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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콜 - 개정판 ㅣ 파란미디어 셰익스피어 시리즈 1
진산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12년 12월
평점 :
로맨스소설은 역시 언제 읽어도 사람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또 풋풋한 사랑을 하는 사람들을 그리며 대리만족을 하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이번에 만난 책은 처음부터 너무 웃기게 만나게 되었다. 사무실내에서 친하게 지내는 동료끼리 이거다라는 모임을 만들어놓은 것은 아니지만, 서로 즐기는 책을 공유하는 사이다. 그런데 난데없이 그중 한명이 셰익스피어시리즈를 샀다고 하는 것이다. 이게 무슨일이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애써 사무실내에서 짬짬이 읽을때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기 보다는 달달한 로맨스를 읽자는 것이 암묵적으로 합의된 것인데 말이다. 그런데 그 시리즈에 속해있다는 세권의 책이 다 셰익스피어와는 무관한것이다. 이게 뭐지? 하는 의문을 다시 갖게 되었고, 잠시후 아하! 라는 깨달음을 안겨줬다.
역시나 다른장르의 책과는 비교할수도 없을 정도로 빨리 읽혔다.
일다 너무 재미있다. 그리고 아주 싸한 느낌을 주거나, 낯붉힐만큼의 농도짙은 애정신이 나오지는 않지만, 로맨스소설이 갖추는 묘한 매력적 요소를 충분히 갖추고 있다.
무대 디자이너인 서휘린이 주인공이다. 실제나이보다 항상 2~3세는 올리는 것을 미덕으로 알고 있는 휘린. 어쩜 연극계라는 그 바닥에서 자신을 꿋꿋하게 지켜내기 위한 나름의 노력일것이다. 그것을 한번에 간파했고, 그런 그녀의 노력을 충분히 이해해주는 연출가 윤민수.
서휘린의 동거녀이자, 절친인 미혜는 연극을 시작함과 동시에 사랑을 시작하고, 연극이 끝나면 바로 끝을 내는 일명 사랑의 전도사이자, 쿨한 여자다. 그녀가 봤을때 휘린은 너무 쑥맥이다. 그렇기에 윤민수를 만나고 온 휘린과 몇번의 대화끝에 사랑의 코치를 하기 시작했던것이고.
이 둘의 귀엽고, 소소한 밀당작업을 보면서, 아! 이렇게 풋풋한 사랑이야기로 로맨스소설을 채울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에 있어 초짜인 휘린은 막이 내림과 동시에 민수와의 사랑도 끝날것이라 지레 짐작하고, 미리 이별을 선고한다. 그게 분명 민수도 상처를 받았지만, 그 역시도 영원한 사랑에 대해 확신을 할수 없기에 아픔을 머금고 돌아서게 되고.
그 둘은 완벽하게 비밀연애를 했다 생각했지만, 극단내 모든 사람이 둘의 관계를 눈치채게 되고, 막판에는 그 둘을 연결시키기 위해 대대적인 프로젝트를 감행하고.
아무튼 너무 재미있었고, 민수가 휘린에게 건네는 말이 너무 멋졌다. 어쩜 이런 멋진 대사들을 작가들은 생각해낼수 있나 존경스럽기까지 했다.
그는 그녀에게 그랬다. "남자와 여자의 관계를 자전거 타는 것과 비슷해요. 한번 바튀가 굴러가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어요. 계속 앞으로 가든가, 아니면 쓰러지든가..."
아무튼 너무 멋진 표현이었다. 또 민수가 휘린에게 이런 말도 했었다. "지금 쓰러져 넘어진것이 아니라, 잠시 기대있는거라고." 그말을 읽으면서 어딘가에 버티고 있는 자전거 한대가 떠올랐다. 로맨스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부담없이 꼭 한번 읽어봤으면 하고 추천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