 시작됐다. 그 중심에 억만장자들이 있다.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 아마존의 베이조스 등이 우주산업에 거액을 투자했다. 테슬라는 민간 유인 우주 탐사를 위한 유인 캡슐의 발사에 성공했다. 민간 기업의 유인 캡슐의 발사 성공에 이어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우주여행도 계획 중이다. 스페이스X의 위성은 미국 정부에서도 활용하고 있다. 국가가 독점하던 우주 관련 개발 사업에 민간 기업이 참여하면서 이제는 우주 산업이 국가와 민간의 주도하에 동시에 이루어지게 된다. 필자는 더 많은 민간 기업이 우주 산업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직 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성과보다 미래에 대한 기대치가 반영되어 있어 기업의 가치가 과대평가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 경고한다.

 

<사회적 갈등>

고령화로 수명이 늘어나면서 근로 기간이 연장된다. 정년 연장으로 인해 신규 고용이 어려워지면서 아버지 세대인 베이비부머 세대와 자녀 세대인 MZ 세대 간 갈등이 심화된다. 한정된 기회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해야 했던 젊은 세대들은 공정하지 않은 불평등과 불리함 앞에서 분노한다. 정년 연장 문제로 인한 기성세대와 MZ세대의 갈등,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갈등, 성별갈등, 세대 갈등 모두 공정함이 훼손되는 지점에서 갈등이 시작된다. 공정함은 MZ세대가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게 하는 유일한 무기일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한다. 공정함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MZ세대의 가치관으로 인해 성별 갈등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필자는 이들이 공정함이라는 가치를 추구하는 동시에 공감에 대해 열려 있는 세대라 말한다. 젠더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콘텐츠의 역할이 중요하다. 필자는 콘텐츠가 균형 잡힌 시각과 소통을 통한 공감대 형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범용 인터넷 통신을 이용한 OTT는 유선 방송 시청을 위해 TV에 연결하는 수신기를 넘어서는 인터넷 콘텐츠 서비스를 의미한다. OTT콘텐츠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이러한 콘텐츠가 세대 간 갈등을 조장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해결할 수 있는 해법으로 등장하고 있다.

 

<행동하는 리더>

기업의 CEO들이 친근한 이미지로 다양한 매체를 통해 대중들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한다. 오너리스크, 사회적 물의, 부도덕한 리더로 인해 기업의 이미지가 훼손되면서 막대한 손해를 본 기업들도 있지만, 리더가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친근감을 상승시키고 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상징하는 효과를 가져와 소비자의 선택을 받은 기업들도 존재한다. 사회적 기여, 경영의 투명성, 공정함이라는 가치가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에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면서 기업 리더의 이미지가 더욱 중요하게 작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행동하는 리더들의 사회적 소통은 계속 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이로 인해 SNS 관련 기업들의 가치가 함께 상승하게 된다.

 

<친환경 기업>

코로나 이후 플라스틱 쓰레기의 양이 엄청나게 늘어났다. 개인들의 소비와 경제 활동에 환경을 고려하고 윤리적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 트렌드로 확산되고 있다. 쓰레기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환경 보호가 중요한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의 가치가 상승한다. 우리나라 정부도 탄소 중립 2050 추진 계획을 세우면서 그린 뉴딜 추진을 통해 기업에 대한 지원 규모를 늘리고 있다. 소비자들도 환경적 가치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다. 이에 따라 환경 보호를 추구하는 기업의 가치가 상승하게 된다.

 

<가상화폐>

가상 화폐의 가치가 폭등하면서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코인들이 세분화되고 거대한 시장이 만들어졌다. 거래량이 엄청나게 증가하면서 각 국가의 정부는 가상 화폐 시장에 대한 통제의 필요성을 느끼기 시작했다. 캐나다, 남미, 유럽에서는 가상 화폐 ETF 상품이 승인되어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미국 금융 시장에서는 승인을 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금융기관의 통제에서 벗어난 금융시스템에 매력을 느낀 개인 투자자들은 가상화폐에 계속해서 투자를 하고 있다. 기성세대를 앞지를 수 있는 자산 관리 수단을 찾던 MZ세대들이 가상화폐 투자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가상화폐 시장의 여러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가상화폐 시장은 계속 성장하고 있다.

