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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 플레이
무연 지음 / 르네 / 2017년 6월
평점 :
책의 두께가 일단 내가 좋아하는 벽돌(?)수준이라 맘에 들었다. 물론 이런 두께인데, 읽을수 없을 정도의 글일 경우 감당해야 할 무게감도
엄청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얇은 것보다는 두꺼운 것이 왠지 더 끌린다.
그런데 내용까지 괜찮아서 더 마음에 든다.
들어가는 것도 어렵지만, 한번 몸 담은 조직에서 빠져나오기는 아예 불가능하다고 봐야 하는 청운회 경호원 채수안이 여주이다.
그녀는 어느날 부모님이 고문을 당한 후, 죽임에 이르렀음을 알면서도 그 배후가 누구인지, 범인이 누구인지 알수도 없었고 알아보려 해도
단서가 없을 정도였다. 그런 그녀의 앞에 나타났던 청운회 회장 지성훈.
그는 수안의 아버지와의 친분을 내세우며 수안을 거뒀다.
성훈에게는 아들이 둘 있다. 친자이면서 큰아들인 지우현과 양자이면서 둘째아들로 등재되어 있는 지무현.
청운회 회주 자리를 첫째가 아닌 둘째에게 넘긴 이유는 방패막이가 되어 우현이 회주자리에 오를때 걸림돌이 될 인물들을 제거하거나, 아님
무현이 희생되기 바람이었다.
그러나 항상 인생사는 계획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
방패막이 역할을 할거라 생각했던 무현이 조직내에서 그누구도 범접할수 없는 아우라를 풍기며 영역을 굳건하게 다져가고 있었으니.
이쯤 되면 우현과 우현의 생모인 유란이 가만있을 위인들이 아니다.
어떻게든 무현의 약점을 알아내려 혈안이 되었고, 우현의 곁에서 8년을 경호했던 수안을 무현에게 보낸다. 감정이 죽어있는듯한 수안이
흔들릴거라는 계산을 전혀 안했던 모녀는 역공을 당하게 되고.
무현의 무덤덤한 눈빛과 행동이지만 자신을 물건이 아닌 사람으로 대우해주는 것에 조금씩 마음의 벽이 허물어져 가는 수안.
그리고 무현의 약점이 무엇인지 알면서도 그녀는 그것을 우현과 성훈에게 알리지 않는다. 오히려 성훈에게 자신에게 부여된 임무를 거둬들여달라는
부탁을 하기에 이른다.
무현을 향해 수시로 달려드는 암살자들의 공격을 수안은 매번 한발 빠르게 알아채고 대비하고, 이와중에 둘의 사랑은 싹틀수밖에 없었다.
수안을 한낱 물건으로 치부했던 우현은 뒤늦게 그녀에게 인간적이 호기심이 생기고, 다시 되찾아오려 하지만 그땐 이미 늦어버렸고.
자신의 부모를 누가 죽음에 이르게 했는지 알게 되고 철저히 무너져 내리는 수안. 그리고 절대 그들을 용서할수 없는 수안.
그런 그녀는 곁에서 지켜볼수 밖에 없는 무현.
자신의 길이 아니고, 자신이 무모한 싸움을 시작했음을 알았음 적정선에서 멈출줄도 알아야 하건만...사람의 욕심이란...
그래도 자신의 자식이고, 부인이기에 목숨만은 살려놓으라는 성훈을 보면 제아무리 어둠의 황제라 하지만 인간적인 면까지 싸그리 사라진것은
아니구나 싶기도 했다.
아무튼 재미나게 막힘없이 술술 읽혔던 책이다. 물론 수안과 무현의 사랑이 어느순간 19금스럽게 변했고, 수안의 취미인 피규어 수집과 그
과정에서 피규어에게 질투를 보내주는 무현의 모습도 흐뭇했던 요소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