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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상형문자 ㅣ 우리가 아직 몰랐던 세계의 교양 26
김석철 지음 / 생각의나무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불편한 책이다.
자신의 주장을 또박또박 이치에 맞게 이야기를 해나가기 보다 일방적으로 선언하고 이어서 그에 대한 충분한 설득과 전개가 부족한 채 신변잡기적인 여행담과 회상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현실에 대한 불쑥불쑥한 짧은 논평은 약간은 어리둥절케 하다가 번번한 출현에 이르러서는 신경질적으로 보여 책을 몇번이고 놓고 싶을 정도다.
"한국의 공간인 루와 정"에서 갑자기 연결고리가 부족한 "유럽 중세도시"로의 전개와 "한국 문명과 나의 건축" 의 마무리는 도대체 어떤 이야기가 우리가 몰라도 되는 교양을 개몽하는 것인지 편집진의 의도을 모르겠다.
새로운 시도인지 분간할 수 없지만 루와 정의 이야기는 설득과 주장의 호흡이 많이 짧은 것 같다. 도대체 건축가로서 도시를 하는 분으로서 어떤 남다른 부분을 추려낼 수 있는지 의문이다. 매냥 듣고 보던 그냥그런 이야기다. 유럽의 중세도시 이야기도 호흡이 짧기는 마찬가지며 사진의 내용과 글의 내용이 일치하지 않아 전혀 의도한 바를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그런 유럽의 중세 도시가 있는 것으로 갈증을 식힌다. 마지막의 개인적인 내용의 등장은 왜 여기에 그렇게 자리하는 것인지 그 글의 의도를 도통 알 수 가 없다.
화사한 디자인과 편집으로 김선생님이 그토록 일갈 이갈 삼갈하는 비범한 책들에 맞서는 그렇고 그런 증오하는 평범한 책들의 떼를 이루는 대열의 맨 앞에 서는 것이 이 책의 편집의도라는 말인가? "우리가 아직 몰랐던 세계의 교양"의 노력과 시간과 투여한 공력을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