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린
모래무지 지음 / 베아트리체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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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나라로 끌려갔던 여주 아린. 그녀는 자신의 부와 명예를 위해 명나라로 간것이 아니라, 가문과 가족을 위해 자신을 포기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어쩔수 없는 선택을 했고, 피할수 없기에 자신이 나고 자란 고향과 나라를 등지고 명나라로 가는 길에, 얼토당토 않게 치욕적인 일을 당할뻔했고, 간신히 벗어났나 싶었더니 이제는 보이지 않는 텃새 속에서 살아남아야 했다.

피할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을 그당시 아린이 알았을까? 아무튼 그녀는 공녀로 차출되어 가면서 눈물흘리며 좌절하는 그런 캐릭터가 아니었다. 명나라의 언어를 배우고, 그곳에서 살아남을수 있는 기반을 다지는 치밀함을 보여줬다. 물론 과연 그 짧은 기간에 다른나라의 언어를 섭렵할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는 하지만. 어쨌든 그녀는 노력하는 진취적인 성향을 보여줬다.

 

또 여자의 적은 다른 누구도 아닌 여자라는 말이 있듯이... 아린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은 비단 국적이 다른, 성별이 다른 사람만이 아니었다. 같은 처지에 놓인 공녀들로부터 배척시 되는 듯 하더니 급기야는 죽을 위기에까지 노출된다. 참 짧지만 살벌했던 순간이었다.

 

그런데 그곳의 삶을 정리하고 다시 돌아온 나라에서는, 또 그녀의 집은 아린을 더 슬프게 했다. 어렵게, 다시 살아돌아온 아린을 집에서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시대가 조선시대라 그랬을까? 어찌됐든 가족들은 그녀를 버렸다. 어떻게 여주 아린의 입장에서 그누구도 이해하려고, 포용하려고, 다독이려 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여주는 자신에게 일어난 상황마저도 달관한 자세로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겉으로는 그랬더라도 그 속은 얼마나 타들어갔을지 감히 상상도 못하겠다.

 

명나라에서 <타미르>란 이름으로 살았던 아린. 그녀는 2년만에 조선으로 돌아왔으나, 가족에게 버림받고, 이젠 아린의 이름을 버리고 <타미르>로 조선에서 살아야 하는 기괴한 운명이었다.

명나라에서 만났던 주대인이 아린에게 대단한 존재감으로 부각될까 싶었으나, 그는 그냥 여주에게 호의적이고, 그녀를 살아남을수 있게 도와준 키다리아저씨 같은 격이었다.

 

자루에 담겨져 버려진 아린을 구해준 남주 이은겸. 그는 배경만 봐서는 결단코 아린과 이어질수 없을 것 같다 싶었으나, 역시 로설답게, 그는 어떤 선입견이나 주변환경으로 상대를 판단하지 않고 자신의 사랑도 저울질 하지 않는 괜찮은 남자였다.

 

아린을 역관으로 두고, 남주 은겸은 자신에게 주어진 사건사고들을 하나하나 해결해나가고.

내가 로설을 즐겨 읽는 이유인 해피엔딩에 충실해준 결말.

물론 혹자는 그런다. 꼭 여주와 남주가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았다가 해피엔딩은 아니지 않냐고. 그말도 맞다고 본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개인적인 생각에는 해피엔딩이 말 그대로의 해피엔딩이어야 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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