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련하숙집
은지필 지음 / 로코코 / 2017년 11월
평점 :
품절


참 따뜻한 소설한편과의 만남이었다.

자극적이지 않고, 악조들이 어느정도 영역을 차지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19금스런 말과 행동이 나오지 않았는데도 이야기는 참 맛깔스럽게 진행이 되었다.

도대체 하숙집 이름이 왜 몽련일까 했었다. 그렇지만 그렇게 지어질수 밖에 없었던 내용을 맞이하면서 가슴한켠으로 그리움과 포근함과 알싸함이 전해져왔다.

 

오래전 감정을 계속 가슴에 안고 살수 있을까? 과연 살수 있다면 그 유효기간이 얼마일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남주와 여주의 만남은 참 우연스러웠다. 그런데도 그 우연이 인연으로 이어졌고, 두사람의 마음이 한곳을 향해졌다 싶을 순간 어쩔수 없는 이별을 해야 했고, 그 이별후 9년이란 시간이 지났는데도 그 둘은 서로를 알아봤고, 자신들의 가슴속에 저장해두었던 감정을 고스란히 밖으로 끄집어내는 용기를 낼수 있었다.

 

앞으로 해도 뒤로 해도 현승현이라고 소개하는 남주의 모습이 너무 귀여웠고, 그의 절친 우현우도 심심찮게 등장하게 웃음을 선사했다.

뚜렷한 악조가 없어 더 따뜻한 이야기가 아니었나 싶다. 로설속에 꼭 등장하는 악조들. 물론 그들이 있기에 남주와 여주를 더 응원할수도 있었고, 왜 조연일까 싶은 호평을 받는 인물도 있기 마련인데, 몽련하숙집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따뜻한 심성을 가지고 있었다.

오랜시간이 흘렀는데도, 혜원 할머니 발인에 우르르 몰려온 하숙생들. 아마 할머니가 제자식처럼 따뜻하게 대했기에, 그 마음이 전해졌기에 그시각에 자신의 일들을 뒤로 밀쳐두고 쫓아올수 있지 않았을까?

할머니스러운 임종이었다. 한글을 잘 모르는 자신때문에 자식에게, 손녀손자에게 아픔을 준 것 같아 평생 가슴한켠을 움켜쥔채 한글공부를 하고, 영어공부를 했던 할머니.

혜원에게 굿바이라고, 또 돈워리 비해피라고 유언을 남길수 있는 위트넘치고 멋진 할머니스러움을 보여줬다.

 

승현의 엄마가 혜원을 찾아와, 혜원에 대한 느낌과 자신의 위치(?)에 설명하는 장면이 참 좋았다. 그리고 혜원을 받아들인 순간부터는 친엄마 못지 않는 관심과 사랑을 보여주는 것이 좋았고, 혜원의 발전을 위해 1년을 묵묵히 기다려준 멋진 남자 승현도 너무 좋았다.

자칫 외롭고 힘들기만 했을 것 같은 혜원의 인생에 절친들이 있어 좋았고, 시간이 흘러도 우정과 서로에 대한 믿음이 변치 않아 더 좋았던 책이 아닐까 싶다.

언제고 마음이 헛헛할때 열어보게 될 몽련하숙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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