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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 ㅣ 어린이 경제동화 1
보도 섀퍼 지음, 김준광 옮김, 신지원 그림 / 을파소 / 2001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참… 많은 걸 생각해 보게 하는 책입니다. 경제를 쉽고 재밌게 - 특히 재테크와 주식투자에 관해서- 설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어른들에게 좋은 책이라는 것은 두말 할 필요도 없지만 아이들에게 읽게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판단이 안섭니다. 여기 주인공 키라는 매우 운이 좋은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키라가 만난 행운의 개 ‘머니’도 그렇고, 골트슈테른 아저씨, 트룸프 할머니를 만난 것도 그렇습니다. 책 속에서 키라는 한번도 실패 하지 않고 소위 ‘황금알 낳는 거위’를 기릅니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현실에서, 책 속의 키라 처럼 황금 거위를 기를 수 있는 열두살 소녀가 몇이나 될까요?? 특히나 우리나라 같은 입시 제도속에서 말입니다.
제 조카 ‘상수’를 예로 들겠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이니까 키라와 같은 열두살이네요. 남자 아이라는 것만 좀 다를 뿐이죠. 상수는 학교가 끝나면 바로 학원에 갑니다. 저는 잘 모르는데 전과목을 다 가르치는 학원이라고 하더군요. 학원에서 돌아오면 7시쯤 되는데 또 다른 학원에 갑니다. 어려서부터 몸이 약한 아이라 태권도 학원에 보냅니다. 여기까지 갔다 오면 밤9시가 넘습니다. 이제부터 저녁 먹고 숙제하고….. 이 아이가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가 뭐가 있을까요?? 주말에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 설사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가 있다 하더라도 부모들이 가만 두겠습니까?
여기서 머니가 말하는 부자가 되는 방법들.. 소원 목록을 적어라, 소원 앨범과 소원 상자를 만들어라, 성공 일기를 적어라, 돈을 모아라, 올바른 저축습관과 소비습관을 길러라…. 등은 아주 바람직한 내용입니다. 특히 성공 일기를 적는다는 건 아주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독일과 우리나라의 문화와 환경, 가치관의 차이를 감안한다면, 아이들에게 끼칠 영향이 긍적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5:5라고 생각합니다.
긍정적인 면은 어린 아이들에게 어렸을 때부터 확실한 경제관념을 심어 줄 수 있다는 것이고 부정적인 측면은 이상과 현실의 차이에서 아이들이 느낄 절망감 때문입니다. 이 책을 읽은 아이들은 누구나 키라처럼 되고 싶어할 테고, 또 실천에 옮기고 싶을 겁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거든요. 제가 너무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제가 생각하기에는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