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택전쟁 - 상
은장 지음 / 로코코 / 2017년 7월
평점 :
품절


역대 이런 사랑을 받은 중전이 있었을까 싶다.

다른 누구도 아닌, 주상의 사랑을 오롯이 혼자 독차지 한것도 대단한데, 둘의 사랑이 그 어떤 훼방에도 흔들리지 않았다는 것이 대단하다. 또 후궁을 들일수 밖에 없는 순간에도 왕은 별은 볼수 없을것이라고 단언을 하니 참 로설속이지만 그 어떤 로설의 남주보다 더 멋져보였다.

 

중전 간택을 위해 금혼령이 내렸고, 10년전 빈궁간택에서 떨어졌던 처자 둘이 중전 간택에 올라온다.

대왕대비는 점을 신봉하는 사람이었고, 한명에게 국운이 보인다는 소리에 내심 그 처자를 뽑지 않을 생각도 했으나, 운명은 또 인연은 절대 비껴가지 않고 맞닥뜨리게 된다.

 

왕권복위를 꿈꾸는 왕 이휘. 그는 어떤 정파에도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정치세계를 굳건하게 다져갈 계획을 세웠고, 거기에 부합하는 중전을 얻기 위해 대왕대비의 머리꼭대기에 앉아 좌지우지 한다.

대왕대비가 점찍은 처자를 자신의 아우를 꼬드겨 결혼하라 하지를 않나, 대왕대비가 골라준 여자와 결혼하겠다고 해놓고서는 치밀한 술수를 부려 자신이 맘에 둔 예하를 중전으로 맞이한다.

이때부터 휘와 예라의 알콩달콩한 시절들이 시작된다.

궁인들이 침소근처에 머무를 것 같거나, 자신이 중전방에 드는데 문을 열어주려 나서거나 하는 사람들을 눈빛으로 쳐내고, 오롯이 둘만의 시간을 가지려 노력하는 모습이 우습기도 하고 왕도 사랑앞에서는 어쩔수 없는 한사람의 남자이구나 싶었다.

 

휘가 바라는 세상이 어떠하고,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 중전으로써 어떤 마음가짐과 행동을 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알아가는 예하.

또 어린시절 동무였던 서란이 후궁으로 들어와 약간 껄끄러운 사이가 될뻔하지만 현명하게 대처하는 예하.

예하가 서란의 오빠에게 반해 첩으로라도 살려 했다는 사실을 알고 질투 제대로 해주는 휘의 모습도 귀여웠다.

 

사람에게 어떤 대가를 바라지 않고 마음을 주고, 베풀고, 다독이는 모습을 보였기에 폐비되어 잠깐 궁밖으로 나가 있을때도, 예하를 위해 무모하리만치 용감한 행동을 하고야 마는 영로와 김내관.

또 이 둘의 관계를 눈치채 미리 대처하기 위해 영로를 후궁으로 첩지를 내렸던 예하의 마음도 다시 보였고, 영로와 김내관의 용감무쌍한 행동에 대해 죽음으로 다스려도 그 누가 뭐라 할 이유가 없는데도 그 둘의 행보를 달리하게끔 길을 열어준 휘의 마음도 보였다.

 

구중궁궐속에서 수많은 음해와 공작이 있었을텐데도 이 책에는 두주인공을 몸서리치게 힘들게 하거나 눈물짓게 하는 일이 없어 좋았고, 뚜렷한 악조가 없어 무난했다.

서란의 삶이 안쓰럽기도 했다. 서란만 봐서는 철부지 소녀였는데, 정치색이 너무 뚜렷하고 욕심이 많은 아버지를 둔 탓에 제대로 피지도 못한채 시들어야만 했던 운명이 아니었나 싶어서.

 

아무튼...두권이라 아주 조금은 너무 길지 않나 싶기는 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미나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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