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라이크 1
문은숙 지음 / 조은세상(북두)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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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분명 이 작가의 책 한권을 읽다읽다 포기한 기억이 있다. 그런데, 소개글이 넘 맘에 들어 약간의 두려움을 가지고 읽기 시작한 책인데...

이렇게나 취향저격일줄은 몰랐다.

난 이렇게 낙천적이고, 매사 긍정적인 사고를 하며 자기 인생 제대로 살아가는 주인공이 좋다. 거기에 딱 들어맞는 여주 화담이었다.

그녀는 아버지 없이 자랐지만 결단코 그의 부재를 그리워하거나, 거기에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의 엄마 서강희 역시 자신의 사랑에 솔직했고, 용감했다. 그랬기에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더 약한 사람에게 보낼 용기(?)를 냈는지도. 그리고 16살 생일때 화담에게 자신의 사랑이야기를 털어놓았는지도.

 

갑작스럽게 엄마가 죽었고, 그 죽음뒤에 찾아온 생부. 그는 한사코 화담을 서울로 데리고 올라가려 하지만 화담은 그를 생물학적 아버지 그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았고 자신의 고향인 무주를 벗어나려 하지 않는다. 딸의 확고한 의지때문에 포기를 해야 하는 그녀의 아버지마저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했다.

그래도 그때까지만 해도 화담은 무주에서 터를 잡고 계속 살려 했는데, 어디든 꼭 망나니같은 인물이 튀어나온다. 화담에게는 외삼촌이 그런 역할이었다. 숨겨두었던 통장이며, 집 보증금까지 털털 털어 도망간 외삼촌때문에 화담은 생부의 부인과 자녀들이 사는 서울 집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남주 차인후를 만나게 되고.

 

처음에는 화담의 아버지를 빼앗아간 그 여자를 미워해보려 했으나, 그녀 역시도 사랑때문에 어쩔수 없는 약자였다는 생각을 하게 되니까, 그녀의 인생도 짠하다 싶었다.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를 배우자로 두기는 했으나, 결코 그의 마음까지는 점령하지 못한 인생이었기에.

또 그녀의 자식들인 남매의 조합도 대단했다. 드러내놓고 화담을 괄시하고 미워하는 여자아이만 밉상이라 생각했는데. 그렇게나 화담을 챙겨주고 배려해줬던 오빠가 전혀 생각지도 못한 반전을 보여주는 장면에서는 뜨악 할 정도였다.

화담은 그마저도 포용했고, 그를 어느 선 이상 들여놓지 않는 선에서 해결한다.

 

인후를 좋아하면서도, 결코 내색하지 않는 화담.

어느날 갑자기 유학을 가버린 인후를 궁금해하지도 않았던 화담.

그렇지만 인후가 한국에 다시 돌아오는 그 순간부터 화담과 인후 사이에는 그누구도 근접할수 없을 만큼의 친밀도가 형성되고.

인후의 정상적이지 않은 가정환경속에 어쩔수 없이 빨려들어간 화담은 대가 센 그 가족들에 눌리지 않고 반격을 할줄도 안다. 참 대단한 정신력의 소유자가 아닌가 싶었다.

 

두권의 책이지만 결코 지루하다 싶지 않게 부지런히 책장을 넘기게 했다.

그리고 2권 중반부터 시작된 화담과 인후의 19금스런 이야기들이 또 그들의 사랑을 더 달달하게, 밀도있게 해주지 않았나 싶다.

내가 그때 포기했던 문은숙님의 책 한권을 다시금 찾아 기필코 읽어봐야겠다는 생각까지 하게 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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