 

 

<메타버스>

현실을 대신할 가상의 공간, 메타버스는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연결이 계속되면서 더 중요한 공간이 되었다. TV 광고 속 모델이 실물이 아닌 가상현실 속 인물이라는 사실에 놀란 적이 있다. 가상공간은 현실과 혼동될 정도로 많은 발전을 이뤘다.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유지하는 데 혼선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지만 메타버스는 계속 더 현실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진화 중이다. 필자는 앞으로 메타버스 관련 산업이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실과 또 다른 가상공간 속 현실이 함께 공존하는 사회가 될 것이라 예측한다.

 

<글로벌 투자 전성시대>

투자 대상 자산의 다양화, 투자 지역의 확대, 24시간 365일 투자 가능한 시대가 되었다. 거액의 초기 자금 없이 소액으로도 비대면 계좌를 개설해 자산 관리를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인터넷을 통한 정보 공유가 실시간 제공되면서 세계 모든 곳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 수 있다. ‘증권회사, 은행, 가상 화폐 거래소가 제공하는 App을 통해 24시간 언제든 투자가 가능하다. 모바일 플랫폼에 익숙하고 IT기술에 대한 관심이 많은 MZ세대는 기성세대가 기득권을 쥐고 있는 부동산이나 기존 금융권 자산이 아닌 가상 화폐 시장이나 메타버스 시장의 자산에 더 높은 관심을 갖는다. 세대별로 투자성향도 달라진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인터넷을 통한 폭로>

인터넷의 발달로 다양한 SNS를 통한 소통이 가능해지면서 개인 사생활이 빠르게 퍼져나간다. 유명인에 대한 사생활 폭로가 주를 이뤘던 과거와 달리 요즘은 일반인으로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한 사생활 폭로가 증가하는 이유로 대중들이 공정하지 못한 권력에 대한 불신이 커지는 것을 원인으로 들고 있다. 빠른 시간 안에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도 또 다른 이유다. 필자는 2022년 대통령 투표를 앞두고 무분별한 폭로전이 벌어질 것을 우려한다. 국민들이 진짜와 가짜를 판별하고 검증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대선을 앞두고 각 후보들이 내세우는 공약에 따라 요동칠 투자 테마에 투자를 결정할 때 반드시 불분명한 소문이나 테마에 의한 정보에 유의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적고 있다.

 

<회복경제>

코로나로 위축되었던 경제는 회복 가능할까? 코로나는 모든 것을 바꿨다. 코로나 백신의 개발과 접종률이 늘어나면서 침체되었던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with Corona’시대가 될 것을 예견하면서 경기 회복을 위한 다양한 시도가 시작되고 있다. 가장 먼저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산업은 관광업이다. 이로 인해 여행 업종, 항공 운수업, 호텔 숙박, 리조트 산업, 면세점 등이 회복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필자는 코로나 이후 경기가 회복된 후에도 세계에서 공통으로 사용 가능한 메디컬 ID가 만들어질 것을 예측하고 있다. 만약 이러한 정책이 생긴다면 인공지능 기술, 클라우드 기술과 의료 산업이 결합되면서 원격 의료가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말한다. 2022년에는 필자가 예측한 대로 경제가 회복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2021년을 분석한 후 11가지 테마를 찾아 그 테마가 2021년 어떤 모습을 하고 있고, 2022년에는 어떻게 변화할지를 예측해서 설명한다. 각 테마와 관련된 투자 상품을 정리한 표가 첨부되어 있어 다양한 투자 상품에 대한 정보를 찾을 수 있다. 2022 대한민국 주식시장 투자 트렌드는 단순한 투자 상품에 대한 내용을 적은 책이 아니다. 지금 우리가 직면한 문제가 무엇인지를 돌아보게 하고, 그 안에서 다양한 해결방법과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해법을 제시한다. 투자에 관심이 많은 분들뿐만 아니라 2022년의 트렌드가 궁금한 분들에게도 추천한다. 금융 관련 책이라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다양한 사회문제를 들여다볼 수 있어 더 흥미롭게 읽었다. 2022 대한민국 주식시장 투자 트렌드는 사회문제와 함께 미래 경제를 알려주는 사회경제 가이드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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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탈리 포트만의 새로 쓴 우화
나탈리 포트만 지음, 재나 마티아 그림, 노지양 옮김 / 개암나무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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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리우드의 유명 배우 나탈리 포트만이 다시 쓴 <거북이와 토끼>, <아기 돼지 삼 남매>, <시골 쥐와 도시 쥐>를 읽는다. 나탈리 포트만은 첫 동화책에 어떤 메시지를 담았을까?

