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차오른다
온누리 지음 / 마루&마야 / 2017년 4월
평점 :
품절


출간된지 얼마 안돼 품절이라 뜨고, 먼저 책을 읽은 분들은 소장가치가 있다고 하니, 정말 이 책에 대한 궁금증이 엄청 컸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것 없다라는 속담도 있지만 이 책은 소문난 잔치에 역시 먹을것도 많았다라고 표현하면 어떨까 싶다.

 

오랜 시간 친구라는 이름으로라도 그의 곁에 있고 싶어 가면을 쓴채 사랑을 감췄던 여주 홍민주.

그리고 가족사에 얽힌 비화(?)때문에 여자에 대한 혐오심을 가지고 있고, 스킨십이 있을라치면 두드러기형태로 거부반응을 보일정도였고, 그랬기에 사랑에 대해 생각해보려 하지도 않은채 무덤덤하게 살았던 남주 이강태.

 

이들은 고등학교때부터 친구였다. 서로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역할을 자처했지만.

어찌됐든 이둘은 친구였다.

 

강태와 민주의 친구들인 선호와 소이의 시원시원한 성격도 참 마음에 들었다.

학창시절 민주에 대한 마음을 가졌지만 그녀의 아픔을 본의아니게 엿본 순간부터 무조건 그녀의 행복을 빌어줬던 선호의 따뜻한 마음이 좋았고,

강태에 대한 오랜 해바라기식 짝사랑에 대해 절친으로서의 충고를 아낌없이 해주는 소이의 우정도 보기 좋았다.

 

미혼모였던 엄마가 사랑찾아 재가를 한 이후 자신을 더 사랑으로 포근히 끌어안아주고 잘 키워준 할머니가 치매라는 소식을 접한 순간 민주는 자신이 이기적이고, 나쁜년이라고 되뇌이며 괴로워하는 장면에서는 눈시울이 시큰해졌다.

그리고 민주에 대한 마음을 이제서야 깨닫고, 직진하기 시작하는 강태의 사랑도 좋았다. 그들 사이를 음해하고 와해하려는 악조들이 없어 그들의 사랑이야기가 더 마음에 와 닿았다.

물론 학창시절부터 자신을 무시하고, 데면데면하게 대하는 민주에게 집적거리는 찌질한 악조가 잠깐 등장하기는 하지만 어김없이 강태의 멋진 훅에 나가 떨어진다.

또 자신의 일에 열심이고, 누군가의 도움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의 실력만으로 멋지게 일을 해내는 민주에게 꽂힌 최pd도 제역할을 톡톡히 하고 사라져준다.

 

왜 이책이 소장가치가 있다고 했는지, 그리고 왜 읽는 이들이 한결같이 좋다고 표현하는지 충분히 이해할수 있는 내용이었다.

 

이해할수 없고, 용서할수 없는 일이라 하더라도 거기에 맞대응하지 말고 그냥 물흘러가듯 시간에 맡기자는 민주의 말도, 또 강태의 기억속에 엉클어지고 꼬여버린 친모에 대한 기억을 애써 바로잡으려 하지 않고 자신이 그냥 악역을 맡고 감내했던 강태의 아버지도 대단했던 것 같다.

 

자신을 버린 엄마지만, 그녀를 그리워하는 할머니를 위해서 또 여자로서의 행복을 꿈꿨던 그 젊은 시절의 엄마를 이해하는 그정도까지만 자신의 마음을 열었다고 솔직담백하게 말하는 민주를 보면서 참 잘 컸구나, 또 앞으로 그녀는 더많은 사랑을 하며 살아가겠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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