 

<거북이와 토끼>

토끼와 거북이가 달리기 경주를 시작한다. 발이 빠른 토끼가 저 멀리 달려갈 때 거북이는 천천히 걸어서 결승선을 향한다. 토끼는 달리던 중 나무 아래 잠이 들고, 거북이는 계속 걷고 또 걸었다. 먼저 결승점에 도착한 거북이의 승리로 토끼와 거북이의 달리기 경주는 끝난다. 이것이 내가 알고 있는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다. 이 내용을 나탈리 포트만은 다음과 같이 바꾼다. 포도밭 정원에 동물들이 모여 장기자랑을 시작한다. 날쌔고 빨리 달릴 수 있는 토끼는 자기의 장기를 자랑하면서 달리기 경주를 준비한다. 아무도 토끼에게 도전하지 않을 때 거북이 아줌마가 토끼에게 도전한다. 모두가 거북이 아줌마가 질 것이라 생각했지만 거북이 아줌마는 스스로를 믿고 걷는 순간을 즐기면서 앞만 보고 걸었다. 토끼는 자기의 능력만을 믿고 파티에 참석해 춤을 추면서 시간을 낭비했다. 결국 승리는 거북아줌마에게 돌아온다. 젊고 빨리 달리는 능력을 갖춘 토끼와 늙고 무거운 집을 이고 느리게 걷는 거북 아줌마의 경주에서 거북 아줌마가 이길 수 있었던 건 걷는 순간을 즐기면서 인내심을 가지고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더라도 그 능력만을 믿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아기 돼지 삼 남매>

아기 돼지 놈, 멀린다, 조지는 엄마 돼지를 떠나 독립한다. 놈은 소파에 누워 음식을 쌓아놓고 먹었다. 계속 라면만 먹었더니 속이 느글거리고 낡고 더러운 나뭇가지로 지은 집은 계속 흔들렸다. 음식 냄새를 맡고 찾아온 늑대의 콧바람과 손바람에 집은 날아가 버렸다. 탄산음료와 사탕, 초콜릿을 좋아하는 멀린다는 비닐봉지와 플라스틱 컵으로 집을 지었다. 멀린다의 집도 늑대의 콧바람, 손바람에 날아가 버린다. 놈과 멀린다는 막내를 찾아간다. 체험하고 실험하고 모험하는 것을 좋아하는 막내 돼지 조지는 벽돌로 튼튼한 집을 완성한다. 늑대가 조지를 찾아오지만 꾀를 내어 늑대를 쫓아낸다. 아기 돼지 삼 남매는 튼튼한 조지의 벽돌집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눈다. 원작 <아기 돼지 삼형제>에서는 아기 돼지들이 집을 지을 때 짚과 나무와 벽돌을 사용하지만 나탈리 포트만의 <아기 돼지 삼 남매>는 나무젓가락, 비닐봉지와 플라스틱, 벽돌로 집을 짓는다. 일회용품은 편리하지만 쌓였을 때 환경을 오염시키는 가장 큰 원인이 된다. 일회용품으로 지은 집은 늑대의 콧바람과 손바람에도 무너졌다. 아기돼지 조지의 벽돌집은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 튼튼한 재료로 지은 집이다. 계획을 세우고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것과 일회용품을 줄여서 푸르고 건강한 지구 환경을 지켜야 한다는 것을 메시지로 담고 있다.

 

<시골 쥐와 도시 쥐>

시골 쥐 그레이슨은 도시에 사는 사촌 폴리의 편지를 받고 도시를 방문한다. 그레이슨이 사는 곳은 작고 낮은 둥지로 별이 빛나는 맑은 하늘 아래에서 잠을 잤다. 폴리가 사는 곳은 넓고 높은 아파트로 폴리는 화려하고 반짝이는 핑크색 샹들리에 밑에서 잠을 잤다. 그레이슨은 폴리의 집을 방문해 친구들을 만나고 파티를 즐긴다. 맛있는 음식을 마음껏 먹으면서 파티를 하던 중 무서운 고양이가 나타난다. 폴리의 친구들은 위험에 빠진 폴리를 외면한다. 폴리와 그레이슨은 고양이를 피해 시골로 도망간다. 폴리는 시골에서 그레이슨의 친구들과 함께 음식을 나눠먹으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원작 <시골 쥐와 도시 쥐>에서 시골 쥐는 도시 쥐의 집에 방문해 맛있는 음식을 먹다가 위험에 빠지면서 도시를 떠나 다시 시골로 돌아온다. 시골 쥐는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도시보다는 마음 편한 시골이 더 좋다고 말한다. 나탈리 포트만의 <시골 쥐와 도시 쥐>는 진정한 친구와 행복에 대해 이야기한다. 친구가 제공하는 화려한 장소와 음식을 함께 먹고 즐기던 친구들이 위험한 상황에 놓이자 친구를 외면한다. 무사히 도망친 두 생쥐는 시골에 와서 친구에게 먹을 것을 나눠주고 함께해주는 친구들을 만나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도시 쥐 폴리는 지켜주고, 챙겨주고, 감싸 줄 친구를 시골에 와서야 만날 수 있었다. 헐리우드에서 성공한 배우 나탈리 포트만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부와 명예를 모두 얻었다. 성공한 나탈리의 곁에는 폴리의 곁에 있는 친구들처럼 화려함을 보고 남아 있는 이들도 있었을 것이다. 나탈리이 부와 배경을 보고 다가온 이들로 인해 아픔과 상처를 받았던 경험을 도시 쥐 폴리를 통해 표현한 것은 아닌지 짐작해본다. 조용하고 소박한 시골 쥐 그레이슨의 삶은 지친 현대인들에게 쉼의 공간이 되어주는 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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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1
J.M 바스콘셀로스 지음, 박동원 옮김 / 동녘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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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 다섯 살 꼬마 아이. 호기심 많고 장난꾸러기 제재는 새로 이사한 집에서 만난 라임오렌지나무 밍기뉴에게 마음을 털어놓는다. 기분이 좋을 때 제재는 밍기뉴를 슈르르카라고 불렀다. 장난이 심한 제재를 가족과 이웃은 나쁜 아이라고 비난하고, 어느 순간 제재 스스로도 자신은 나쁜 아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아무도 제재의 마음과 환상 세계를 이해하지 못했고, 제재는 장난을 칠 때마다 매를 맞았다. 호기심 많은 제재는 환상의 세계를 상상하면서 현실을 견딘다. 아버지의 실직으로 온 가족은 가난한 생활을 해야 했고, 크리스마스는 가족 모두에게 불행한 날이 되었다. 어린 동생 루이스를 사랑하는 제재는 동생에게 환상의 세계를 탐험하는 놀이를 알려주고 보살핀다. 제재는 자신 안에 악마가 들어 있어 나쁜 행동을 하기 때문에 자신이 나쁜 아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사람들의 비난과 폭력에 저항하지 못하고 누나와 형과 아빠가 때리는 매를 견뎌낸다.

 

맙소사! 너처럼 어린애가 어쩜 그렇게 어른들 고통을 이해하고 함께 나눌 수 있지? 너 같은 아이는 처음 봤다.”(230페이지)

다섯 살 아이 제재는 너무 빨리 철이 든 아이다. 아빠의 실직으로 인한 가난을 이해하고 걱정하는 제재를 보면서 뽀르뚜가는 어른들의 고통을 이해하고 있는 제재를 신기하게 바라보면서 안쓰러운 마음을 갖는다. 가족에게 매를 맞아 몸과 마음에 상처 입은 제재를 뽀르뚜가는 아무 조건 없이 사랑해주는 유일한 사람이다. 아무도 제재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유일한 친구 뽀르뚜가는 제재의 환상의 모험담을 귀담아 들어주고 공감해준다. 라임오렌지나무에게만 털어놓던 마음을 제재는 뽀르뚜가에게도 모두 이야기한다. 뽀르뚜가는 잘못된 행동을 하거나 언어를 사용할 때면 가족들처럼 야단치거나 때리지 않고 말로 잘못된 것을 고칠 수 있게 알려줬다.

 

늘 이런 너의 모습을 보고 싶어. 멋진 꿈만 꾸고 머리의 잡생각들일랑 다 잊어라.”(240페이지)

제재와 함께 떠난 여행에서 아름다운 경치를 보고 좋아하는 제재에게 뽀르뚜가는 멋진 꿈을 꾸면서 힘들었던 생각들은 모두 잊어버리라고 이야기해준다. 제재는 만약 아버지를 선택할 수 있다면 뽀르뚜가를 선택했을 거라 말한다. 양자로 데리고 가달라는 제재에게 뽀르뚜가는 엄마 아빠한테서 데리고 올 수는 없지만 지금처럼 진짜 친아들처럼 사랑해주겠다고 약속한다. 망가라치바 기차가 뽀르뚜가 아저씨 차를 들이받았다는 말을 들은 제재는 수업을 받던 중 교실을 뛰쳐나온다. 유일한 친구였던 뽀르뚜가 아저씨의 사고 소식을 들은 제재는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심한 열병에 걸려 며칠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앓아눕는다. 심하게 앓고 난 후 제재에게 더 이상 환상의 세계는 존재하지 않았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제재는 몸은 나았지만 마음은 텅 빈 상태로 껍데기만 남아 뽀르뚜가 아저씨와의 시간만을 추억한다. 가장 사랑했던 친구이자 마음 속 아빠인 뽀르뚜가가 더 이상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받아들인다.

 

가족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가족에게 사랑받길 원했던 제재는 가족들의 비난과 폭력에 깊이 상처 받는다. 자신을 진심으로 아껴주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제재는 세상에서 가장 멋지고 착한 아이가 된다. 쎄실리아 선생님은 다른 사람을 아끼고 양보할 줄 아는 따뜻한 마음의 제재에게 황금 같은 마음씨를 가진 아이라 말해준다. 화요일마다 만나 악보를 함께 팔았던 아리오발두 아저씨에게 제재는 멋지고 능력 있는 꼬마 동료다. 영리하고 호기심 많은 제재를 가장 많이 아끼고 사랑한 사람은 뽀르뚜가다. 그는 너무 일찍 철이 들어버린 제재를 안쓰럽게 생각하고, 제재의 상상의 세계를 존중해준다. 아무 조건 없이 사랑해주는 뽀르뚜가와 시간을 보내면서 제재는 자신도 착한 아이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가족의 보살핌을 제대로 받지 못했지만 상상의 세계에서 라임오렌지나무와 이야기를 나누고, 나이와 상관없이 진심으로 다가온 뽀르뚜가와 친구가 될 수 있어 제재는 행복했다. 가장 소중한 존재가 사라진 상실감에 괴로워했던 제재는 현실을 받아들인다. 어린 아이는 어린아이처럼 자라야 한다고 생각했던 뽀르뚜가의 바램과는 반대로 더 철이 들어버렸지만, 뽀르뚜가의 사랑은 제재에게 살아갈 힘이 되어준다.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의 라임오렌지나무가 꽃을 피웠듯이 제재도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꽃을 활짝 펼칠 수 있었다. 어른이 된 제재는 뽀르뚜가가 자신에게 베풀어준 사랑을 다른 사람에게 나눠줄 수 있는 멋진 사람으로 자라난다.

 

어린 시절 읽었던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에 대한 기억은 아주 희미하게 흐려졌다. 어른이 되어 다시 읽은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는 다섯 살의 제재를 어른의 시선에서 바라보게 한다. 어린 시절에는 주인공 제재에게 초점을 맞췄다면 어른이 되어 다시 읽는 이 순간에는 뽀르뚜가 아저씨에 초점이 맞춰진다. 나는 어떤 어른이 되었을까? 제재의 장난과 상상의 세계를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어른들과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어른 중 나는 어느 쪽에 가까울까를 생각한다. 어린 시절 나또한 제재처럼 장난기 많고 호기심 많은 아이였다.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상상력을 펼쳤던 어린 시절의 추억은 어른이 된 후에도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있다. 제재의 어린 시절 추억은 어른들의 비난과 폭력에 대한 것으로 가득했을 것이다. 다행스럽게 제재를 긍정적인 시선으로 대해준 쎄실리아 선생님, 아리오발두 아저씨, 그리고 가장 소중한 뽀르뚜가 아저씨와의 추억이 있었기 때문에 제재에게도 아름다운 추억이 남을 수 있었다. 가장 소중한 존재와의 이별을 겪었지만 제재는 더 이상 자신이 나쁜 아니라는 생각은 하지 않게 될 것이다. 어린 아이의 시선에서 바라보지 않고 아이의 말을 들어보지 않은 채 무조건 비난만 하고 있는 어른이 된 것은 아닌지 어른이 된 나의 모습을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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